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보다 100배 힘든 돌잔치 준비하기
결혼식보다 100배 힘든 돌잔치 준비하기
  • 칼럼니스트 정옥예
  • 승인 2011.04.14 16:29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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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부터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준비해요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출우돌 육아일기

 

1. 장소예약하기

 

주변에서 돌잔치 장소 예약은 출산 후 바로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에이, 설마” 했는데 토요일 저녁 돌잔치를 예약한 나는 생각보다 예약이 꽉 차 있어서 놀랬다. 내가 예약한 곳은 돌잔치 전문 업체였는데 신규오픈한 곳이라 예약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생후 2개월 쯤 예약했음에도 예약이 다 찬 곳이 꽤 있었다. 음식이 맛있고 스냅사진이 잘 나온다고 소문난 강남 모업체는 토요일 오후 예약은 출산 후 바로 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평소 돌잔치를 다니면서 점찍어 놓은 곳이 있다면 장소예약은 제일 먼저 해야 한다. 돌잔치 장소를 고를 때는 첫 번째로 교통이 좋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 전철역에서 가까워야 손님들이 편히 올 수 있다. 두 번째로 음식 맛이 좋아야 한다. 손님들은 엄마가 열심히 공들여 준비한 돌상이나 포토테이블보다는 음식 맛을 기억한다. 세 번째로 주차가능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주차가 안 되는 돌잔치업소는 없지만 얼마나 쉽게 할 수 있느냐를 봐야한다.

 

이 세가지 외에도 돌잔치 업체를 고를 때 주의해야할 점은 많다. 음주류가 포함된 가격인지, VAT가 별도는 아닌지. 평일 저녁이나 일요일 오후에 하면 할인되는 곳이 많으니 경제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하다. 음식 맛이 좋고 인테리어가 예쁘다고 소문난 모업체는 평일 저녁 돌잔치 30% 할인 혜택이 있어서 덜 유명한 업체와 비슷한 가격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 알고 땅을 치고 후회한 경험이 있다. 몇 주 전 지인의 돌잔치에 갔는데 스냅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예쁘고 호텔급의 인테리어와 몇 번을 왔다갔다하게 만드는 음식 맛은 돌잔치를 또 하고 싶게 만들었다. 거기다 가격은 평일 저녁이라 내가 한곳과 차이가 없었다. 역시 모든 일을 할 때 정보는 금이다. 요즘에는 주말보다 평일에 돌잔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시골에서 올라오시는 손님들이 많지 않은 경우는 평일 저녁에 하는 것도 좋다.

 

업체에서 준비한 돌상. ⓒ정옥예
업체에서 준비한 돌상. ⓒ정옥예

 

2. 스냅사진예약하기

 

나는 장소는 일찍 선택했지만 스냅사진은 마음을 놓고 있었다. 매일 까페에서 영화 화보같은 사진들을 보면서도 차일피일 밀어왔던 것 같다. 돌잔치 6개월 전, 마음을 정하고 스냅작가 분께 연락을 드렸는데 예약이 모두 찼다고 했다. 그래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다음 작가 분께 연락을 드렸더니 그분도 예약완료.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밤을 새며 전화 및 게시판 문의를 총 40군데도 넘게 했다. 토요일 저녁은 황금시간이라 스냅사진 또한 미리 예약해야 한다. 거기에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난 유명작가나 금액대비 사진 분위기가 좋은 곳은 장소예약과 동시에 스냅사진 또한 예약해야 한다. 결국 까페를 며칠 동안 밤을 새며 보다가 내가 원하는 사진색감을 가진 스냅사진을 예약했다. 스냅사진을 고를 때는 무조건 유명한 작가를 찾을 것이 아니라 미리 샘플사진을 보고 내가 원하는 색감인지 원하는 구도로 찍어주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밝고 환한 사진보다는 약간 중후한 느낌의 사진을 원했다. 미리 업체를 결정하고 공구원을 모집하면 할인해주거나 상품을 주는 곳이 많으니 확인하기 바란다.

 

내가 원하는 색감과 분위기를 미리 결정해야한다. ⓒ정옥예
내가 원하는 색감과 분위기를 미리 결정해야한다. ⓒ정옥예

 

 자. 장소와 스냅사진을 예약했다면 돌잔치 준비의 70%는 준비한 것이다.

 

3. 메이크업, 헤어, 돌잔치 의상 예약하기

 

육아까페에 가보면 엄마들이 제일 많이 하는 돌잔치 메이크업과 헤어 전문업체가 다섯손가락 안으로 꼽아진다. 까페에 가입해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미리 결정한 후 예약을 한다. 사진을 보여주면 더 정확하다. 메이크업이나 돌잔치 의상은 매달 홍보대사를 뽑거나 얼짱 이벤트를 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면 모두 무료로 할 수 있다. 특히 돌잔치 의상 같은 경우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100% 무료로 할 수 있다. 신생업체를 고르면 당첨확률이 높다.

 

나는 돌잔치 의상이 4군데 당첨돼서(타 업체와 중복으로 입는 것은 금지돼 있다) 내가 원하는 드레스를 입을까 커플드레스를 입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아기와 커플 드레스로 결정했다. 메이크업과 헤어는 아쉽게 떨어졌다. 메이크업의 경우 이벤트에 응모할 때 출장보다는 가게 방문을 선택하면 경쟁률이 적어서 당첨확률이 높다.(10월달 이벤트 할 때 가게 방문 응모자들은 100% 당첨됐다.)

