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목소리' 주인공 당신이 될 수도...
'그놈목소리' 주인공 당신이 될 수도...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5.03.10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펀딩] 실종,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실종, 솔직히 남의 이야기 아닌가요?’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실종아동 가족이 얼마나 아플지 충분히 알겠지만, 내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남의 이야기 같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장기 실종가족의 사연에 대해 옛날이야기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종은 극히 일부분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절대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옆에 함께 있던 내 아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면, 여러분의 심정이 어떨까요?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겠죠. 사리분별력을 잃고 아이의 이름을 울부짖을 것입니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악몽의 순간, 절대 발생하면 안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종아동 발생건수는 2만 1591건입니다.

 

우리는 실종 문제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잠시라도 실종을 경험해본 이들로부터 생생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헤어진 지 오래될수록 그 아픔은 더욱 커져간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도 짚어봤습니다.

  

지옥의 시간을 맛봤던 이들

 

# 경기도에 사는 이지원(40) 씨는 3년 전 한 대형마트에서 있었던 일을 잊지 못한다. 지금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아이가 없어져 찾아 헤맸던 그 잠깐의 순간을 말이다.

 

5살 된 아이의 손을 잡고 장을 보러 대형마트를 찾은 이 씨. 여느 때와 같이 남편은 카트를 가지러 간 사이, 이 씨는 장보기에 돌입했다.

 

잠깐 채소를 봉투에 담기 위해 아이에게 “엄마 채소 좀 갖고 올게. 잠깐만 여기 있어”라는 말을 남긴 게 실수였다. 1분도 걸리지 않는 그 시간. 채소를 담고 와 아이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 때부터 이 씨는 ‘지옥의 시간’을 맛보게 됐다. 사람과 카트로 뒤엉킨 대형마트 속에서 5살짜리 아이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식료품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선반들과 길목 사이사이가 마치 미로와도 같았다.

 

이 씨는 “뻥 뚫린 공간도 아니고 미로 같은 곳들을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시야가 가려지니까 아이를 찾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 사이를 거니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 슬로모션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몇 분을 헤맸을까. 아이가 사람들 사이에서 놀란 표정을 짓고 서있었다. 아이도 보이지 않는 엄마, 아빠를 찾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그 짧은 순간이 정말 길게만 느껴졌어요. 아동유괴사건을 다룬 영화 ‘그놈목소리’가 떠오르면서 ‘혹시 내 아이를 데려간 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이 씨 가족은 정말 한 순간에 아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경험했다.

 

# 다둥이맘 김예진(38·서울) 씨 부부도 같은 경험을 했다. 김 씨가 출근한 주말, 남편과 네 살이었던 큰 아이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지하광장으로 나들이를 갔다. 광장을 거닐고 근처 백화점에 들어가려다, 남편이 바닥에 무언가를 떨어트려서 주우려고 몸을 기울였다. 그러는 사이 아이가 사라졌다.

몇 초도 안 걸리는 그 시간인데, 아이가 어디로 갔을까. 백화점 입구에서 사라졌으니 백화점으로 들어갔나 싶어 미아 찾기 신고를 해 방송도 해보고, 지하광장도 샅샅이 둘러봤다. 30분을 넘게 헤매도 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실종 신고를 하기 위해 아이가 사라진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파출소로 향했다. 낙담한 그 순간, 아이가 파출소에서 경찰관들과 함께 된장찌개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 혼자 길을 헤매자, 한 시민이 파출소에 아이를 맡긴 것이다. 정말 다행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김 씨는 “원래 남편은 침착한 사람인데, 아이가 없어지자 정말 정신없이 찾아 헤맸다. 잠깐 뭘 줍는 그 몇 초 사이에 아이가 없어질 줄 누가 상상했겠느냐”며 “아이들은 부모들보다 자신이 관심 있는 쪽으로 따라 가다보니 이런 일도 발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가 눈앞에서 사라지는데 드는 시간은?

