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지난 3월부터 만 3~5세 공통과정인 누리과정이 시행 중인 가운데, 효율적인 누리과정 시행을 위해 공영방송인 EBS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EBS와 육아정책연구소(KICCE)는 1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EBS-KICCE 공동세미나 ‘누리과정 지원을 위한 EBS의 역할’을 열고, 누리과정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EBS의 역할을 찾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EBS와 누리과정을 연계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발표자로 나선 장명림 육아정책연구소 기획경영실장은 “지역이나 기관유형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누리과정 운영상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현장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며 EBS의 역할 강화를 주장했다.
장 실장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유치원 학부모의 71.1%, 어린이집 학부모의 69.4%가 누리과정을 들어봤지만 내용까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누리과정 시행에도 불구하고 조기 사교육 열풍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취학 전 영유아의 사교육비는 연간 2조 7000억 원에 달하며 만 3~6세에 집중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EBS를 활용해 취약계층에 유아교육을 지원하고 누리과정 정책을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실장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누리과정 운영의 질 제고와 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접근성과 공공성이 장점인 공영방송 EBS에 누리과정 전용채널을 확보해야 한다”며 “EBS와 같은 교육방송이 누리과정의 정책을 홍보하고 유아, 교사, 학부모 교육 자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육아정책연구소와 EBS가 협력해 누리과정 전용 채널 편성 방송을 위한 시범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게 장 실장의 의견이다. 장 실장은 “정부부처에서 기 개발, 보급한 프로그램과 자료를 영상매체 자료 형태로 재가공하고, 누리과정의 영역 내용과 생활주제를 균형있게 반영한 프로그램 자료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장 실장은 “조기 유아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도록 EBS의 유아교육 자료 제공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며 “양질의 교육적 자극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영상과 제작기법을 포함하는 유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BS 방송콘텐츠가 교사들이 적극적인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은정 EBS 유아·어린이특임부장은 “전체 교사의 42.5%가 수업지원을 위한 적절한 자료 제공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유아교육현장 교사들이 어렵게 느끼는 누리과정 영역과 주제에 따라 효과적인 멀티미디어 교수매체로서 EBS 방송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유아들의 경험의 장을 넓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특임부장은 “기존 EBS의 유아 콘텐츠는 가정에서 시청하는 유아와 부모를 주요 시청층으로 두고 제작해왔다. 유아교육현장에서 EBS콘텐츠를 가정에서처럼 그냥 방송시간에 틀어주는 것으로는 교육적 성과를 높이기 어렵다”며 “교사와 유아들이 함께 보면서 직접 수업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유아용과 교사가 교육활동을 준비하는 시간에 교사 혼자 보면서 사전지식이나 이해를 높이고 수업준비를 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교사용으로 분리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특임부장은 “유아방송 콘텐츠의 VOD 서비스, 앱 등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고려해 유아·어린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의 활성화를 통해 유아·어린이의 스마트 미디어 활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EBS 스마트 누리를 통해 유아교육 현장에 핵심 콘텐츠를 지원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표준화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BS 스마트 누리는 기본적으로 홈페이지를 구축해 현장에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는 PC와 인터넷, 모니터를 사용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교안으로, 교사가 직접 손쉽게 수업 자료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단계별로 다양한 프리미엄 체험형 콘텐츠와 스마트기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수업까지 서비스가 개발될 예정이다.
토론자로 나선 최연철 건국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EBS의 누리과정 채널을 통해 학부모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누리과정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홍보를 위해서는 방송매체에 의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연 경희대학교병설경희유치원 교사는 “EBS는 다른 유아 콘텐츠에 비해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고 방송을 위해 제작된 자료다 보니 교사들이 찾거나 제작하는 것보다 화려하고 다양한 기법이 동원돼, 유아, 교사, 부모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교사 입장에선 하루 빨리 EBS의 유아교육 콘텐츠가 개발, 보급돼 누리과정에 적용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희경 서울신문 기자는 “누리과정 중 필수적이고 전문적이며 개별 유치원에서 다루기 어려운 주제를 선정해 어린이박물관에서 EBS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교육한다면 보육교사 부담이 경감될 것이다. EBS 프로그램 활용하는 전문강사가 교육하면 교육효과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