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쓸 수 있다면 과감히 투자한다' 인식 확대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어머니가 다른 가전은 몰라도 냉장고만큼은 좀 큰 걸 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요.”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LG전자 베스트샵 강남본점에서 열린 LG전자 웨딩 박람회에서910ℓ 용량의 냉장고를 살펴보던 한 예비신부의 말이다. “원래는 800ℓ이하로 사려했지만 어머니 충고에 고민이 좀 된다”고 했다. 이것저것 따져보다가 결국 910ℓ짜리를 계약했다. 대용량이 좋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 것.
대용량 가전에 대한 신혼부부의 관심이 뜨겁다. 냉장고, 세탁기, TV 등 기존 대형 가전이 다기능뿐 아니라 대용량 스펙까지 갖춰 나오면서 합리성을 따지기 좋아하는 깐깐한 신혼부부들의 눈길도 사로 잡았다. ‘아낄 수 있는 건 최대한 아끼고, 제 값하며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라면 과감히 투자한다’는 인식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용량, 다기능 등 스펙을 갖춰 나온 가전들의 판매량은 이러한 추이를 가늠하게 한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께 출시된 950리터 G 디오스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는 판매 한 달을 채 넘기기 전인 4월 초까지 누적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내부에 정수기를 장착해 출시된 855L 용량 LG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는 월 평균 판매량이 1000대를 웃돌 만큼 인기가 좋다. 지난달 판매량은 기존의 두 배인 2000대를 넘겼다. 제품 자체의 인기에 봄 혼수 수요가 증가한 까닭이라는 게 LG전자의 분석이다.
세탁기 역시 대용량 인기의 바람이 거세다. 건조, 스팀 등 기능을 갖춘 식스모션 터보샷 트롬 세탁기는 17kg, 19kg 등 대용량의 경우 출고가가 100만 원 중반을 훌쩍 웃돌지만 혼수 가전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둘이 살아도 이불은 크고 영영 둘만 살 건 아니니 큰 걸 사두는 게 어떨까 한다. 이불 빨래하고 옷 빨래하고 나면 하루 다 가는 날이 있던데 이건 이불이랑 옷이랑 같이 빨아도 자리 넉넉하다고 해서 그 점이 제일 끌린다.” 지난 12일 LG 베스트샵 강남본점을 찾은 한 예비신부는 17kg 용량 세탁기를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장재우 LG 베스트샵 강남본점 부지점장은 “현장에서 정수기 냉장고나 대용량 세탁기 반응이 좋고 잘 팔리고 있기도 하다”라며 “우리 어머니들이 10~20년 전 가전 마련하던 때와 비교해보면 물가가 오른 데 비해 가격 차이가 아주 크지 않고, 제품 성능이 월등히 좋은데 현장에서 여러 프로모션 이용하면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42인치 이상의 대형 TV는 이미 대중화가 된 지 오래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최근 출시된 울트라 HD TV는 47인치가 보편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사이즈로, 매장에 따라 49인치, 55인치 등의 인기가 더 높은 곳도 다수다.
이러한 동향에 대해 이진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같은 영화를 봐도 이왕이면 더 큰 화면이 있는 영화관을 찾아가는 심리와 비슷한 것”이라며 “영화, 게임 등 TV를 통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으니 큰 TV에 대한 소비자 욕구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간의 기본 심리 상 좀 더 큰 것에 대한 욕구 있을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가격의 문제나 집 크기 등 물리적인 것에 제한을 많이 받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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