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의 쌍둥이, 우량아 변신기
저체중의 쌍둥이, 우량아 변신기
  • 정리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3.08.21 1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유수유 수기공모전 은상 전은선 씨 작품

[연재] 나의 모유수유 성공기 공모전 수상작   

 

국내 유일의 임신출산육아 전문방송 육아방송(회장 신경식)과 국내 최초 육아신문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세계모유수유주간(8월 1~7일)을 기념해 최근 ‘나의 모유수유 성공기’ 모유수유 체험 수기공모전(http://mother.ibabynews.com)을 진행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의 눈물겨운 사연들이 올라왔다. 그중 공정한 심사를 거쳐 당선된 우수작품 12편을 차례차례 공개한다.

 

“배가 아파요, 진짜로 배가 아파요.”

 

새벽 3시부터 시작된 진통, 1분에 한 번씩 허리가 아파오는데 앉지도, 서지도 못해 남편 허벅지만 쪽쪽 꼬집어 댔다. 자궁문 1cm 열리는 게 왜 이리 오래 걸리는 건지 의사선생님께 제왕절개하자고 수십 번을 외쳤다. 다행히 6시간 만에 자궁문이 2cm에서 3cm로 열렸고 무통주사를 맞아 진통이 누그러졌다.

 

“후~아, 후~~아, 후~~~아, 흐흡~~~아.” 아이의 머리가 많이 보이자 본격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남편 손 꽉 쥐며 여럿차례 했다. 그리고 드디어 분만실로 이동해 차가운 수술대실에 올라가 또 숨쉬기 호흡을 한다. 그렇게 10분을 하니 ‘응애, 응애’하며 아이가 쏙하고 뱃속에서 가볍게 빠져나왔다.

 

뱃속에서 나온 아이를 보는 기쁨도 잠시 불안해졌다. 분만실의 간호사가 “5분 지났습니다”, “6, 7분 지났습니다”라고 말하는데 둘째 아이의 진통이 오질 않는다. 그렇다. 나는 쌍둥이 엄마다. 한 번에 두 명을 안을 수 있는 기쁨을 가지는 대신 유난스럽게 8개월간 입덧을 해야 했고 저체중으로 아이를 낳아 항상 가슴을 졸여야 하는 걱정도 덤으로 가지게 됐다.

 

“8분 지났습니다.” 그때 그 순간 첫째 나올 때와 같은 강도의 진통이 오기 시작했고 진통이 올 때마다 숨을 마셨다 내뱉고 반복하며 힘을 힘껏 줬다. 그리고 3분 뒤 둘째 아이가 큰 목소리로 자지러지게 ‘응애’하고 외치며 뱃속을 빠져나왔다. 13시간의 산고 끝에 태어난 쌍둥이들 너무나 작았다. 첫째아이의 몸무게는 2.24kg, 둘째아이는 1.88kg. 내가 체격이 작아 두 명이 뱃속에서 있기 답답했는지 한 달 일찍(34주) 태어나버렸다.

 

◇ 젖 물리는 것에 대한 기쁨

 

쌍둥이를 출산하고 회복실로 이동, 다행히 2kg 미만인 둘째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기쁨도 잠시 어지러움을 느끼더니 두 번이나 정신을 잃고야 말았다. 30분후면 두 아이를 볼 수 있는데 자꾸 검사를 하잔다. 얼른 내 젖을 물고 엄마 목소리를 들려줘야하는데 마음이 조급해지는 순간이었다. 출산 후 최소 30분, 최대 4시간 안에 젖을 물려야 잘 빤다고 하는데 초유도 못 먹이고 지나갈까 걱정만 커갔다.

 

끈질긴 병원의 권유로 MRI, 뇌파검사를 하고 20시간 만에 애들을 내 품에 안겼다. 처음으로 젖을 물리는데 이렇게 떨릴 수가 없었다. 조그마한 입으로 젖을 무는데 아직은 엄마가 서툴러서 그런지 제대로 빨지를 못한다. 한 아이 먹이는 데만 40분이 걸렸다. 그 추운 겨울에 진땀 빼며 젖을 물렸다.

