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이전에 수입된 거 맞나요?”
“방사능 유출과 관련은 없나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어온 일본산 육아용품에 대한 엄마들의 불안감이 하늘을 치솟고 있다.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태가 육아용품에 대한 우려까지 확산돼 그야말로 ‘일본산 육아용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사태가 발생한 직후, 엄마들 사이에서는 일본산 기저귀를 사재기하는 열풍이 일어났다. 수급이 불안정해질 것을 대비한 부모들의 사재기로 온라인 마켓에서 일본산 기저귀 판매량은 전달 동기 대비 55%에서 크게는 168%까지 급증했다.
대표적인 사재기 용품은 일본산 기저귀 ‘군’과 ‘메리즈’. 두 제품은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은 저렴해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있는 제품이다. 일본산 기저귀 사재기 열풍이 거세지면서, 한 대형마트는 일본산 기저귀의 판매가 끝났다는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뉴스가 계속되자 이번에는 일본산 육아용품 갈아타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터넷 육아정보 커뮤티니에서 “일본산 기저귀를 썼었는데 어떤 걸로 갈아타야 할까요”라는 글들이 많아졌다. ‘갈아탄다’는 말은 계속 쓰던 육아용품의 상표를 바꿀 때 쓰는 ‘육아맘 용어’다.
일명 갈아타는 엄마들의 입장은 ‘일본산 기저귀를 쓰기가 찜찜하다’는 것. 운반 및 배송 과정에서도 방사능이 누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메리즈 기저귀를 쓰고 있다는 김민영(32) 씨는 “집에 남아 있는 것까지만 쓰고 바꿀 것”이라며 “안전하다는 뉴스가 나온다고 해도 찜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신생아 때부터 써온 기저귀를 갑자기 바꾸게 되면 피부가 예민한 아기들은 피부발진 등이 발생한 염려가 있기에 ‘어떻게든’ 일본산 기저귀를 구하려는 엄마들도 있다. 해외 구매 배송 대행 사이트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일본산 기저귀를 사려는 엄마들이 줄을 잇는 것. 몰테일닷컴 관계자는 “지진 여파로 국내에서 일본산 기저귀를 사기 힘들어지자 미국 배송 대행 비용과 얼마 만에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하루 평균 30건 이상 들어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육아용품에 대한 우려는 기저귀로만 그치진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일본 육아용품 업체 와코도사의 조제분유 ‘와코도 군군’에서 대장균 일종인 엔테로 박터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엄마들은 충격에 빠졌다. 와코도사는 국내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일본 육아용품 업체라 더욱 충격이 컸다.
국내에는 ‘와코도 군군’외에도 와코도사의 ‘하이하이’ 분유를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와코도사의 젖병 세정제, 아기 과자, 아기용 보리차 등도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육아용품들이다.
와코도사 제품을 사용해온 부모들은 “제조사가 같은데 다른 제품들은 안전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9개월 아기를 키우는 신영란(32) 씨는 “남편이 일본에 출장을 다녀올 때면 일본산 장난감 등을 사오곤 했는데 이젠 그것도 좀 꺼려지게 된다”며 “지진 여파가 지난 이후에도 일본 육아용품은 조심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도 일본꺼는 안써서 다행인데 다들 난리가 아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