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입양아가 주양육자와 애착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도록 입양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혜정 총신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는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가 10일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서 마련한 ‘따뜻한 입양·가정위탁 문화’ 전파 워크숍의 특강 강연자로 참석해 “만 1~2세의 연령의 아이가 주양육자와 형성하는 애착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입양의 시기는 매우 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착은 혼자 독립해 생존할 수 없는 영아가 12개월을 전후해 특정 양육자 대상에 대해 갖는 정서적 유대와 친밀감을 말한다. 특히 영아와 부모 등 양육자와의 최초의 사회적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가 얼마나 애착관계를 잘 형성했느냐에 따라 아이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
조 교수는 “아이들이 또래 사이에서 얼마나 잘 지내는지의 첫 단추는 첫 12개월에 형성된 애착관계라고 볼 수 있다”며 “애착을 잘 형성한 아이가 균형 잡힌 전인발달을 하고, 또래 사이에서도 사회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영유아의 자아개념 형성에 있어서 애착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부모와 자녀의 애착이 안정적일수록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된다는 연구는 이미 활발하게 나온다. 아울러 주양육자와의 애착은 아동의 놀이성이나 창의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조 교수는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할 때, 주양육자와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잘 넘어가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는 그 스트레스가 증폭된다”며 “애착은 아이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틀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양한 아이의 경우에도 주양육자와의 애착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입양 시기가 애착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보다 신경 써야 한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입양숙려제와 가정법원 입양허가제 등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입양 제도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애착에 대해서만 주목해봤을 때, 아이와 주양육자와의 안정적인 애착을 하기에 시기가 늦춰진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염려했다.
조 교수는 “주양육자와의 안정적 애착을 돕는 측면에서 본다면, 어린 시기에 입양을 할수록 (애착관계 형성에)더 유리할 수 있고 적응에 도움이 된다”며 “연장아인 경우, 시기에 있어 입양부모와의 애착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소지가 더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조 교수는 “양부모와의 안정적인 애착형성은 입양아의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므로 행정적 실무진들의 의식개선과 신속 정확한 입양 절차가 요구된다”며 “가능하면 양부모의 입양의사 시기부터 양부모에 대한 자격 검증과 가정법원의 허가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라도 애착형성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입양아와 양부모의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영아의 기질을 파악하고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영아의 기질에 따라 양육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며 “타인이나 상황에 방해받지 않는 영아와의 1:1 관계의 시간을 매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안정적 애착을 위해서는 따뜻한 접촉, 스킨십이 필요하다. 어린 영아인 경우 목욕 후 베이비마사지를 통해 로션을 바르면서 따뜻한 양육자의 손길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랑을 표현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는 10일부터 11일까지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서 서울시아동양육시설 시설장 및 종사자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따뜻한 입양·가정위탁 문화’ 전파 워크숍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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