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답례품 업체 '먹튀' 사기…엄마들 '분통'
돌 답례품 업체 '먹튀' 사기…엄마들 '분통'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3.11.0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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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답례품 주겠다 유혹해 보증금만 챙겨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아이의 돌잔치 때 손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할 생각에 인터넷 답례품 카페를 통해 답례품을 구입한 A씨. 들뜬 마음으로 답례품을 기다린 A씨는 돌잔치 이틀 전까지도 답례품이 도착하지 않아 카페에 들어갔다가 업체가 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운영이 어려워 잠정적 카페 폐쇄를 해야 한다”는 업체 측의 사과 글만 있을 뿐, 연락할 방법도, 보상도 없었다. 당장 답례품을 받아야 했던 A씨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당황함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결국 돌잔치 바로 전날,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긴 채 하루 종일 답례품을 구하러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답례품 때문에 진짜 고생 많았다. 답례품 구한다고 종일 집을 비우고 저녁 늦게 들어와, 돌잔치 당일 입을 아이 옷도 제대로 입히지 못했다. 당일 옷을 입혔다 옷이 커서 벗겨져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A씨는 “사기 칠 게 따로 있지, 아기 답례품을 사기 칠 수 있느냐. 정말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를 차리고 돌잔치 답례품를 취급하는 업체가 일방적으로 카페를 폐쇄하면서 답례품 비용을 지불한 엄마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문제의 업체가 홍보했던 돌잔치 답례품 사진들. ⓒ다음 카페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를 차리고 돌잔치 답례품를 취급하는 업체가 일방적으로 카페를 폐쇄하면서 답례품 비용을 지불한 엄마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문제의 업체가 홍보했던 돌잔치 답례품 사진들. ⓒ다음 카페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를 차리고 먹거리 위주의 돌잔치 답례품을 취급하던 한 업체가 돈만 챙기고 물건은 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카페를 일방적으로 폐쇄하면서 200여 명의 엄마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5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회원수가 3000여 명이 넘는 이 업체는 지난 10월 2일 ‘운영 중단에 따른 사과문’을 올리고 잠정적으로 카페를 폐쇄함에 따라 답례품을 주문하며 비용을 지불했던 엄마들이 환불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 업체는 돌잔치 답례품 무료 이벤트 등 파격적인 이벤트를 공격적으로 전개하면서 엄마들의 입소문을 탔다.

 

특히 이 업체는 돌잔치 답례품 무료 이벤트를 전개하면서 먼저 답례품 가격에 상응하는 보증금을 먼저 입금 받은 뒤, 돌잔치 답례품 무료 이벤트 내용을 카페, 블로그 등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후기 글을 올리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홍보하면서 엄마들을 유혹했다.

 

아이 돌잔치 답례품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엄마들이 이 업체의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업체가 갑작스레 문을 닫으면서 결국 답례품도 받지 못하고,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

 

업체 대표는 사과문을 카페에 올려 “보증금 환불과 답례품 출고의 모든 관리업무를 부탁했던 직원이 돈을 인출해 잠적했다”며 “당분간 운영이 어려워 잠정적 카페 폐쇄를 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피해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운영자로서 가슴깊이 사죄드리며, 피해 보신 분들께 꼭 보상 처리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엄마들은 이 사과문을 거짓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피해 엄마들은 이번 사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피해자 대책 카페를 만들었으며, 업체 대표가 거주하는 곳의 관할경찰서인 구미경찰서에 72건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해엄마들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사이버경찰청 자유게시판에 카페 대표에 대한 빠른 수사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는 등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피해자 대책 카페 측에 따르면 현재 잠정적인 피해자 규모는 200여 명으로, 피해금액은 50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이버경찰청에 글을 올린 고아무개 씨는 “첫 아이인 만큼 돌잔치는 근사하고 멋지게 치러주고 싶은 마음에 무료이벤트 지원 신청을 해 총 45만 원을 입금했지만, 돌 일주일을 앞둔 시점에 운영자가 돌연 경리직원이 횡령 후 도주했다는 거짓 공지글 하나만 올린 채 카페 운영을 중단해, 첫 돌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엉망으로 보냈다”며 “축복받고 사랑만 줘야하는 그 날에 아이에게 미안함과 제대로 준비해주지 못한 후회와 아쉬움만 남았다”고 호소했다.

 

내년 2월 돌잔치를 앞둔 하아무개 씨도 “내 아이의 첫 생일을 맞아 직장 다니면서 필요한 거 못 사고 한푼 두푼 모은 37만 원으로 알뜰하게 준비해 답례품 100개를 주문했다”며 “저를 포함한 수백 명의 엄마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카페 대표와 전화연결을 수천 번 시도했으나, 연결조차 되지 않았고 주문취소 메일로 여러 번 보내도 제 돈을 돌려받기는커녕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엄마는 “하루하루가 일 년 같은 저희는 정말 속만 타들어간다. 부디 빠른 수사와 조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엄마인 김아무개 씨는 “카페 대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속 시원한 결과는 없다. 경영상의 이유로 그동안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들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운영중단을 생각하면서도 끝까지 주문을 받아 돈을 챙겼다”며 “이런 죄질이 나쁜 상황에도 사기성이 아직까지 인정되지 않아 답답하다. 피해보는 엄마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구미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카페를 폐쇄하면서 올린 글의 내용(종업원 때문에 폐쇄한다는 내용)은 거짓말이었다. 답례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보증금을 받고 어떤 미션을 성공하면 돈을 돌려주는 식의 이벤트를 했으며, (잦은) 이벤트 진행과 주문 부족 등으로 돈이 해결되지 않았던 걸로 조사됐다”며 “지난달 25일 첫 조사 후 2차 조사까지 진행했으며 해당 카페의 종업원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이번 주에 한 번 더 조사를 진행하고 다음 주쯤에는 검찰 송치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배윤성 거래조사팀장은 “사업자 등록을 내고 통신판매업 신고를 한 곳인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며 “구매금액이 크면 현금결제보다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면 사업자가 폐쇄될 경우 등은 할부금을 내지 않는 신용카드항변권 제도로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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