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딛고 재취업 성공한 언니들의 이야기
경력단절 딛고 재취업 성공한 언니들의 이야기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2.21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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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자신감 갖고 도전하세요”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결혼 전에는 누구보다도 인정받는 유능한 사회인으로 살다가 지금은 집에만 있는 내가 아무 일도 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져 슬퍼질 때가 많습니다. 그동안 쌓아왔던 경력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면서 두려움부터 먼저 생겼고 ‘과연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란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는 무언가는 시작한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 사례는 실제 리엔케이 홈페이지에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싶어요’라는 제목으로 접수된 내용이다. 이 같은 사례처럼 많은 여성이 임신·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수십 년까지 경력단절을 경험한다.

 

그러다 뒤늦게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 혹은 경제적 이유로 다시 취업문을 두드리지만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 과연 경력단절 여성이란 명함을 떼고 재도전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리:엔케이(Re:NK) 주최로 열린 ‘리:엔케이 리스타터 뷰티 컬리지’ 강연회에서는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 3인이 나와 제2의 인생을 꿈꾸는 500여 명에게 희망의 길라잡이 역을 자처했다.

 

리:엔케이(Re:NK)는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리:엔케이 리스타터 뷰티 컬리지’ 강연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박나림 아나운서, 이경숙 탑스퀘어 아카데미 원장, 장미숙 과천 아로마 마사지 센터 원장, 안상희 리엔케이 BP. ⓒ리:엔케이
리:엔케이(Re:NK)는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리:엔케이 리스타터 뷰티 컬리지’ 강연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박나림 아나운서, 이경숙 탑스퀘어 아카데미 원장, 장미숙 과천 아로마 마사지 센터 원장, 안상희 리엔케이 BP. ⓒ리:엔케이

 

◇ 내가 일을 다시 시작한 이유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경숙 탑스퀘어 아카데미 원장은 “결혼 전 유치원,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다가 13년간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집에 있으면서 동남아족(동네 남아도는 아줌마)으로 살다보니 어느 순간 동네 사람에게 끌려다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돼 다시 일을 해야겠다란 마음을 갖게 됐다”고 이야기를 풀어놨다.

 

아이 넷의 엄마인 장미숙 과천 아로마 마사지 센터 원장 역시 기업 비서실에서 근무하다가 25년간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장미숙 원장은 “둘째 낳고 10년 만에 딸을 낳고 넷째 입양해서 키우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우울하게 지냈다”고 그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그러다 장미숙 원장은 아로마 마사지가 장애아동에게 도움된다는 정보를 듣고 무작정 장애인학교를 찾게 됐다. 장 원장은 “마사지를 해줬을 때 아이들의 변화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손으로 해주는 감촉이 좋았다”며 “이 계기로 많은 이에게 봉사해야 겠다란 생각을 품게 됐다”고 밝혔다.

 

결혼 전 마트 캐셔로 시작해 현재 월 3000만 원의 판매실적을 올린 안상희 리엔케이 BP(뷰티플래너)는 “아이가 셋인데 남편 혼자 벌어서 넉넉하게 쓰기 어려웠다. 그래서 간간히 마트에서 알바를 했지만 일요일 늦게까지 일해야 해서 힘들었다”며 “여자로서 예쁘게 꾸미고 싶고 주말에 쉬면서 아이들과 여가활동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이 일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 남편의 반대 등 현실적 문제 부닥쳐

 

하지만 일을 시작하기까진 여러 어려움이 존재했다. 안 BP는 “영업이다 보니 특히 남편의 반대가 심했다. 아예 화장품을 집에 못 갖고 오게 할 정도였다”며 그때 ‘나 열심히 해볼 테니까 믿어달라’고 설득했다. 

 

이 원장 역시 “최고의 어려움은 남편의 반대”였다고 고백했다. 이 원장의 남편은 ‘여자가 뛰어봤자’란 말로 비교하며 무시하기 일쑤였다고. 남편의 말에 상처받았지만, 이 원장은 강사로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사다 놓고 밤새가며 영상 등의 자료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 후 남편이 조금씩 바뀌었고 지금은 오히려 일하는 데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장 원장은 “나이가 많다보니 습득하는 것도 느리고 기억도 잘 못해서 자존심도 상하고 힘들었다”며 “밥하는 건 자신 있는데 모든 것이 서툴고 사람 만나기도 두렵고 지금도 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지만 항상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나에게 일어난 극적인 변화

 

일을 시작한 후 이들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이 원장에게 찾아온 변화는 ‘건강’이었다. 이 원장은 “이전에는 남편을 위해 살았지만 이젠 나도 챙겨야 한다는 걸 알게 돼 한두 끼 먹던 식사도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다 보니 나도 모르게 건강해졌고 일을 통해 나에 대한 애착도 생겼다”고 답했다.

 

장 원장에게는 ‘자신감’이 찾아왔다. 장 원장은 “일하기 전에는 ‘밥을 잘한다’는 말도 칭찬이 아닌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도 꼬아서 해석했는데 지금은 해주는 이야기가 그대로 칭찬으로 들린다”며 웃음 지었다.

 

안 BP는 “전에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친구 만나서 수다 떨고 남편 흉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때는 ‘나는 못해, 안될 거야’란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잘될거야’, ‘뭐든지 할 수 있어’로 생각이 바뀌었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하는 힘이 많이 생겼다”며 긍정적인 생각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 다시 시작을 꿈꾸는 이들에게

 

일을 통해 삶의 질이 바뀌었음을 증명한 이들은 인생 재도약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언니로서,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이 원장은 “49살에 재도전하면서 나이가 문제 아닌가란 생각을 했는데 나이는 오히려 경력이었다. 기혼은 미혼보다, 아이를 낳은 사람은 안 낳은 사람이 모르는 빠른 지름길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계신 분들도 문 열고 나가면서 ‘저 사람이나 그렇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듣고만 가면 무용지물”이라며 “돈 보고 쫓아가지 말고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원장은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딘다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세상의 큰일도 모두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작은 것부터 자기에게 오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서 최선을 다하면 자신이 꿈꿔왔던 과정에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안 BP는 “절대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잠재된 끼가 있기 때문에 도전하면 이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일을 하다보면 어려운 일이 분명히 생기고 마음의 변화도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을 잡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가면 내가 생각했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엔케이 리스타터 뷰티 컬리지’는 출산과 육아 등의 문제로 직장을 떠난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전문성 향상을 위해 자격증 취득 교육 등을 제공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이다. 리스타터 1기 최종 참가자 발표는 오는 25일 리엔케이 공식 홈페이지 등에 공개되며 참가자 지원 교육은 다음달부터 약 4개월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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