 

힘겨운 젓 물리기를 하고 좀 쉬려고 하면 둘째가 울어서 주고 또 첫째가 울어 젖을 물리다보니 기진맥진이 됐다. 애들이 왜 이러나 봤더니 젖이 안 나와 배고파서 울었던 것이다. 안 나오는 젖을 물면서 먹겠다고 열심히 빨았는데 잘 나오지 않으니 지쳐서 자고, 자다보니 배고파서 깨고, 이것을 반복하다 결국에는 나도 지치고 애들도 지쳐 분유를 먹였다. 몸무게가 적은 상황에서 젖까지 빨려니 힘들었겠다라는 미안함만 들었다.

 

결국에는 몸무게가 1.75kg으로 확 줄어버렸다. 가슴속에서 눈물이 핑 도는 순간이었다. 2kg 미만이라 산후조리원 몇 군데에서는 받아주지도 않았다. 겨우 찾아간 산후조리원에서도 놀랐다. 지금까지 들어온 아이 중에 몸무게가 제일 적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아이가 젖 빠는데 힘을 쏟다 보면 몸무게가 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몸무게가 2.5kg이 넘을 때까지는 젖을 물리지 말라고 하셔서 2주 동안 유축만 하고 젖을 물리지 못했다. 다른 산모들이 젖을 물리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갈 때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내 아이인데 젖을 물릴 수가 없으니 몸 관리를 잘못한 나를 탓할 뿐이었다.

 

다행히 첫째가 3주 됐을 때 2.5kg을 넘겼고 젖을 물렸다. 새벽마다 전화가 와 젖을 물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내 할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에 어깨도 으쓱해졌다. 건강한 우리아이들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 2~3시간은 꼭 유축을 했다. 밤에도 꾸준히 일어나 비몽사몽으로 유축한 결과 두 명다 먹이는 것도 부족해 저장까지 해놓는다.

 

◇ 저체중아에서 우량아로

 

백일 전까지 내 할 일은 오로지 우리아이들의 몸무게를 정상범위내로 진입시키는 것이었다. 작게 태어난 우리아이들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2~3시간에 한 번씩 모유를 짜댔다. 처음 나온 모유는 5mg으로 젖병의 바닥만 간신히 채울 정도였다. 어리석게도 더 많이 나오라고 유축기의 강도를 새게도 해봤다. 너무 새게 해서 유두가 부어올라 몸이 축나기도 했다.

 

모유수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마사지를 받고 제대로 된 유축방법을 배운 후에 모유량을 늘려갔다. 5mg, 50mg, 80mg, 130mg, 170mg 등 차근차근 늘려가 두 명이 먹고 남을 수 있게 했다. 현재 첫째 몸무게는 8.5kg 둘째는 8kg으로 우량아가 되었다. 작게 낳아서 크게 키우란 말이 딱 맞았다. 우리 쌍둥이들이 우량아가 될 수 있었던 건 팔 할이 모유 덕분이다.

 

건강한 모유를 위해 우선 물을 많이 먹었다. 물을 많이 먹을 경우 모유가 끈적거리지 않고 탁하지 않아 아이와 엄마 모두 몸에 좋다. 사실 일부러 챙기지 않아도 목이 말라 물을 수시로 먹게 된다. 물을 많이 먹지 않으면 아이들 변이 묽은 게 아니라 끈적거리게 된다.

 

물 다음으로 두유와 우유를 수시로 먹었다. 두유는 산후조리원에 3주 있는 동안 6박스를 주문해 수시로 먹었다. 밥 먹기 전에 두유를 먹고 식사 이후에는 우유를 먹었다. 두유를 좋아해 수시로 두유를 먹었는데 이 또한 조심해야 한다. 두유의 경우 모유를 탁하게 하기 때문에 많이 먹어선 안 된다.

 

◇ 젖몸살 어떡하니

 

모유가 많이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의 여부는 산모 컨디션에 따라 좌우된다. 밤중수유를 해야 하는 백일 전까지는 매일 밤을 샜다. 1시에 첫째가 먹고 나면, 2시에 둘째가 먹고, 3시에 첫째가 배고파서 울면 또 먹이고를 반복했다. 젖 물리다보면 아침이 오고 산후도우미가 오는 즉시 쓰러져 자기 바빴다.