 

 

‘실종까지 걸리는 시간은 35초’ 한 어린이박람회에서 길을 잃은 한 아이를 발견한 주최 측 관계자들이 방송실에 미아찾기 방송을 요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실종까지 걸리는 시간은 35초’ 한 어린이박람회에서 길을 잃은 한 아이를 발견한 주최 측 관계자들이 방송실에 미아찾기 방송을 요청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아이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져 정신없이 헤맸던 경험을 가진 이들은 정확하게 안다. “아이가 사라지는 건 정말 잠깐 사이”라는 점을…. 실제 아이가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미국에서 벌어진 유괴 실험의 결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아동안전 전문가 케네스 우든의 실험에 따르면 아이가 부모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데 3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든은 1995년 한 공원에서 유괴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 참가한 부모들은 자신들의 아이가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아이들은 우든의 강아지에 관심을 보이며 35초도 안 돼 우든을 따라 공원을 나선 것.

 

잠깐 이웃과 이야기하는 시간, 휴대폰 문자를 답장하는 시간, 백화점에서 맘에 드는 옷을 보는 시간, 마트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시간…,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아이들은 영영 당신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국내 모 방송국 다큐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제작진이 20여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낯선 사람이 ‘엄마가 데리고 오라고 한다’ 등의 이유로 접근하자,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1~2분 사이에 처음 보는 차량에 올라탔다. 유괴나 실종이 특정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 12월말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실종아동 발생건수는 2010년 2만 6984건, 2011년 2만 8099건, 2012년 2만 7295건, 2013년 2만 3089건, 2014년 실종아동 발생건수는 2만 1591명으로 2011년 이후로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매년 2만 건 넘은 실종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예 찾지 못한 아동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실종아동 미발견건수는 2010년 38건에 불과했지만, 2011년 39건, 2012년 143건, 2013년 203건, 2014년 490건으로 5년 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고통, 얼마나 클까?

 

 

잠깐의 이별이 평생의 이별이 될 수도 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찾기 위해서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잠깐의 이별이 평생의 이별이 될 수도 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찾기 위해서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소중한 자식을 찾지 못한 부모의 고통은 어떨까? 잠깐이라도 눈앞에서 아이가 사라졌던 경험을 가진 부모들은 한결같이 “지옥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누군가는 평생 동안 지옥을 맛보며 살아가고 있다.

 

“차라리 죽었으면 흔적이라도 알고 가슴에 묻겠지만 죽었다는 소식도 없는데, 어떻게 자식을 포기하겠어요? 우리 아들을 못 찾고 죽으면 어떻게 하나 그 생각만 하면 견딜 수가 없어요.”

 

아들 이정훈(당시 4살) 군을 찾아 42년을 떠도는 전길자(69) 씨의 말이다. 전 씨와 같은 실종아동의 부모들은 깊은 상실감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 이 같은 부모들의 심리 상태는 한 연구 보고서에 자세히 나와 있다.

 

2012년 보건복지부와 보건복지부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의 ‘실종아동 부모의 심리적 지원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 개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실종아동 부모들은 상실감이 지속되는 심리적 특성을 나타냈다. 자녀가 사망한 부모들은 큰 상실감을 느끼긴 하지만, 다시 아이가 돌아온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지 않기에 상실감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자녀를 찾지 못한 부모들은 자녀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스스로 키워나가며, 자녀의 실종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상실감을 완전히 회복할 수 없다. 특히 희망과 절망의 기분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아이를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가다가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실망하고 절망하게 된다.

 

실종된 아동이 감당해야 할 심리적 충격도 상당하다. 실종아동전문기관의 학술세미나 자료(2007)에 따르면 실종으로 인해 원가정에서 이탈된 아동들은 정상적인 발달이 이뤄져야 할 성장기임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양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특히 아이나 부모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갑작스런 헤어짐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리적·정서적 충격을 야기한다.

 

비록 단기간의 헤어짐일지라도 부모와 떨어져 격리되는 경험은 아이에게 극도의 불안감이나 분노,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심한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킨다. 어린 아이일수록 부모와 생이별한 경험은 아이의 올바른 성격 형성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건수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실종아동찾기센터 팀장은 “자식을 찾는 부모 마음은 포기가 안 된다. 오래 전 아이가 실종된 부모일수록 포기가 되고 마음이 안정될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세월이 가도 끝까지 찾고 싶어 하고 심적인 고통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형 코드아담제, 작년 7월부터 시행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종 및 유괴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른들을 대상으로하는 교육도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의 교육 모습.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종 및 유괴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른들을 대상으로하는 교육도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의 교육 모습.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실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아이가 부모의 품을 벗어나지 않도록 아이를 잘 지켜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관, 기업, 부모들의 노력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

 

정부는 한국형 코드 아담(Code Adam) 제도인 ‘실종예방지침’을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코드아담’은 실종아동이 발생했을 때 대형마트나 백화점, 놀이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종 발생 초기단계에 아이를 조속하게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1981년 미국 플로리다 시어스 백화점에서 실종된 아담 윌시(당시 6세) 군이 보름 뒤 살해된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미국 월마트에서 처음 시행됐다.

