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역사, 아이들에게도 알려줘야죠"
"전쟁의 역사, 아이들에게도 알려줘야죠"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5.02.25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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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가볼만한 곳]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한나라는 영토를 넓히려고 고조선을 공격했어요."

 

"백제는 고구려 고국원왕을 물리쳐 한강을 차지했어요."

 

"요나라는 송나라와 고려가 친해지는 게 두려워서 고려를 공격했지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전쟁기념관 내 어린이박물관 입구. 어린이 30명가량이 체험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찬찬히 따라 걸으며, 벽에 적힌 전쟁 이야기를 한 줄 한 줄 읽어내려 간다. 누가 더 맛깔스레 읽는지 시합이라도 하듯 아이들 목소리에는 힘이 한껏 들어가 있다. 유치원 선생님이 구연동화를 하는 것처럼, 목소리의 강약도 조절해 가며 읽는 아이도 있다. 

 

몇몇은 금세 흥이 떨어졌는지, 맞은 편 벽에 붙은 공군, 해군, 육군, 해병대 등 동물 캐릭터들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는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려 "호랑이!", "고양이!", "진돗개!" 등 온갖 동물 이름들을 외치며 어떤 동물이 공군인지, 육군인지 맞추는 게임을 시작한다.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입구에는 선사시대부터 남북 분단시대까지 우리나라의 전쟁 이야기가 시대별로 설명돼 있다. 아이들의 흥을 돋우기 위한 듯, 다양한 동물들로 형상화된 군사 캐릭터들이 아기자기하게 벽을 장식하고 있기도 하다. 본격적인 전쟁 이야기를 펼치기에 앞서, 전쟁의 역사를 간략하게라도 익히고 입장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실 C구역 나라를 잃은 슬픔이란 독립운동 현장을 재현한 전시실에서 한 아이가 할아버지가 도르래를 이용해 태극기를 흔들리게 하자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실 C구역 나라를 잃은 슬픔이란 독립운동 현장을 재현한 전시실에서 한 아이가 할아버지가 도르래를 이용해 태극기를 흔들리게 하자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전쟁역사'를 콘텐츠로 한 어린이 시설이다. 어린이들에게 '전쟁'이라는 테마는 무겁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은 어린이들이 전쟁이라는 주제를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체험 위주로 꾸민 공간으로, 개관 3개월 만에 이미 3만 명에 가까운 부모들과 아이들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좋다. 

 

315평 규모로 설립된 이 박물관은 어린이들이 살아 숨 쉬는 전쟁역사를 학습할 수 있도록 만지고 조작하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영상과 놀이시설 등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로 아이들에게 전쟁의 교훈을 전하고, 또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일깨워 주고 있다.

 

박물관 앞에는 에어보트, 장갑차, 미사일, 항공기 등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각종 군사 장비들을 비롯해 전사자명비, 형제의 상, 광개토대왕릉비 등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기념조형물이 전시돼 있고, 잔디와 나무, 연못, 벤치가 어우러진 너른 마당도 있어 가족과 함께 역사공부도 즐기고 바람도 쐬기에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게다가 입장료까지 전혀 받지 않으니 부담도 없다. 만일 아이와 심도있게 한국 역사를 살펴보고 싶다면 바로 옆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면 된다.

 

어린이박물관은 쾌적한 체험을 위해 하루 7회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다. 회차별로 100명의 한정된 인원만 입장 가능하다. 다음달 3일부터는 9회로 확장된다. 개관 이후 특히 주말에는 매회 입장권이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체험을 원하는 날짜에 맞춰 온라인(www.kidswarmemo.or.kr)으로 사전예약을 하면 편하다. 물론, 현장에서도 회차 당 인원 30%에 한해 입장권을 발권 받을 수 있다.

 

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시대를 엿볼 수 있는 '나라를 잃은 슬픔', 전쟁영웅들의 이야기가 담긴 '전쟁역사탐험', 남북과의 전쟁 역사를 보여주는 '끝나지 않은 전쟁', 애국심을 키워주는 '사랑하는 우리나라' 등 선사시대부터 6.25전쟁까지의 우리나라 전쟁 역사를 탐험할 수 있는 다양한 테마관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전쟁 이야기와 군사 캐릭터들로 꾸며진 박물관 입구를 지나면,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던 위인들을 살펴보는 '전쟁영웅 이야기'가 아이들을 반긴다. 이곳에서는 조그마한 토굴방에 들어가 신라의 김유신, 고구려의 을지문덕, 고려의 강감찬, 서희, 백제의 계백, 조선의 이순신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아이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전쟁영웅 6인을 애니메이션과 대형 동화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과 동화책은 해당 위인의 삶과 전쟁 업적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토굴방은 낮은 천장과 아담한 사이즈, 그리 밝지 않은 조명 등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구석을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다. 몇몇 아이들은 관람시간 내내 토굴방에서 나가지 않고, 영웅 애니메이션만 몇 번을 돌려보기도 한다.

 

아울러 이곳에는 성곽을 오르고 내려가 보는 장군 체험과 전쟁영웅 6인과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존도 있어 체험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통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일제강점기 시대의 아픔을 그린 '나라를 잃은 슬픔' 체험 공간이 나온다. 이 공간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영상을 통해 공감해보고, 일제의 총칼에 맞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쳤던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인들에게 목을 조아릴 수밖에 없었던 농민들, 부모 없이 우는 아기들, 가족을 잃은 할머니 등 일제강점기 시대 조상들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잘 풀어놓은 것이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대한민국 6.25전쟁사도 '끝나지 않는 전쟁' 코너를 통해 체득할 수 있다. 전쟁 당시 서울 전경과 오늘날 서울 모습을 지그재그 형태의 그래픽 전시로 살펴보고, 전쟁에 도움을 준 21개 국가들을 블록 맞추기 게임으로 공부할 수 있다.
 