 

새벽에 그렇게 잠을 못자고 젖을 물리다보니 모유가 채워지지 않았다. 애들은 모유를 먹으면서도 칭얼대고, 첫째를 먹은 지 얼마 안됐는데 둘째 먹일 때 배고프다고 울어 댈 때면 힘들어 가슴속으로 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주변에서 분유 먹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조언을 하지만 건강한 모유를 먹이고 싶었다. 새벽에 부족한 모유는 오후에 저장해뒀던 모유로 먹이며 이를 해결해 나갔다. 산후도우미가 도와줘 3시간 내리자면 300ml가 나왔기 때문에 완모가 가능했다. 

 

젖을 물리면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아이가 젖을 빨면 빨수록 나온다는 것이다. 젖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유축을 했는데 갑자기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어 젖병으로 먹이려 했다. 하지만 산후도우미가 그래도 모유가 나오니 젖을 물리라는 것이었다. 반신반의 하며 물렸더니 쭉쭉 나오더니 아이가 배불리 먹었다. 젖은 아이가 빨면 빨수록 느는 것이 딱 맞는 말이었다.

 

또 하나는 아이가 젖몸살을 해결해 줬다는 것이다. 두 번의 젖몸살이 왔었다. 3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했어야 했는데 4시간 내리 자버린 것이다. 결국에는 첫 번째는 모유수유 전문가를 불러 마사지를 받고 젖몸살을 풀었다. 쌍둥이들에게 젖을 물렸는데도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주 뒤 또 젖몸살이 왔다. 가슴 주변에 단단한 게 만져지는 게 돌덩이를 얹어 놓은 것처럼 아팠다. 또 전문가를 부를까 했는데 이번엔 아이들에게 맡겼다. 첫째가 빠는 힘이 좋았기 때문에 첫 번째로 쭉쭉 빨고 둘째가 쪽쪽 빨았다. 그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뻥 뚫렸고 몸이 괜찮아졌다. 그 가벼움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 직수를 고집한 이유

 

직수를 고집하게 된 이유는 쌍둥이들의 원만한 성격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두 아이 모두 직수를 하려니 오후에 잠을 못 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시간대별로 번갈아가며 젖병으로 모유를 먹였다. 그런데 어느날 첫째가 젖병으로 모유를 먹으면서 심하게 짜증을 내며 ‘왜 더 안 나오냐’는 식으로 투정을 부렸다. 원래 첫째 성격이 그러나 보다 하고 지나쳤었다.

 

둘째는 많이 게워내 거의 직수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둘째 몸이 조금씩 좋아져 둘째도 종종 젖병으로 먹였다. 그랬더니 둘째도 첫째가 부렸던 투정을 똑같이 부리는 게 아닌가.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에 힘들더라도 직수만 하게 됐다. 직수만 하니 아이들의 투정부리는 정도가 줄어들었고 결국에는 사라졌다.

 

◇ 출산 후 이전 몸무게로 복귀

 

모유수유를 정말 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체중감소 때문이다. 쌍둥이를 임신한 덕에 몸무게보다 18kg이 늘었다. 출산 후 처음 몸무게를 쟀을 때 당혹스러웠다. 아이 몸무게만 빠지고 변화된 게 없었다. 거울 속으로 비친 늘어난 내 뱃살과 허벅지를 볼 때면 우울해졌다. 또 산후 6개월까지 살이 빠지지 않으면 그 살 그대로 간다는 얘기 때문에 조바심이 났다. 빨리 부기를 빼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마사지를 받아보기도 하고 열심히 걸어보기도 했으나 소용없었다. 일정 정도만 빠질 뿐 몸무게는 줄지 않았다. 쌍둥이를 키우는 탓에 몸 관리할 시간이 없어 그냥 그렇게 4개월 동안 애만 키우며 시간을 보냈다. 그랬더니 총 몸무게가 14kg 빠진 것이다. 뱃살부터 조금씩 빠지더니 허벅지 그리고 얼굴, 팔뚝 순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종아리의 알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원래 허벅지와 종아리에 근육과 살이 많아 치마를 입는데 창피해 했었다. 출산하고 나니 종아리의 알이 조그마해지고 허벅지의 살이 쭉 빠져 그동안 못 입던 미니스커트도 입고 다닐 수 있게 됐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