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부모, 양육 스트레스 줄이려면?
장애아 부모, 양육 스트레스 줄이려면?
  • 강석우 기자
  • 승인 2011.06.20 21:46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기준을 세워 양육해야"

베이비뉴스 강석우 기자 =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내 2층 강당에서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 및 일반 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더 좋은 부모 되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안양과학대학 인간개발학부 유아특수재활과 김수진 교수는
베이비뉴스 강석우 기자 =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내 2층 강당에서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 및 일반 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더 좋은 부모 되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안양과학대학 인간개발학부 유아특수재활과 김수진 교수는 "자신의 양육방법을 스스로 확인해봐야 자신의 양육태도도 고칠 수 있다. 내가 아이에게 원하는 기대는 많은데 아이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치면 당연히 스트레스는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sw.kang@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사회적 인프라가 변변치 못한 우리 현실에서 장애아동을 키운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비장애 아동 부모보다 더 큰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자녀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적다는 점에서 양육 스트레스의 강도가 셀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가족 해체의 위기를 겪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양육문제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아 부모를 위한 강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내 2층 강당에서 장애아 부모를 대상으로 ‘2011년 장애인 부모교육: 더 좋은 부모 되기’ 강의를 열고,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 조절과 자녀 양육 및 훈육 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강의는 장애아동을 키우면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과 스트레스에 대해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폐성장애, 지적장애, 발달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들 이외에도 비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도 강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장애아 부모들은 자신과 아이의 양육 상황을 이야기하다 간혹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육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강사로 나선 안양과학대학 인간개발학부 김수진(유아특수재활과) 교수는 “아이들은 장애를 가졌다고 할지라도 다들 자신의 조건 하에서 최선을 다해 정상적 발달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아이를 구분지어 비정상과 정상, 장애와 비장애로 나누는 시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턱대고 가르치면 안 된다

 

김 교수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자폐성장애 등의 판정을 받은 아이를 교육할 때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실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변을 못 가리는 아이에게는 물을 적게 먹이기보다는 평상시보다 조금 더 먹여야 한다. 요의를 느껴 소변을 보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는 요의를 느껴야만 소변을 보는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가르쳐야 할 행동을 할 수 있는 실제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어 김 교수는 “돌아다니느라 가만히 앉아서 밥을 먹는 않는 아이를 억지로 따라다니며 밥을 먹일 필요는 없다. 그러면 아이는 더욱 밥을 먹지 않는다. 그냥 내버려 둬라. 배고프면 밥을 차리기 전에 스스로 식탁에 앉아서 밥을 기다릴 것이다. 밥이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먹어야 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이런 상황들을 자주 만들어 배움이 아닌 습득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엄마는 아이를 지원해주는 서포터여야지, 본인 입맛대로 아이를 만들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고장 난 라디오를 며칠 동안 AS센터에 맡기면 고쳐질 것이라는 입장으로 아이를 바라봐선 안 된다. 이런 생각은 양육에 대해 아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닌 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아이의 조건은 변하지 않으므로 아이의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최대한 노력한다

 

김 교수는 장애아동 양육과 관련해 또 하나 강조한 점은 “내가 낳은 아이지만 아이를 고유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부모와 자식 사이가 아닌 한 인간 대 인간으로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 “ADHD, 자폐 등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일부러 부모를 힘들게 하거나 수업시간을 망치려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염색체가 다르고, 뇌의 자극이 일반인과는 다르게 조금 예민할 뿐. 아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음을 부모들은 알아야 한다.”

 

김 교수는 “자폐아나 ADHD 아이들이 학교나 집안에서 막 돌아다니고 난리를 치는 것은 선생님이나 부모를 기분 나쁘게 하고 상황을 망치려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자신의 원치 않은 과잉행동에 대해 상당히 고민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잘한 부분은 반드시 진심 어린 칭찬을 해줌으로써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줘야 한다. 아이들은 반드시 잘 자란다”고 조언했다.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를 특수학교에 보낼지, 통합학교에 보낼 지 큰 고민을 하게 된다. 실제 이날 강의에 참석한 지적장애 아동을 키우는 김미진(가명) 씨는 “내년에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는데, 통합교육을 가르치는 곳으로 아이를 보내고 싶지만 이것이 나의 만족을 위한 것인지, 아이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반드시 아이를 통합학교에 보내야만 통합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일반학교에 보내는 것이 통합교육이고 특수학교에 보내는 것은 통합교육이 아니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통합교육은 실제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 그 자체다.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을 아이 교육의 목적이라면 특수학교에 다니더라도 부모와 함께 장을 보러 다니고 일요일에 교회를 가는 등 가정에서부터 항상 통합교육을 가르치는 마음으로 가정에서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이어 “특수학교, 일반학교의 선택은 부모 단독 선택이 아닌 아이와 선생님, 부모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어느 한 쪽 말만 듣거나 혹은 부모 마음대로 학교를 보내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애아 양육 스트레스 줄이려면?

 

이날 강의에 참석한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5살 아이를 키우는 박희진(가명) 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걱정”이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아이를 왕처럼 모시는 것은 좋은 양육이 아니라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뭐든지 다 해주려고 한다.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고 하면 더 난리다. 무수리가 임금 쫓아다니듯 계속 아이를 따라다니며 챙겨준다. 이러면 아이는 당장에는 편하겠지만 나중엔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육에 있어서 스트레스는 당연히 존재한다. 스트레스를 없애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어떻게 조절하며 아이를 양육하는가가 중요하다. 부모가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내 기준이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서 기준을 세워 양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 양육 태도 되돌아봐야

 

김 교수는 아이는 자신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성장하고 있으니 잘 키우는 것은 부모님의 몫이라고 강조하면서 장애를 가진 자녀를 꾸짖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폐성장애나 ADHD의 아이들은 지시하거나 꾸짖으면 안 된다. 아이들이 말을 알아듣는 것에 한계가 있는데 부모들은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들으니 오히려 더 지적하고 꾸짖게 된다. 부모 스스로가 얼마나 자주 아이들에게 웃어주는지 카메라로 찍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양육방법을 스스로 확인해봐야 자신의 양육태도도 고칠 수 있다. 내가 아이에게 원하는 기대는 많은데 아이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치면 당연히 스트레스는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곳에 계신 어머니들은 매초, 매분 아이와 관련돼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날마다 전쟁 같은 하루다.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엄마인 나까지 다르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일단 아이를 위해 이곳까지 와서 강의를 듣고 있는 당신들이야말로 이미 좋은 부모”라고 격려했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중인 음악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애아동들이 동요 '참 좋은 말'을 들으며 '사랑해요'라는 곡절이 나오자 팔로 하트 모양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중인 음악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애아동들이 동요 '참 좋은 말'을 들으며 '사랑해요'라는 곡절이 나오자 팔로 하트 모양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hka**** 2011-06-21 15:35:00
정말 좋은정보에요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꼐 도움이 되길바라면서
세아이

theresa**** 2011-06-21 12:58:00
힘내세요~~!!
이런 정보들이 마음껏 공

wo**** 2011-06-21 12:27:00
감사합니다.
엄마 저 자신부터 되돌아보며 노력해야겠네요.

movielov**** 2011-06-21 09:27:00
정보가 많으면 좋겠어요..
아이 돌보는 것도 힘들텐데 정보가 많아

ll60**** 2011-06-21 08:21:00
정말 힘들곘어요,
그래도 힘내세요~
양육스트레스 줄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