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습관들 중에는 아이에게 해선 안 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 등을 통한 무분별한 육아정보가 넘치면서 확인되지 않은 육아법을 아이에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를 생각한다면 제대로 된 육아법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베스트셀러 '삐뽀삐뽀119소아과'의 저자인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원장이 지난 28일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이 개최한 부모교육 특강에서 전한 부모들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 8가지에 대해 알아보자.
1. 설사할 때 굶기지 마세요
아이가 설사를 하면 아이를 굶기는 엄마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행동이다.
하정훈 원장은 "8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아이가 설사를 하면 의사도 굶기라고 했지만 요즘은 설사를 하는 아이들도 먹이면서 치료한다. 설사를 할 때도 심한 급성기가 아니라면 아이가 원래 먹던 대로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설사를 한다고 음식을 함부로 제한한다면 제대로 자라지 못할 위험이 있다. 설사를 할 때 흰죽을 주더라도 반나절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주며 원래 먹는 음식을 주는 게 좋다. 대신 차고 기름지거나 단 음식은 피해야 하며 아이의 손을 깨끗하게 해줘야 한다.
2. 포데기 할 때 다리 모으지 마세요
포데기나 아기띠로 아이를 업거나 안을 때 아이의 다리가 벌어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아이의 다리가 벌어지지 않고 좁혀진 자세로 유지될 경우 자칫 고관절탈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탈구는 엉덩이뼈와 다리뼈가 연결되는 관절인 고관절이 정상적으로 자리하지 못하고 빠져나오거나 잘못된 상태로 자리 잡는 것을 뜻한다.
하 원장은 "다리 각도가 좀 벌어져 있어야 다리가 제대로 발달되고 뼈가 빠지지 않는다"며 "포데기를 쌀 때 엉덩이는 싸지말아야 하며 카시트를 쓸 때도 모아서 앉지 않고 벌린 채로 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3. 보행기 사용하지 마세요
하정훈 원장은 "보행기는 아예 쓰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보행기는 바퀴가 있어 사고 위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아이의 걸음이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 원장은 "제일 좋은 건 방바닥에서 놀게 하는 것이다. 방바닥에서 자연스럽게 놀면 공간감각이 키워진다"고 말했다.
4. 상처에 소독약 사용하지 마세요
하 원장은 "아이 상처에 과산화수소 등의 소독약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을 쓰면 아이도 아프고 알코올 자체가 피부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심하지 않으면 물로만 씻어주고 항생제를 쓰면 된다"고 조언했다.
아이의 상처가 걱정돼 아무거나 막 바르면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상처가 큰 경우 지혈을 위해 바셀린 등을 마구 바르면 상처 회복에 오히려 지장을 줄 수 있다.
가벼운 상처는 깨끗이 씻어 지혈만 잘해도 괜찮다. 꿰맬 정도의 큰 상처는 아무것도 바르지 말고 지혈하면서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5. 밥 먹여주지 마세요
하 원장은 "8개월부터는 아이들이 밥을 스스로 먹도록 가르치는 것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이 스스로 음식을 평가하고 선택하며 먹는 행위는 소근육 발달을 넘어 두뇌발달에 굉장히 중요하다. 손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을 수 있는 8개월부터 아이들이 집어 먹기 쉬운 음식을 주면 좋다. 아이가 직접 음식을 먹다보면 주변이 더러워질 수 있는데 이는 아이 성장의 한 과정인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
6. 일반우유 먹이지 마세요
하 원장은 "일반 우유를 먹게 되면 성인병에 잘 걸리게 된다. 때문에 무조건 두 돌부터는 일반우유 대신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줘야 한다. 유치원에서 일반우유를 주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 아이가 마른 체형이라면 저지방우유를 먹이면서 견과류 등의 불포화 지방을 먹이는 게 좋다.
7. 단 과일, 많이 주지 마세요
채소나 과일은 무재기빛깔로 먹이는 게 좋다. 하지만 당도가 높은 과일들을 너무 많이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하 원장은 "우리는 과일 당도가 높은 게 좋다고 하지만 아니다. 사과의 기본 당도가 15%를 넘는데 이는 설탕 3봉지랑 마찬가지다. 아이에게 과일을 줄 때는 당도가 낮은 걸 줘야 한다. 당도 높은 걸 주면 다른 음식을 잘 안 먹는다. 고당도 바나나 스티커가 붙은 건 먹이지 말자"고 조언했다.
8. 아빠 얼굴 동영상으로 보여주지 마세요
아이들의 두뇌는 엄마 등과 쳐다보며 상호작용을 하면서 발달된다. 아이가 웃었을 때 엄마가 같이 웃어주는 등 욕구를 표현했을 때 엄마가 바로 반응을 해줘야 두뇌 발달에 효과적이라는 것. 하지만 아이에게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TV를 보여주는 것은 두뇌발달에 굉장한 손해를 끼친다.
하 원장은 "아빠 얼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줬을 때 아이는 웃지만 아빠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아이 두뇌발달에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아이와는 최대한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