 

이를 모토로 정부는 지난해 1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지난해 7월 29일부터 일정 규모 이상을 갖춘 다중이용시설(2014년 7월 기준 1670개소 시설 해당)이 실종예방지침을 지키도록 했다.

 

이 지침을 보면 다중이용시설은 시설 내에서 실종아동이 발생한 즉시 시설의 출입문을 통제한 후 시설 자체 인력과 장비를 활용해 수색을 실시해야 한다. 자체 수색 이후에도 아동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1차 200만원, 2차 300만원, 3차 400만원)가 부과된다.

 

실제 코드 아담 시행 이후 실종아동이 발생하는 건수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코드 아담 시행 후 3개월 동안 시설 내 실종발생 경보는 총 246건이 발령됐다 시설 내 자체수색으로 실종아동을 찾은 경우는 216건, 경찰과 합동수색으로 실종아동을 발견한 경우는 30건이었다. 단 한건도 놓치지 않았다.

 

시설 내 경보 발령은 유원시설이 99건, 대규모 점포가 9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지역축제 44건, 박물관 및 미술관 4건, 도시철도 역사 3건, 전문체육시설 1건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점포와 유원시설에서는 실종자 발견까지 평균 30분가량 소요됐다. 지역축제장 등 개방형 시설에서는 44건의 경보가 울렸었는데, 이중 39건이 경찰 신고까지 이어졌으며 발견까지 평균 3시간 이상 걸렸다.

 

“기업들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박람회나 축제, 행사 등에서는 미아방지를 위한 대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미아방지를 위한 밴드를 손목에 차고 있는 아이.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박람회나 축제, 행사 등에서는 미아방지를 위한 대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미아방지를 위한 밴드를 손목에 차고 있는 아이.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실종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선 관련 기업들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이마트의 경우 실종예방지침이 시행되기 전부터 ‘옐로우 알람(Yellow Alarm)’ 제도를 자체적으로 실시해왔다. 마트 내 미아신고가 들어오면 경보를 발령하고 각 출입구를 봉쇄해 아이를 수색하고 있다. 또한 매장 내 5분 간격으로 안내방송을 실시하며, 실종아동 발생 10분이 경과해도 아이를 찾을 수 없을 경우 경찰서에 신고한다. 이는 현재 실종예방지침에 의거해 시행되고 있다.

 

롯데월드는 직원들이 지켜야 할 매뉴얼에 미아 발생 대처 방법 등을 포함시켜 미아 발생 시 자체적인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혼자 있거나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할 경우 직원이 아이와 함께 발견 장소에 서서 부모를 기다리면서 아이를 보호하고 있음을 관련 부서에 전달한다.

 

롯데월드 홍보팀 관계자는 “부모들이 아이가 없어진 걸 알면 없어진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 경우 부모와 아이가 만날 가능성이 높다”며 “일정 시간 아이를 데리고 서 있어도 부모가 오지 않으면 미아를 보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모로부터 실종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는 무전기를 소유한 150명가량의 직원들에게 아이의 정보가 전달된다. CCTV를 모니터링하는 직원들은 롯데월드 내 300여개의 CCTV를 통해 아이 수색에 나선다. 또한 놀이기구를 타기위해 대기하는 곳의 정보모니터 화면에도 아이에 대한 인상착의가 자막으로 띄워져 직원은 물론, 대기 손님에게도 고지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마트나 백화점과 달리 놀이공원은 게이트가 있어서 아이가 혼자 밖으로 나가는 경우는 없다. 내부에서 아이를 찾는 데, 보통 5분에서 10분 내외가 걸린다”고 말했다.
 
베이비페어, 유아교육전 등 부모들이 많이 찾는 박람회에서는 부모 연락처, 미아보호소 위치 등의 정보가 담긴 목걸이나 팔찌를 제공해, 아이에게 착용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육아나 교육에 특화된 박람회가 아닌 곳에서 미아방지 목걸이나 팔찌를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종을 예방하는 첨단 제품을 개발한 기업들도 있다. 아이의 위치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아방지 전용 스마트밴드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출시한 기업도 있고, 아이가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알람이 울려 아이가 사라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은 기업도 있다.

