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구정을 앞두고 시댁을 찾아야 하는 며느리들의 마음이 바쁘다. 시댁에 뭘 입고 가야 할지, 일은 어디까지 거들어야 할지, 괜히 행동 잘못해서 미운털 박히는 건 아닐지 적잖이 고민이 되는데 집안마다 규칙이 다르고 시댁 식구 성격도 달라 친구들에게 물어봐야 뾰족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원만하게 시댁 식구들과 잘 지내면서 스트레스 없이 시댁에 다녀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 ‘결혼한다는 것’(박미령 저, 북에너지, 2013)의 저자 박미령 작가가 전하는 조언을 참고해보자.
Q. 시댁에 용돈 얼마나 드리는 게 좋을까요?
A. 먼저 용돈의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용돈의 금액이 달라진다. 원래 매달 용돈을 드리는 사람이 있고 상황에 따라 얼마씩 드리는 사람도 있는데, 전자의 경우 ‘성의껏’이 답이고 후자의 경우 ‘넉넉히’가 답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성의껏’의 범위는 평소에 용돈을 드리고 있으니 특별 비용으로 설 음식 차리고 집안에 있는 아이들에게 용돈 줄 수 있는 정도이다. ‘넉넉히’의 범위는 평소에는 못 드리니 이때만이라도 가능한 한 많이 챙겨드리는 정도이다. 부모님이 자신들 경제 상황을 아예 모르시는 것은 아닐 테니 상식선에서 자기 경제 수준에 맞게 드리면 되는 것이다. 남들 하는 말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Q. 시댁 일 어디까지 거들었다 빠지는 게 좋을까요?
A. 평소 음식은 어떤 것들을 먹었는지, 일은 주로 누가 해 왔는지를 남편에게 상세히 물어 시집 명절 문화를 진단하고 자신이 지치지 않을 수 있게 힘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모여서 일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집이 있다. 가족 잔뜩 모여 시끌벅적하게 종일 먹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하고, 또 이것에 의미를 두는 집이라면 며느리가 부엌일을 잘 해내길 기대할 것이다.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하기 싫겠지만 이 경우라면 명절만 져드린다, 봉사한다고 생각하고 마음만이라도 편하게 먹고 일을 돕는 편이 낫다.
사실 이 경우는 시어머니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격이다. 며느리가 시집에 가는 게 기쁘지 않으니 명절 전후로 남편에게 스트레스를 풀려 들 것이고 남편도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해져 원가족과 아내 모두에게 불편한 마음이 들게 될 것이다. 아주 못된 시어머니가 아니고서야 부부 사이를 나쁘게 만들고 싶어서 일부러 집안일을 많이 시키지는 않을 테니, 2~3년 정도 시댁의 문화를 따르다가 서서히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바꾸어가기를 권유한다.
가족 수가 적고 음식 해 먹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음식을 나눠서 마련하고 ‘우리 며느리가 꾀부리지 않는구나’ 싶어 하실 만큼 성의껏 노력하면 된다.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반발하거나 권위에 도전하려는 방식이 아닌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어필할 수 있으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맞춰 가면 된다.
직장에 들어간다고 생각해보라. 신입사원이 처음부터 모든 시스템을 건드릴 수 없듯 기존 가족의 30년가량 유지해온 시스템을 며느리 한 명이 단번에 바꿀 수는 없다. 같은 의미에서 며느리 한 명이 집에 들어오며 서로의 관계에 조금씩 잡음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선은 며느리로서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Q. 시누이, 형님, 시어머니…. 손윗사람 대하는 게 너무 어려운데 어떡하죠?
A. 앞서 말했듯 이 역시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이기려 들지 않으면, 내 멋대로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우선 그걸로 충분하다. 한 가지 요즘 며느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요즘 며느리들이 너무 지나친 피해의식이 있다는 점이다. 시어머니는 괴물이 아니다. 시누이, 형님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행동을 자기중심적으로 곡해하고 재단해 눈덩이처럼 스트레스 덩어리로 만들 필요는 없다.
본인이 부정적인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면 상대방 역시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 겁먹지 말고, 불편하다고 얼지 말고, 당신들을 존중하고 있으며 가족 모두가 행복했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라. 시대가 많이 변했다. 시댁이 그렇게 호랑이굴 같으면 결혼을 하지 말고 화려한 싱글로 사는 편이 나을 시대다. 남편을 사랑하고 행복해지고 싶어 결혼했으니 그의 가족 역시 같은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