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매는 아이들 자산···오남매 키우고파"
"네 남매는 아이들 자산···오남매 키우고파"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05.08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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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맘을 만났다] 네 남매 자유롭게 키우는 강주연 씨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2013년 초가을 어린이 대공원 분수대앞에서. ⓒ강주연
2013년 초가을 어린이 대공원 분수대앞에서. ⓒ강주연


"네, 괜찮아요. 내일 오세요."


인터뷰 하루 전 급히 전화했는데 강주연 씨(35)는 뜻밖에 흔쾌히 승낙했다. 강 씨는 네 아이를 키우는 일명 '다둥이 맘'이다. 네 아이를 챙기느라 바쁘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으로 지난 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에 있는 강 씨의 집을 찾았다. 마중 나온 강 씨를 따라 집을 향하니 민트 색으로 담벼락 아래를 칠한 주택이 나타났다. 대문 옆 작게 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책장과 탁상이 있는 방이 보인다. 아이들의 공간을 만들어주려 강 씨 부부가 어린이날부터 꾸미기 시작한 곳이다. 조만간 아이들만의 아지트가 될 방에서 다둥이 맘 강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계획하지 않고 감사히 낳은 아이 넷


2014년 여름 어린이대공원 동물 관람 중 가족 셀카. ⓒ강주연
2014년 여름 어린이대공원 동물 관람 중 가족 셀카. ⓒ강주연


앉자마자 물었다.


"어떻게 아이를 넷이나 낳으셨어요?"


"그냥 낳았어요. 하하."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강 씨 부부는 출산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았다. 아이가 생기면 주어진 대로 감사히 낳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아이가 넷이다. 한수민(9세), 한수진(7), 한수정(6), 한수일(4)는 이렇게 얻은 자녀들이다.


"넷째가 생겼을 때 사실은 집이 어려웠어요. 남편이 시작한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 경제적으로 위기였죠. 거기에 아이까지 생긴 거예요. 그런데 아이들을 보니까 걱정보다는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어요. 위기를 극복하는 용기를 아이들에게서 얻었죠."


강 씨는 지난해 일도 그만두었다. 일 때문에 소중하고 중요한 순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 귀한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일을 멈추고 아이들을 지켜보니 이제야 내 아들딸이 어떤 아이인지 보여요."


네 남매의 서로 다른 기질, 그 다양한 기질이 어울려 사는 모습, 강 씨는 아이들의 삶을 이제야 알겠다.


◇ 형제·자매는 아이의 자산


2013 년 겨울 할머니 립스틱으로 얼굴에 그림 그리기. ⓒ강주연
2013 년 겨울 할머니 립스틱으로 얼굴에 그림 그리기. ⓒ강주연


아이들이 늘어날수록 나중에 태어나는 아이는 언어를 빨리 익혔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형제자매와 어울리니 말하기 능력이 좋았다. 집안에서 자기들끼리 역할놀이까지 하니 사회 공부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는 스스럼이 없다. 상대가 어른이어도 다가가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온 가족이 물놀이하러 놀러 갔을 때였어요. 우리 아이들이 튜브가 없어서 튜브를 타지 못하고 있었죠. 그런데 다른 집에서 튜브를 쓰지 않는 걸 본 셋째가 가서 빌려오더라고요. 그것도 다른 형제 것까지요."


무엇보다 형제자매는 아이들 자존감의 근원이다. 첫째 수민이는 또래보다 키가 작지만 늘 당당하다. 자신을 따르는 동생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를 할 때 응원해주는 동생들은 수민이의 자랑이다.


둘째 수진이는 자신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기쁘고 행복하다. 내 가족이 받는 사랑이 곧 내가 받는 사랑이라는 생각에 만족스러워한다.


이렇게 평생 같이 해줄 내 편이 있다는 든든함. 그것이 네 남매의 가장 큰 자산이다.


2014년 첫 축구시합 완패에도 굴하지 않고 참가 트로피 받구. 즐거워 하는 큰아들과 응원간 이쁜 큰딸~. ⓒ강주연
2014년 첫 축구시합 완패에도 굴하지 않고 참가 트로피 받구. 즐거워 하는 큰아들과 응원간 이쁜 큰딸~. ⓒ강주연



◇ 아이들에게는 자유를


좀비놀이 2014년 여름 끝무렵 비 조금 내리는날~. ⓒ강주연
좀비놀이 2014년 여름 끝무렵 비 조금 내리는날~. ⓒ강주연


행복한 이야기만 듣다보니 궁금해진다. 힘든 적이 정말 없었을까?


"아이들 때문에 힘든 적은 없었어요. 자유롭게 키워서 그런가 봐요. 우리 애들은 날씨가 좋은 봄가을에는 공원에서 하루종일 살아요."


강 씨 부부는 아이들 학업에 목매지 않는다. 사교육은 축구 외에 하지 않는다. 부부가 독서로 아이들을 지도할 뿐이다. 아이들 물품도 주변에서 물려받아 쓴다.


대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찾아 경험하고 해내도록 도우려 노력한다. 아이들의 주체성을 인정하면서 자유를 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켜도 소용이 없어요. 위험성이 있는 부분은 알려주지만 본인이 알아서 하게 두죠."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아이들은 곧잘 스스로 숙제하고 책을 읽는다.


◇ 다자녀 가정 위해 문화 체험 기회 늘려주세요


2014년 여름 동대문 외국인 관광 체험 센타에서 꽁짜 만들기. ⓒ강주연
2014년 여름 동대문 외국인 관광 체험 센타에서 꽁짜 만들기. ⓒ강주연


강 씨가 관심을 두는 분야는 문화 예술이다. 아이들과 기억할 만한 순간을 만들고 경험하는 일이 즐겁다. 인터뷰도 그래서 기꺼이 응했다.


그러나 네 자녀를 데리고 문화 공연을 보기란 쉽지 않다. 아이 넷과 나가려면 차를 가져가야 할 때가 많은데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영화 한 편을 보려고 나서도 몇 만 원이 나간다. 한 사람당 몇 만 원씩 하는 공연은 부담이 크다. 자녀를 넷이나 낳아 말 그대로 ‘애국하는 가정’이라지만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은 없었다.


"다자녀 가정이 문화 공연을 자주 갈 수 있도록 할인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 숙박 문제도 있어요. 다자녀 가구는 여행 가서 숙소 구하기도 어렵거든요. 그런 부분도 지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몇살이세요? 2013년 송도에서 가족 외식후센트럴 파크 공원 카페에서 미팅 놀이. ⓒ강주연
몇살이세요? 2013년 송도에서 가족 외식후센트럴 파크 공원 카페에서 미팅 놀이. ⓒ강주연


사실 강 씨 부부는 아이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하나를 더 낳아 오 남매를 키우고 싶다. 아이가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이다.


강 씨는 서울시 주최로 오는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아장아장 다둥이 마라톤 대회'에도 남편과 네 남매의 손을 잡고 참가할 예정이다. 대가족이 만드는 또 하나의 추억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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