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에어컨 바람 조심해야 하는 이유
임신부가 에어컨 바람 조심해야 하는 이유
  • 칼럼니스트 조연상
  • 승인 2013.06.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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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이나 재채기 등이 태아에게 충격줄 수도 있어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요즘의 젊은 부부들은 맞벌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임신을 했다고 해서 몸조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은 보통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옛날에는 아기 낳고 바로 밭을 매었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것은 보편적인 경우는 아니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임신을 하면 태아를 몸 안에서 길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혈을 생산하고 배출해야 하니 임부의 피로는 운동이나 혹은 영양으로 피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피로는 평소의 체질적인 약점에서 오는 만성적인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따라서 비록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의 발육을 위해 평소보다 오장의 기능이 항진되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 강도가 오장이 견딜만하지 못하면 반대로 체질적인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흔하게 알려진 임신당뇨나 임신고혈압 등이 그런 경우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타고난 체질이 폐가 약한 사람은 평소에도 비염 축농증 코막힘 기침 목잠김 천식 등이 잘 생기는데 임신으로 인해 오장이 항진된 열이 폐를 따뜻하게 할 정도에 미치지 못하면 반대로 콧물이나 기침 등이 심해집니다. 이로 인한 병리적인 문제는 기침이나 재채기 혹은 코막힘 등은 복부에 급작스런 압력을 가하게 돼 자궁이나 방광 등 골반강내의 기관을 압박해 요실금이나 변실금 혹은 양수가 샐 수도 있고 또한 태아한테 정신적인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증상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치는 폐가 상대적으로 차가워지면 몸에서는 폐를 덥히기 위해 폐 주위를 둘러싼 근육을 수축해 열을 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들이쉬는 공기를 따뜻하게 해주거나 혹은 밤에 임부의 등을 따뜻하게 해줘야 합니다. 쉽게 말해 옛날 부자집의 며느리들이 회임 시에 어른들로부터 잔소리들은 몸조리를 생각하면 딱 들어맞는 예방법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맞벌이 며느리들은 낮에 직장에 가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겨울에는 누구나 추우니 위와 같은 몸조리가 역설적으로 쉽습니다만 오히려 여름에는 냉방시설 때문에 실제적인 온도변화가 커서 임부가 이에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밖의 기온은 높은데 비해 차량이나 실내의 기온은 낮아 공간을 이동할 시 기온과 실내온도의 차를 순식간에 적응하기 어려우면 콧물과 기침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루 종일 에어컨 아래에서 일해야 하는 임부들 가운데 평소에 비염이 있는 분들의 고통이 가장 심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의 임신기침은 예방법 선택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스스로 그런 외부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해야 하는데 직장인으로는 자리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남 보기에 좀 거시기해도 마스크를 하거나 등을 따뜻이 할 수 있는 겉옷을 준비하고 다녀야 합니다.

 

사례를 들어봅니다. 서서 고객을 맞이하는 일을 하는 한 새댁이 임신을 했는데 여름이 되자 콧물과 기침이 너무 심하고 또한 얼굴이 붓기도 해서 (임신을 하면 습이 많아지니 몸이 불기도 하고 또한 콧물이 심한 경우는 비강주위, 즉 눈 코 인후부 뺨 부위가 붓는다.) 내원했습니다. 체질적인 약점이야 당연히 폐가 약한 것이었고 그 분의 외부환경을 파악해보니 노동시간과 노동강도가 너무 높았고 여름 냉방은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고객을 마주하면서 연속 기침을 하고 콧물을 닦아야 하는 상황으로 인한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매우 심한 편이었습니다. 섭생처방은 마스크와 겉옷과 전철에서 모자쓰기와 근무 중 잠시 쉴 때는 헤어드라이로 뒷목 주위를 덥혀주는 것이었고 탕약처방은 심폐를 따뜻하게 해주고 습을 빼내주는 것으로 했습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서 섭생을 하니 콧물과 기침은 매우 호전되어 아무 탈 없이 임신이 끝까지 유지가 잘 돼 연말 즈음에 자연분만을 했습니다.

 

나중에 산후보약으로 다시 내원했을 때 편한 마음으로 애기엄마를 질책했습니다. 평소에 찬바람 쐬면 콧물과 기침이 심했을 텐데 그렇다면 결혼 후 임신을 생각해서 미리 몸을 만들어 놓았어야 했다고요. 그러자 애기엄마가 답하기를 평소의 비염증상으로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것이 직장생활과 임신에 영향을 줄지는 전혀 생각해 보지도 못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새댁들도 이 애기엄마와 비슷한 분위기일 것입니다.

 

결혼 준비는 예식장 잡기, 사진 찍기, 옷입기, 집 장만, 예단 등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한 곁가지입니다. 진실로 중요한 것은 부부가 함께 삶을 일궈나가는 것에 대한 확신과 부부의 건강 그리고 애기의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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