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이 다가오면 뇌수막염이 유행한다. 뇌수막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을 말하는데 이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게 뇌수막염이다. 뇌수막염은 갑자기 38도 이상의 고열,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환종 교수는 17일 "뇌수막염은 제때 치료받지 않을 경우 병이 발전할 수 있으므로 고열과 심한 두통이 지속된다면 빨리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뇌수막염, 어떤 종류 있나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크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세균성 뇌수막염 등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데 인구 10만명당 11~27명에서 발생하며 전체 뇌수막염의 80%를 차지한다.
주로 에코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 장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난다. 출생 직후부터 7세까지 취학 전 아이가 많이 걸리고 일주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2~3일 발열이 지속된다. 주로 사람의 가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전염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인구 10만명당 5~10명으로 추산된다. 폐렴구균, 인플루엔자간균과 수막구균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뇌수막염의 10% 정도가 세균성 뇌수막염이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마찬가지로 출생 직후부터 5세까지 어린 아이에게 잘 발생한다. 수막구균 감염은 청소년에서도 발생빈도가 높다.
■ 어떻게 치료하나
바이러스성 수막염은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열, 두통, 탈수증세 등에 대한 증상 완화 요법만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에서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수막염이 의심되면 즉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가능하면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한 후 항생제를 투여한다. 하지만 뇌척수액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먼저 투여하기도 한다.
원인균에 따라 최소 10~14일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적절한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세균성 수막염의 치사율은 평균 10~15%다. 또 생존자 중 약 15%의 환자는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치사율이 높다.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에 의한 뇌수막염의 치사율은 2~5%이고, 수막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10~15%, 폐렴구균성 뇌수막염은 약 30% 그리고 그람음성 간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치사율 40~80%에 이른다.
뇌수막구균은 점염성이 높으므로 환자를 격리 치료하며, 환자와 접촉한 가족, 의료인에 대한 예방적 치료도 필요하다. 뇌수막염을 예방하기 위해 Hib 백신, 폐렴구균 백신,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면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뇌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을 유지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에게서는 더 위험하므로 평소 청결하게 생활하고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