이곳은 사진을 찍으려는 아이들로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이기도 한데, 바로 '트릭아트' 때문이다. 전쟁 당시 한강인도교 폭파 장면을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그려 놓아 아이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잔뜩 끌어올리고 있다. 트릭아트 앞에 서면 실제로 무너지는 다리 위에 올라 서 있는 듯 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 사진을 찍으려는 아이들과, 찍어주려는 부모들로 한참 동안 줄이 이어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우리나라' 전시 존에서는 독도, 태극기 퍼즐 등을 맞춰보고,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왜 사람들은 전쟁을 하는지, 전쟁영웅은 어떤 사람들인지, 우리나가 없어진다면 어떨지 등 심도 있는 고민을 하며 아이들은 학습지를 통해 배운 것들을 직접 표현해본다. 또 이곳에는 애국가가 수시로 흘러나와 아이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길 있도록 꾸며 놓았다.

 

박물관을 나서기 전 박물관 맨 안쪽에 위치한 '평화의 씨앗'도 잊지 말고 들려보자. 이곳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설계한 놀이 공간으로, 안전을 위해 키 110cm를 기준으로 '유아 놀이방', '어린이유격장'으로 구분돼 있다. 특히 어린이유격장은 암벽타기, 미끄럼틀, 그물 오르기 등 유격활동을 즐기며 신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구들로 구성됐다. 풍성한 놀거리 덕에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공간이기도 하다.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퍼즐, 트릭아트, 영상 등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콘텐츠들로 꾸며져 반응이 좋다"며 "그간 3개월 시범운영을 토대로 아이들이 한 곳에만 너무 붐비지 않도록 공간 조정을 했고, 앞으로도 관람객의 반응을 반영해 전시물 교체 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날씨가 따뜻해지면 어린이박물관 바로 앞 광장도 다양한 문화 행사공간으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실 C구역 나라를 잃은 슬픔이란 독립운동 현장을 재현한 전시실에서 한 아이가 할아버지가 도르래를 이용해 태극기를 흔들리게 하자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실 C구역 나라를 잃은 슬픔이란 독립운동 현장을 재현한 전시실에서 한 아이가 할아버지가 도르래를 이용해 태극기를 흔들리게 하자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어린이박물관 D구역 고마운 친구, 유엔군 전시실 블록월에서 아이들이 유엔군으로 참전한 국가들의 국기를 블록으로 붙이는 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어린이박물관 D구역 고마운 친구, 유엔군 전시실 블록월에서 아이들이 유엔군으로 참전한 국가들의 국기를 블록으로 붙이는 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구역 평화의 씨앗 전시실 몸 튼튼 마음 튼튼과 어린이 유격장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구역 평화의 씨앗 전시실 몸 튼튼 마음 튼튼과 어린이 유격장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F구역 사랑하는 대한민국 전시실. 한 형제가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들으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F구역 사랑하는 대한민국 전시실. 한 형제가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들으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관람안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어린이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매일 7회씩 정해진 시간(오전 9시, 10시 20분, 11시 40분, 오후 1시, 2시 20분, 3시 40분, 5시)에만 입장 가능하다. 회 차당 관람인원도 100명까지 제한돼 있다. 3월 3일부터는 오전 9시, 10시, 11시, 오후 12시, 1시, 2시, 3시, 4시 5시로 9회 차로 추가 운영된다.

 

관람예약은 인터넷예약 70% 현장접수 30%로 이뤄진다. 인터넷예약은 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www.kidswarmemo.or.kr)에서 현장접수는 해당 회 차 입장시간 전까지 어린이박물관 안내데스크에서 티켓 발권을 하면 입장할 수 있다. 4세부터 10세까지 무료 관람.

 

◇ 편의시설

 

박물관 입구에는 개인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물품보관함과 어린이도서관이 있다. 엄마와 아기를 위한 공간 수유실, 미니카페도 어린이박물관 내 마련돼 있다.

 

◇ 교통 및 주차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11번, 12번 출구에서 도보 3분, 4호선 삼각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버스를 이용할 때는 110A, 110B, 740, 421, 용산03번을 타고 '전쟁기념관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된다.

 

주차는 최초 2시간까지 2000원, 2시간이 초과되면 30분당 1000씩 부과된다. 

 

◇ 식사

 

모든 전시실 내 음식물 반입은 금지돼 있다. 다만 어린이 관련 문화상품점과 야외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미니카페 등이 운영되고 있으니 이곳에서 간단한 식음료를 먹을 수 있다. 또 단체방문 시엔 어린이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도시락 공간이 제공되고 있다. 이용 시 미리 전화문의를 해야 한다.

 

◇ 인근 가볼만한 곳

 

아이가 조금 크다면, 어린이박물관 바로 옆 한국 전쟁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쟁기념관을 둘러봐도 좋다. 1994년 완공된 이 곳은 9000여 점의 전쟁 관련 기념물을 전시하고 있는 대규모 공간이다.

 

수많은 무기들을 전시하고 있는 전쟁역사실을 시작으로 6·25전쟁실, 해외파병실, 국군발전실 등에서 한국전쟁을 시작으로 세계로 파견돼 활약하고 있는 국군과 발전하는 군사 장비들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6·25전쟁실 내부에 위치한 전장체험실은 총소리 등 소음과 진한 화약 냄새를 체험하는 장소로 전투의 공포와 긴장감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관람 문의: 02-7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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