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뿔났다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뿔났다
  • 소장섭 기자
  • 승인 2011.05.07 14: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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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5,000명 모여 첫 단독 보육인대회…“정말 힘들다” 주 40시간 근무 시행되면 보육시설장은 범법자 될 판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전국 민간어린이집 보육인대회에서 축사를 한 후 보육인 참석자들을 향해 하트표시를 하고 있다. 진 장관은 축사에서 “금년 7월 1일부터 확대 시행되는 주 40시간 근무에 맞춰 어린이집이 운영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하고 9월부터는 종일제 보육시간 외에 보육시간을 8시간으로 하는 새로운 보육과정을 신설해 시범사업을 통해 보육교사들의 어려움을 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 장관은 “내년 예산에는 보육교사 담임 수당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보육료를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하며 공공형 어린이집 사업을 통해 우수 민간 어린이집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전국 민간어린이집 보육인대회에서 축사를 한 후 보육인 참석자들을 향해 하트표시를 하고 있다. 진 장관은 축사에서 “금년 7월 1일부터 확대 시행되는 주 40시간 근무에 맞춰 어린이집이 운영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하고 9월부터는 종일제 보육시간 외에 보육시간을 8시간으로 하는 새로운 보육과정을 신설해 시범사업을 통해 보육교사들의 어려움을 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 장관은 “내년 예산에는 보육교사 담임 수당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보육료를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하며 공공형 어린이집 사업을 통해 우수 민간 어린이집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처우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정부가 묵묵부답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예산에서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개선비는 전액 삭감됐다. 주 40시간 근로기준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는 수수방관일 뿐이다. 결국 보육교사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

 

"올해 7월 1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법정근무시간이 주 44시간에서 주 40시간으로 변경됩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2시간을 기본 운영시간으로 정하고 있는 영유아보육법을 따르는 전국 3만 5,600여 개의 보육시설장들은 전부 노동법 위반 사업자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보육시설연합회(이하 한보련) 민간분과위원회 박천영 위원장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면전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한나라당과 가진 비공개 긴급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날 성남, 인천, 강원, 경북, 울산 등 전국에서 18명의 위원장들이 한나라당에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상경했다.

 

해묵은 과제 보육교사 처우개선 외면

 

이날 한보련 민간분과위원회 측이 한나라당 측에 전달한 정당정책질의서에 따르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현안은 바로 영유아보육법과 근로기준법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다. 현재 보육시설은 주 44시간 근로기준법을 지키기 위해 토요일 탄력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토요일 근무를 하면 대체 휴가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2개월 후 주 40시간이 되면 어떨까? 보육시설 입장에서는 보육교사에게 15일간의 연차를 제공해야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보련 민간분과위원회 측의 주장이다. 보육교사의 업무 특성상 아이들을 돌봐야 할 평일에 휴가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보육교사 처우개선은 해묵은 과제다.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사립 유치원 교사의 처우를 비교해보자면, 일단 50만 원 정도 임금 차이가 난다. 사립유치원 교사의 평균 급여가 162만 원인데 비해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평균 급여는 113만 8,000원이다. 사립유치원은 교사 수당 보조금이 36만 원에서 41만 원까지 지원되지만 민간어린이집은 농어촌 담임수당 11만 원이 전부이고, 지자체에 따라 21만 원까지 지원될 뿐이다. 지난해 추진됐던 보육교사 처우 개선비는 전액 삭감되고 말았다. 처우 개선비는 고사하고 시간외 수당도 못 받으며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유치원은 하루 4시간의 교육이 기본으로 되어 있고, 여기에 4시간의 추가교육을 하게 되면 5만 원의 종일반 교육비가 지원된다. 반면 어린이집은 12시간 보육을 하고 있지만, 일절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법인,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에겐 그나마 시간외 수당이라도 있지만 민간, 가정 어린이집 교사들에겐 시간외 수당도 없다.

 

이외에도 한보련 민간분과위원회는 민간어린이집의 표준보육비도 보육현장을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009년 보건복지부가 제정한 민간보육시설 표준보육비는 만 3세아 29만 4,000원, 만 4~5세아 28만 4,200원인데, 2011년 시도지사가 정한 고시단가 보육비는 만 3세아 21만 6,000원에서 24만 5,000원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2년간의 시간차와 건물감가상각비, 운영자 이윤 등이 누락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4~8만원 차액이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보육평등법이라도 만들고 싶다!”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더 이상 이대로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만 5,000여 명 규모의 전국민간어린이집보육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는 민간어린이집 보육인들이 단독으로 모인 첫 보육인대회로 기록됐다.

 

“1일 12시간 보육시간의 영유아보육법과 주 40시간의 노동법, 둘 다 지켜야하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같이 공부한 친구는 유치원에서 처우개선비에 담임수당에, 수당만 41만원을 받는데 어린이집 교사는 처우개선비는 고사하고 시간외 수당도 못 받으며 초과근무를 해야 하니 정말 힘들다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거대한 태풍 때문에 옆에 있는 유치원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하는데, 우리 어린이집은 영유아들의 안전 때문에 노심초사하면서 태풍 속에서도 정상 운영해야 하는 현실이 슬픕니다. 시청의 직장 어린이집은 원아 1인당 보육비용이 월 40만 원이 넘는데, 우리 민간어린이집은 25만 원도 안 되는 보육비용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정말 힘이 듭니다.”

 

이날 인사말에 나선 박천영 위원장은 “마음 같아서는 보육평등법이라도 만들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비록 힘들고 고될지라도 저희는 사명감으로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할 것이니 우리들의 희망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전국 1만 5,000여 명의 보육인들은 보육인 선언문을 발표해 영유아들이 차별 없이 자라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보육 기본시간 12시간 → 8시간 추진

 

이날 대회에는 보건복지부 진수희 장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신상진, 윤석용, 김금래, 민주당 주승용, 최영희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보육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진수희 장관은 보육교사들이 요구해온 정책과제에 대해서 뒤늦게 일부 해결책을 제시했다.

 

“금년 7월 1일부터 확대 시행되는 주 40시간 근무에 맞춰 어린이집이 운영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 9월부터는 종일제 보육시간 외에 보육시간을 8시간으로 하는 새로운 보육과정을 신설해 시범사업을 통해 보육교사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내년 예산에는 보육교사 담임수당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보육비를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여기 계신 국회의원님들과 머리를 맞대어 찾겠습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도 “민간보육시설에서 근무하는 보유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전반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세우겠다. 민간보육시설 교사가 자긍심과 보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세심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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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10004**** 2011-05-13 18:46:00
보육교사의 처우가 개선이 되어야 우리아이 진심어린 보육이 이루어집니다.
보육교사의 처우가 개선이 되어야 우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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