 

부모들을 위한 실종예방 팁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실종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예방대책을 미리 알아두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실종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예방대책을 미리 알아두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정부와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부모 자신의 노력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단 한순간이라도 아이를 시선에서 놓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실종예방교육 자료를 보면 부모들은 아이의 실종을 대비해 아이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아이가 실종돼 당황할 경우 아이의 특징이 기억나지 않을 수 있으니 아이의 눈 모양, 얼굴색, 수술 자국, 점 위치, 흉터 등 아이의 신체적 특징을 적어둔다. 항상 아이가 그날 입은 상의와 하의, 모자, 신발, 안경, 치아 교정기 등을 파악하며, 6개월에 한 번씩은 아이의 얼굴 사진을 찍어둔다.

 

나중에 아이를 찾을 때 필요할 수 있으니 아이의 치과 기록과 엑스레이 사진을 보관하며, 아이의 DNA 견본도 보관해둬야 한다. 아이가 사용했던 칫솔이나 아이 혼자 한 달 이상 사용한 빗, 붕대나 밴드에 묻은 아이의 마른 피 등에는 아이의 DNA가 남아있다. DNA 견본은 공기 중에 말려서 갈색 봉투에 넣어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건조한 곳에 보관하면 6~7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집 안이나 집 근처에서 아이가 실종됐을 경우에는 아이가 갔다 오겠다고 한 곳, 평소에 자주 놀던 곳, 친구 집과 놀이터, 공원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실종됐을 때는 왔던 길을 되짚어 걸어가며 아이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제자리에 서서 구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바로 찾지 못할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안내 데스크나 미아보호소 등을 찾아가 인상착의 등을 말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아이를 찾지 못한다면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국번 없이 182)로 전화해야 한다.

 

또한 미아방지를 위한 사전등록제도를 통해 아이의 정보를 등록하고 보관하는 게 좋다. 사전등록제도는 아이가 실종됐을 때를 대비해 미리 경찰에 지문과 얼굴 사진, 기타 신상 정보를 등록하고 실종 시 등록된 자료를 활용해 신속하게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는 만 18세 미만 어린이를 비롯해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과 치매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인터넷(www.safe182.go.kr)을 통해 직접 등록하거나 가까운 경찰서 등에 방문해 등록할 수 있다.

 

“경찰신고, 30분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

 

이건수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실종아동찾기센터 팀장은 “사전지문등록 시스템으로 예방효과를 거두고 있고, 치매환자는 치매 인식표 등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모두가 실종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소 부모들은 아이들이 길을 잃었을 때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도록 하며, 부모님 이름과 전화번호를 생각할 수 있게 외우고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명대학교 이성용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다른 아이가 실종되는 사례들에 대해 실종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들은 행동 패턴이 변화무쌍하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늘 아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코드아담제도의 발단이 된 ‘아담 윌시’의 실종 사건도 몇 초 정도 사이에 발생했다”며 “아이가 없어졌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에 빨리 도움을 요청하며 실종 사실을 전파하는 것이다. 실종아동법 내부 매뉴얼을 보면 다중이용시설이 자체적으로 수색을 하고 30분 내에 아이를 못 찾으면 경찰로 넘어가야 하는데, 급한 경우 30분을 기다릴 필요 없이 3분 이내라도 신고하고 아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종 유괴 예방수칙. ⓒ실종아동전문기관
실종 유괴 예방수칙. ⓒ실종아동전문기관

 

 

**기자말

 

경찰서 앞 게시대에 붙은 ‘실종아동을 찾습니다’ 벽보를 주의 깊에 본 적이 있으신가요? 길거리에서 실종아동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나눠주는 부모들의 눈빛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이 ‘실종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실종아동 문제를 외면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는 실종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실종아동 문제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부모와 사회, 기업 모두가 함께 힘을 보태 실종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저희는 실종아동 문제의 현실을 알리고 예방하는데 계속 초점을 맞춰 나머지 기사를 써나갈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소중한 후원금은 실종아동 가족들이 준비하고 있는 연극 ‘I want to go back’(아이 원츄 고우 백)이 첫 무대를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쓰입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계속해주시길 바랍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 보도자료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