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빼돌린 어린이집 등 무더기 적발
국고보조금 빼돌린 어린이집 등 무더기 적발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3.05.2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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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경찰서 “강남권 비리 어린이집만 700여개 소”

허위 보육교사를 등록하고, 특별활동비와 시설공사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국고 보조금을 빼돌린 어린이집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들 어린이집 가운데는 식자재비를 아끼려 버려진 음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원생에게 제공하고, 우는 영아에게 이불을 덮어 방치하는 등 아이들을 학대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어린이집 특별활동비와 급식비 등을 부풀리고 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수백 억원을 챙긴 혐의로 어린이집 원장 정아무개(49·여) 씨 등 55명과 무자격 보육교사를 정식교사로 등록해 국고보조금을 챙긴 혐의로 안아무개(50·여) 씨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 등 원장 55명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특별활동비 및 식자재비를 부풀려 결제하고 남은 비용을 되돌려 받거나, 허위교사나 영유아를 등재하는 등의 수법으로 300억 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4개월 동안 수사결과, 강남권에서 확인된 비리 어린이집만도 무려 700여 개소”라며 “이와 관련한 국고보조금 및 특별활동비 횡령액이 약 200~3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원장들은 남편이나 딸 등을 허위 보육교사로 등록하거나 보육교사를 담임교사로 등록해 국고보조금을 편취했다.

 

또 영어나 도예, 음악 등 특별활동 강사를 초빙해 주 2회 1시간씩 특별활동을 시켜야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주 1회 20분 또는 주 1회 1시간씩 특별활동을 시킨 후 강사비의 80%를 특별활동 업체로부터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돈을 챙겼다.

 

이들은 또 영아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불을 덮어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방치하거나, 어린이집 통학차량 내에서 영아가 운다는 이유로 라디오를 최대한 크게 틀어 차량 내에 타고 있던 다른 영아들까지 자지러지게 만드는 등 학대행위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원장들은 식자재 납품 업자와 짜고 식자재를 아끼기 위해 아이들에게 버려진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이며 월 수백만 원 가량의 식자재비를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배추 집하장에 버려진 배추시레기를 다량 구입한 뒤 삶아 냉장고에 보관하며 된장을 풀어 수시로 국을 끓여 먹인 원장도 있다. 또 아이들에게 유통기간이 지난 생닭을 먹여 이에 항의하는 조리사를 해고시킨 후 연합회 블랙리스트에 올려 취업할 수 없게 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들은 각종 간식비와 시설공사비, 교재구입비도 마찬가지로 금액을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거나 허위 거래명세표 발행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조금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한 돈을 받고 허위로 수료증을 교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도 함께 적발했다. 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보육교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는 경남지역 모 보육교사교육원장 안아무개(50·여) 씨는 현직목사이자 모 대학 강사인 김아무개(63·남) 씨와 짜고 1인당 200~320만 원을 받고 허위로 교육원 수료증을 발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향후 지속적인 수사를 통해 피의자들 중 아동을 학대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거나 범죄수익 액수가 크고, 증거를 인멸하는 어린이집 원장 등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간 상습적으로 횡령한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입건조치하고, 편취한 국고보조금 및 횡령액은 환수토록 통보할 방침”이라며 “추가 확인된 어린이집 중 아동 식자재횡령 관련 어린이집은 액수와 관계없이 입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회장 박천영)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어린이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어린이집 운영비리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대해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는 건전하고 투명한 운영과 보육을 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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