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 기고 = 이시형
  • 승인 2014.05.20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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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와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이시형 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자문단 자문위원

 

지금까지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에는 일정한 틀이 있었다. ‘명문대 A학점’. 이 조건만 충족하면 일류기업에 취업, 그의 인생은 최소한 중상류는 보장된다. 이 목표를 위해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입시 지옥으로 끌려 들어갔다. 입시학원이 성황을 이루었던 족집게 과외가 등장,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로 학부모 허리가 휘청거리게 됐다. 아이들의 인성이나 적성은 오직 대입이라는 좁은 관문에 가히 목숨을 걸다시피 했다. 아이들의 평가 잣대는 오직 하나, 성적뿐이었다. 많은 부작용이 파생되었다. 교육 전문가로선 걱정이 많았다. 아이들의 균형 있는 성장 발육을 위해 해마다 입시제도가 바뀌긴 했지만 어느 하나 옳은 교육을 위한 현명한 제도는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고맙게도 이 틀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먼저, 기업이 찾는 인재상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어느 대학, A학점 몇 개가 선발 기준이 아니라 인품이나 개성, 창의력 등이 중요한 요건이 되어간 것이다. 가령 ‘사귀던 사람이 네가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할 작정인가’ 이게 일류 기업의 입사 시험 문제다. A학점 몇 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의 인간됨을 묻고 있는 것이다. 문제 해결력, 위트와 유머감각을 묻고 있는 것이다. 독특한 개성과 창조적 인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딱하게도 변치 않는 게 대학이다. 기업이 찾는 인재상이 바뀌어가고 있는데도 대학 교육은 옛날 그대로다. 기업에선 필요한 인재가 없다고 난리고 대학에선 졸업생 취업이 안 된다고 난리다. 기업의 구인난, 대학의 취업난이라는 기현상이 생겨난 지가 한참이나 되었다.

 

20세기가 마감할 즈음부터 대기업이 찾고 있는 인재상이 서서히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대학에서도 그제야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종전의 수재형 교육으로선 취업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 입시 전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수시 모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성적보다 수험생의 장래성, 발전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고등학교 수업 내용도 바뀔 수밖에 없다. 자기 주도 학습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의 자발적 자율성이 중시되고 있다. 대입 수험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 학원의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젠 학교 성적으로 ‘보이는 실력’보다 ‘보이지 않는 실력’을 더 중시하게 되어가는 게 우리 사회의 트렌드다. 지도력, 포용성, 창조성, 도전성 등 인간 전체가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기업도 이 방향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최근 CEO들 사이엔 문사철(文史哲)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강좌가 폭발적 인기다. 이젠 돌격 앞으로, 나를 따르라, 이런 CEO시대는 끝났다. 그래선 어느 부하 직원도 따르지 않는다. 전인적 인간 교육의 시대가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교육은 현재의 학교 시스템이나 학원에서는 가르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폭넓은 교육이라야 한다.

 

이번 이과계 수능 만점이 딱 한 사람인데 그가 서울대에 낙방을 했다는 보도가 있다. 본인에겐 참으로 섭섭하고 억울한 일이겠지만 이 사건은 우리 한국 사회가 찾는 미래의 인재상이 어떠할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간 우린 워낙 후발 국가여서 선진국 흉내를 내어가며 여기까지 발전되어 한강의 기적이라는 놀라운 일을 이룩해내었다. 하지만 이젠 우리가 세계의 리더다. 많은 분야에서 우리가 앞서가고 있다. 이젠 누구 흉내를 낼 수도 없고 이젠 우리 것으로, 우리 실력으로 만들어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이 이렇게 바뀐 것이다. 이젠 달달 외워 점수를 따는 기계형 수재가 설 자리는 없어진 것이다. 기업이 찾는 인재가 바뀔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이 된 것이다. 대학의 입시 요강도 바뀌고, 따라서 고등학교 수업 내용도 바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젠 사회도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아이들의 갈 길도 선택 폭이 넓어지고 가치관도 다양해졌다. 출세, 성공이라는 의미도 달라졌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상당수는 자기 하고픈 걸 하면서 그걸로 밥이나 먹을 수 있다면 성공적인 인생이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어떤 시대가 올지 누구도 예측 못한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까지의 단일 가치관으로는 성공은커녕 생존마저 위험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양하고 폭넓은 융통성 있는 인간성 함양이 앞으로의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다.

 

◇ 이시형 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자문단 자문위원 프로필

 

- 주요경력 : 2007년 ~ 현재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2009년 ~ 현재 (사)세로토닌문화 원장
            2011년 ~ 현재 여성가족부 청소년특별회의 추진위원회 위원장
            2011년 ~ 현재 CHA 의과학대학교 석좌교수

 

- 저서 : 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바뀐다(2002), 세로토닌 하라(2010)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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