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달자가 말하는 ‘결혼이란 이런 것’
시인 신달자가 말하는 ‘결혼이란 이런 것’
  •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 승인 2013.09.0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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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게릴라 특강쇼 바운스'서 전한 명강의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너무 거칠었던 격분, 너무 뜨거웠던 적의. 우리들 가슴을 누르던 바위 같은 무겁고 치열한 싸움은 녹아 사라지고, 가슴을 울렁거리며 입이 근질근질 하고 싶은 말은 작고 하찮은 날씨이야기, 식탁 위의 이야기. 국이 싱거워요? 밥 더 줘요? 뭐 그런 이야기." - 신달자 시인의 시 ‘여보 비가 와요’ 중에서

 

신달자 시인이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드는 특별한 강의를 펼쳤다. 지난달 31일 JTBC ‘게릴라 특강쇼 바운스’에 명사로 출연한 신달자 시인은 “사랑하니까 결혼한다고들 하는데 이건 틀린 것”이라며 “사랑하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신달자 시인이 결혼 9년 만인 35살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4년간 수발하며 겪은 이야기는 여러 방송 등을 통해 회자되며 많은 사람의 감동을 이끌어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남편 이야기에 앞서 먼저 부모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청중에게 부부가 결혼 생활에서 서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설명했다.

 

신달자 시인은 지난달 31일 JTBC ‘게릴라 특강쇼 바운스’에 명사로 출연해 부모의 결혼 생활과 본인의 결혼 생활에 대해 말하며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특별한 강의를 펼쳤다. ⓒJTBC
신달자 시인은 지난달 31일 JTBC ‘게릴라 특강쇼 바운스’에 명사로 출연해 부모의 결혼 생활과 본인의 결혼 생활에 대해 말하며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특별한 강의를 펼쳤다. ⓒJTBC

 

◇ 외로웠던 아버지, 고독했던 어머니

 

“너희들은 모른다.” 신달자 시인이 매일같이 싸우는 부모에게 왜 싸우느냐고 이유를 물으면 돌아오는 말이었다. 자주 외박하는 아버지와 밤늦도록 주무시지 못하는 어머니를 보며 어머니만 외로울 것이라 생각한 신달자 시인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던 금고에서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을 봤고, 뜻밖의 글을 접했다.

 

“아버지의 일기장 첫 줄에 ‘오늘도 나는 외로웠다’고 쓰여 있었다. ‘왜 사람에게는 날개가 없나. 있으면 멀리멀리 날아가고 싶다’는 말도 있었다. 아버지는 감성적인 사람이었고 나약하고 연약한 사람이었다. 엄마는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아빠의 습관, 결정에 대해 늘 따지고 들었다. 그게 아빠를 외롭게 하고 엄마도 힘들게 만드는 이유였다.”

 

신달자 시인은 그럼에도 어머니가 좋은 음식은 반드시 아버지만 드리던 것에 대해 말했다. “엄마가 악을 쓰고 살았던 모습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머니의 사랑의 언어가 달랐음을 설명했다.

 

◇ “옥수수 먹지 마”가 남편의 사랑 표현
 
부모의 싸움을 보고 자란 아이가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고 커서 결혼한다면 부모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신달자 시인은 “부부는 학습이 소용없는 것”이라 말하며 “그런 부부를 보고 살았으면 더 지혜로워야 할 텐데 우리도 자주 싸웠다. 남편은 말이 안 되는 남자였다. 우리 아버지는 그에 비해 준수했다”고 말했다. “사랑 표현도 없고 인색한 사람이었고, 때로 죽이고 싶을 때도 있었다”며 남편과의 충돌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신달자 시인은 남편이 달콤한 말과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그만의 사랑법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달자 시인은 “나는 위장이 약해서 옥수수를 먹으면 탈이 잘 났다. ‘그거 먹지 마’, ‘다신 옥수수 사지 마’라고 말하는 게 그 사람의 사랑법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남자였다. 성실했고, 살아가는데 자기 몸을 아끼지 않았고, 우리 아이들을 사랑했다. 그땐 그 점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들은 집에 가는 길이면 쓸쓸하다고 말하고, 아내들은 남편이 나를 사랑하는 걸까 안달하며 외롭다고 한다. 우리나라 부부의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대화가 없다는 점이다. 본심을 말해본 적이 있나. 부부끼리는 말 안 해도 아는 거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서로의 본심을 드러내서 이야기하는 게 부부다”라고 설명했다.

 

◇ 신달자 시인이 생각하는 부부 5계명

 

“중도 포기 유전자를 삶아 먹어라.” 신달자 시인은 부부 사이에 지켜야 할 첫 번째 계명이 이것이라고 말했다. 의견에 충돌이 있거나 싸울 일이 있을 때 충돌 자체를 피하거나 상대방에 대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막히는 부분을 풀어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는 두 번째 계명이 ‘한 달에 한 번 감정계산서를 쓰라’는 것인데, 쌓여있는 감정을 풀 수 있는 날을 정해 대화하는 것이다.

 

세 번째 계명은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신달자 시인은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이 있다. ‘왜 그렇게 해?’라는 투의 말을 하지 말아라. 부부는 전혀 다른 사람 두 명이 한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만들어내는 관계다. 통일점을 한 번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조금씩 닮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로 신달자 시인은 특히 아내들을 향해 ‘마음 속 자궁으로 남자를 품으라’는 말을 건넸다. 신달자 시인은 “대개는 남자가 약하다. 삐치는 것도 훨씬 많이 삐친다. 그만큼 연약하다는 말이다. 여러분이 남편의마음을 좀 알아주길 원한다. 남편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서로 품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물은 100도에서 1도만 모자라도 끓지 않는다. 여러분의 마음의 온도를 조금만 올려달라. ‘잘 갔다 와’, ‘점심 잘 챙겨 먹어’ 이런 한 마디가 링거 한 번을 맞는 것보다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다섯 번째 계명으로 ‘부부 열정에 1도를 올리라’를 제시했다. 신달자 시인은 “행복은 우체부가 배송해 주는 게 아니다. 부부의 행복은 ‘만들어지는’ 행복이다. 오늘 여러분 가정에 쌓여있는 행복과 기쁨을 만나 진한 악수를 나누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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