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번 고민하고 결정한 둘째 임신
백만번 고민하고 결정한 둘째 임신
  • 칼럼니스트 정옥예
  • 승인 2011.06.16 16:54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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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생각하면 NO! 하지만…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나는 무남독녀 외동딸이다. 남편은 2남중 차남이다. 결혼을 하고 가족 계획을 세우면서 남편과 나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하나만 낳아서 부러울 것 없이 다 해주고 키우자는 주의였고 남편은 그래도 둘은 있어야지, 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2009년 10월 첫째 딸아이를 출산 한 후 남편도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친정엄마가 안계셔서 365일 오로지 아기 양육은 나의 몫이었고 남편과 나는 초보엄마 아빠였기에 하나만 키우는 것도 너무 버거웠다. 연애시절 영화를 보고 여행을 다니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던 우리 부부였는데 집에서 영화보는 것조차 힘들어진 우리부부는 육아에 지쳐만 갔다. 가끔 친정부모님이나 시부모님이 아기를 봐주시는 집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하지만 아기 양육은 부모 본인이 직접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철없는 투정에 그칠 뿐이었다.(젊은 나도 이렇게 아기 보기가 힘든데 연로하신 부모님이 아기를 봐주시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육아카페 게시판에 가보면 가끔 설전이 벌어진다. 둘째를 낳아야 할까요? 하나로 만족할까요? 놀라운 것은 그 글에 댓글 중 90%가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겠다” 였다. 장녀로 자란 한 누리꾼은 자라면서 동생이 있었던 것이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제일 싫어하는 말이 동생 낳아줬다는 말이었다며 낳아달라고 하지도 않고 부모 판단으로 낳아놓고는 본인을 위해 낳아줬다고 하는 부모가 너무 싫었다고 한다. 외동딸로 자란 한 누리꾼은 어차피 결혼해서 남편도 있고 가족도 있기 때문에 형제가 없어도 전혀 상관없다고 했다. 결혼 후에는 형제가 있어도 가족 우선이기 때문에 형제가 필요없다고. 이글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 부부는 항상 얘기하는 것이 우리 노후와 현실을 생각하면 하나만 낳아야 하고, 지안이를 위해서라면 하나 더 낳아줘야 한다였기 때문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사실 외동이라고 하면 많이 외로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자라면서 외롭기보다는 물질적인 면에서 형제와 다투지 않아도 되고 비교 당하지 않아서 외동딸인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집안에 큰일을 겪으면서 그 큰 삶의 무게를 오로지 나 혼자서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서럽고 슬펐는지 모른다. 남편이 있다는 것과 형제가 있다는 것은 다른 개념이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친자매끼리 아기 데리고 함께 놀러도 가고 쇼핑도 가고 친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서 참 부러웠다. 그러면서도 둘째를 가지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로지 현실적인 문제였다. 정부지원 고운맘카드 40만원. 둘째 출산 축하 장려금 10만원. 저출산문제를 부르짖는 대한민국의 출산대책 현주소다. 우리집은 부자가 아니다. 대출 많은 집하나. 차하나. 생활비와 대출이자만으로 빡빡한 월급. 이게 우리 전재산이다. 하지만 산후조리 혜택을 받으려고 해도 양육비 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재산이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한다. 한달에 10만 원도 저금하기 힘든 가정인데 모든 정부혜택은 받을 길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둘째임신은 사치였다.

 

하지만 음식점에 가면 형제, 자매 있는 가족에게 다가가서 놀아달라고 하는 지안이를 보면서 남편과 나는 마음이 아팠다. 항상 집에서 혼자 노는 지안이를 보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고, 내년쯤 둘째를 가져볼까?, 하는 차에 둘째가 생겼다. 정확히 27개월 터울이다. 나는 좀더 많은 터울을 원했지만 우리집에 온 두 번째 축복을 감사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시 임신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 축복이. ⓒ정옥예
다시 임신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 축복이. ⓒ정옥예

 

우스개 소리로 얘기들 한다. 우리세대가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비운의 세대라고. 옛날에는 자식을 많이 낳는 것이 노후준비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식양육도 해야 하고(옛날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돈이 들어간다.) 노후준비도 알아서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후준비도 못한 무능한 부모라는 핀잔을 들을 지도 모른다.

 

아직도 내 선택이 옳은선택인지는 확신이 없다. 첫째를 위해서 둘째를 낳아주고, 둘째에게도 형제가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지만 나중에 이 아이들이 형제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지, 그렇지 않을 지는 내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사랑을 골고루 주리라. 1개의 사랑을 반씩 나눠서 주는 것이 아니라 1개의 사랑을 더 만들어서 주리라, 다짐하며 우리집에 온 축복이(둘째의 태명이다)의 건강한 탄생을 기다려본다.

 

2012년 1월 15일. 우리에게 두번째 행복이 찾아오는날. ⓒ정옥예
2012년 1월 15일. 우리에게 두번째 행복이 찾아오는날. ⓒ정옥예

 

지안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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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h961**** 2011-06-29 09:03:00
축하드려요..
마음에 와닿는 글이네요.. 저또한 동생을 만들어주고싶지만 저도 육아는 저

hymar**** 2011-06-22 23:26:00
둘째라...
누가 키워주고... 돈만 있다면야..
직장맘이라.. 제가 키우지 못하니... 안타까울뿐이랍니다... 부모님이 봐주시지만.. 그것도 죄송하고.. 눈

junglim**** 2011-06-20 22:31:00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둘째 갖으려고 노력중인데,
셋째 욕심까

ahka**** 2011-06-20 09:38:00
축하드려요
돌지나고서는 둘째,,,생각많이들고 고민되긴하더라구요
전 셋째까지 낳은 지금.. 후회하지않아요
아이들끼리도 좋고

z**** 2011-06-20 00:58:00
정말 저랑 같은 고민...
이데 아기 돌 지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