 

내가 원하는 색감과 분위기를 미리 결정해야한다. ⓒ정옥예
내가 원하는 색감과 분위기를 미리 결정해야한다. ⓒ정옥예

  

아빠와 딸. ⓒ정옥예
아빠와 딸. ⓒ정옥예
 

4. 돌답례품 준비하기

 

요즘에는 돌 답례품도 실용적인 제품을 선호한다. 가장 많이 하는 답례품이 수건이라고 하지만 나는 수건선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집에 돌 잔치때 받아온 다양한 사이즈의 수건이 잔뜩 쌓여있다) 직접 사기는 그렇고 선물 받으면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는 욕실흡착시계를 준비했다.

 

한달 전 미리 준비한 돌답례품. ⓒ정옥예
한달 전 미리 준비한 돌답례품. ⓒ정옥예
 

5. 엄마표 돌잔치 준비하기(패러디포스터, 보행기면허증, 성장동영상, 미니실물, 우리아기 얼굴 동화책 등)

 

과연 엄마들이 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스러운 작업물들이 까페를 보면 어마어마하다. 포토샵에 문외한인 내가 보면 보는 순간 기가 죽을 많은 작품들. 그것을 보면서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포기할 건 과감히 포기하고 내가 몇 시간 배워서 할 수 있는 것들만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중 포기한 것은 성장동영상이다. 엄마표 돌잔치에서 제일 고난이도의 작업이 아닐까 싶다. 사진을 폴더별로 분리하고 동영상에 글씨를 넣고, 음악을 넣고. 엄마표 성장동영상 까페에 가입은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업체표로 준비했다.

 

단, 마지막에 편지글은 내가 직접 써서 업체에 전달했다. 본인에게 너무 어려운 것을 준비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서 준비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사실, 성장동영상은 업체에 맡겨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과 글을 삽입할 수 있어서 엄마표인지, 업체표인지 손님들은 잘 알지 못한다. 나머지 것들은 포토샵을 기본만 할 줄 알아도 금방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며칠 동안 작업을 해서 완성했다.

 

며칠동안 밤새며 준비했던 패러디포스터. ⓒ정옥예
며칠동안 밤새며 준비했던 패러디포스터. ⓒ정옥예
 

대두미니실물. ⓒ정옥예
대두미니실물. ⓒ정옥예
 

보행기면허증. ⓒ정옥예
보행기면허증. ⓒ정옥예

 

6. 돌잔치 초대장 만들기

 

요즘에는 돌잔치 초대장을 종이로 만들기 보다는 모바일 초대장이나 이메일 초대장을 많이 이용한다. 그중에서도 모바일 초대장은 행사당일에도 휴대가 간편하기 때문에 제일 선호하는 방법이다. 예쁜 아기 사진을 넣고 업체 주소와 약도를 넣은 모바일초대장은 손님들이 찾아오기 쉽도록 제작해야한다.

 

7. 돌잔치 당일 아기 컨디션 관리하기

 

돌잔치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날 아기의 컨디션이다. 스냅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행사시작시간보다 1~2시간 미리 도착해야하기 때문에 행사장에서 거의 5시간은 아기가 잠을 잘 수 없다. 꼭 집에서 충분히 낮잠을 재워야한다. 목욕은 전날 저녁 시켜놓는 것이 좋다. 행사 당일날 예쁘게 보인다고 목욕을 시켰다가는 감기에 걸릴 위험이 있다.

 

컨디션이 최고였던 우리딸. ⓒ정옥예
컨디션이 최고였던 우리딸. ⓒ정옥예

 

돌잔치를 준비하고 행사를 치루면서 느낀 점은 결혼식보다 100배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결혼식 때는 플래너와 결정하고 예쁜 드레스입고 결혼식만 치르면 됐지만, 돌잔치는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직접 준비하고 아기까지 신경 쓰며, 돈 관리도 해야 하고, 돌잔치 당일날 모든 짐도 내가 가져가야 한다. 돌잔치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우리가족은 모두 쓰러져 바로 잠들었다. 그리고, 한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이것은 돌잔치를 치르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금반지나 선물이 들어오면 꼭 이름을 적어둘 것. 생각해보면 나도 돌잔치 때 돈을 줄 때는 이름을 적어서 주지만 금반지를 줄 때는 이름을 적지 않았었다. 금반지 몇 개 안되니 당연히 기억하겠지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내가 막상 당해보니 현장에서 금반지를 받을 때는 기억이 났지만 집에 와서 정리를 하다 보니 도무지 누가 주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결국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찾아내긴 했지만, 며칠이 걸렸다. 행사당일 정신이 없더라도 금반지나 선물에는 직접 이름을 적어두는 것이 나중에 정리할 때 편하다. 돌잔치. 내 아기의 첫 번째 생일. 세상에 태어난 지 일 년이 되는 역사적인 날.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정도 수고쯤은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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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 2011-04-26 01:58:00
정말
요즘 돌잔치들을 너무 화려하게 하셔서^^;;
저도 곧

hkkim**** 2011-04-21 02:42:00
정말 그래요
그래서 전 큰아이때만 하고 둘재때

ol_**** 2011-04-18 19:28:00
저도 막막해요 ㅠㅠ
돌잔치는 정말 돈도 그렇지만 엄마표로 준비하다보면

시간도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ㅎㅎ


게다가 아

cjst**** 2011-04-15 22:08:00
제목이 맞네요.ㅋ
근데 옛날엔 돌잔치 저렇게 하지도 않았는데
언제부터 너무도 화려해진거 같아요.
사실 돌잔치가 부모욕심이지 아

tkf**** 2011-04-15 00:50:00
돌준비 보통이 아니에요.
정말 돌잔치 한번 할려면 정말 준비 행야 하는 과정이 많더라구요.
꼼꼼하게 잘 정리 해서 후회없는 돌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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