“학교는 학생 생산하는 공장 아니야”
“학교는 학생 생산하는 공장 아니야”
  • 기고 = 정영란
  • 승인 2013.04.02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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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학교 만들기 위해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
[특별기획]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 
 

젊은 사람들이 아기 낳기를 거부하는 사회. 이른바 젊은이들의 '출산 파업'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올라 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젊은이들의 출산 파업을 끝낼 수 있을까? 베이비뉴스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 특별기획을 진행한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소망하는 마음으로 보내온 독자들의 편지를 연재한다.

 

우리나라가 좁아서 해외에 나가려고 몇 번이나 망설이고 결심한 적 있었다. 아는 사람도 많고 좁은 땅덩어리에 사건 사고도 잦고 그냥 왠지 답답해 보였다. 툭 하면 여기저기서 오해도 받고 해명하기도 싫고 만사가 귀찮았다. 세상이 기차 소리보다 시끄럽고 그야말로 요지경 같았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지도층처럼 미국이나 해외에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부모로서 오직 한 가지 늘 마음속에서 화두로 남아 있는 것은 우리 아이는 소중하다는 것이었다. 분명한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학교교 육이 참 엉망인 것만 같다. 프로메테우스의 침대처럼 교육과정에 학생을 맞추고 있다.

 

도대체 교육은 필요한 걸까. 아이들은 운명적인 소질과 기질을 타고나는 것 아닌가. 매트스쿨이 성공한 원인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해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학생을 사랑하다 보니 거기에 맞는 교수법이 생기는 것이고 교재가 생각났을 것이다.

 

얼마 전 어느 고3 학생의 말이 떠오른다. “학생들이 학원에 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학교는 영어수업시간에 진도 나가느라 바빠요. 재미가 없어요.” 맞는 말이다. 20여 년 전 내가 고등학교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학원에서는 개인적인 관심사도 주고받고 원숙하진 않지만 자기만의 철학이야기에 맞장구도 쳐주니 학생은 학원을 더 반길 수밖에. 무엇보다 학생 수가 적으니까 가능한 것이다. 최신 강연도 영어로 들려주고 짧게나마 토론도 하고 학생의 흥미를 개개인에 맞게 살려주고 수업시간이 재미있고 늘 생글거리며 웃는 선생님이 있으니 학원이 더 좋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게 바라건대, 학교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학생들을 대량생산하는 교육공장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공무원인 교사들을 위한 대상으로 학생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교육하든 될 사람은 되고 안 될 사람은 안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교육은 다이아몬드에 묻은 진흙을 털어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를 잘 낳아 기를 수 있는 양육조건이 급선무이겠지만 그 후에 게임에 빠져든 아이들이 제 일을 스스로 해내지 못한다면 국가적 손실 아닌가.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지구는 지구촌이기에 다른 나라와 협력하면서 살아야 하지만, 소수 몰상식한 국가들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국가 간 경쟁에서도 뒤처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선 학원을 작은 학교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학원 강사 중에서 적임자를 교사로 임용하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 교사에는 학원 강사들도 있는데 학원을 없애지 못할 바에는 학원을 학교로 만들어서 학원에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우수한 학원교육을 받게 해 훌륭한 사교육프로그램을 서비스하자는 것이다.

 

사교육을 공교육화하면 누워있는 공교육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고 격려가 될 것이다. 더 이상 공교육이 학부모 눈에 진땀 흘리는 청문회 인사처럼 안 보였으면 좋겠다.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 공모 안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에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바라는 소망을 담아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심사를 거쳐 채택된 원고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된다. ▶ 보내실 곳 ibabynews@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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