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해결! 열쇠는 진심이었습니다
층간소음 해결! 열쇠는 진심이었습니다
  • 기고 = 탁온유
  • 승인 2015.03.23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밥과 손 편지로 사과 전해…좋은 이웃으로

[연재]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국토교통부와 알집매트 후원으로 이웃간의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는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층간소음 down 이웃행복 up 층간소음 줄이기 캠페인을 연중기획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독자들이 직접 이웃과의 층간소음 갈등을 원만히 해결한 사례를 접수받아, 층간소음의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층간소음을 원만히 해결한 독자들의 이야기를 싣는다.

 

층간소음! 자칫 이웃간의 싸움이 되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그런 문제는 쉽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 ⓒ탁온유
층간소음! 자칫 이웃간의 싸움이 되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그런 문제는 쉽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 ⓒ탁온유

 

저희 집엔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꿈이 아들과 발레리나가 장래희망인 딸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말려도 집에서 뛰는 건 물론이고 엄마, 아빠 눈을 피해 공도 차고, 점프도 하고 아주 가관이죠. 아무리 조용히 하라고 어르고 달래도 소용이 없는 까마귀고기를 먹은 남매입니다.

 

다행히 오래된 아파트이고 아랫층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는데 늘 '아이들이 그럴수도 있지, 우리도 손주들 놀러오면 정신이 없어요'라며 이해해 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살던 아파트의 전세가 만기되고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골치아픈 일이 생겼습니다. 2층으로 이사를 했고, 알아보니 우리 아랫층엔 어린이집이 들어온다고 해서 층간소음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나보다 했는데 문제는 다른곳에서 터졌죠.

 

층간소음 문제가 위, 아랫층 사이에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더군요. 옆집과도 벽하나 사이에 있으면 얼마나 시끄러울지 미처 생각 못한거죠.

 

우리 옆집엔 세살짜리 여자아이와 태어난지 백일도 안된 아기가 있는 부부가 이사왔어요. 저도 아이를 키워봐서 알지만 갓난아이가 잠 안자고 칭얼대면 그것만큼 엄마를 힘들게 하는게 없잖아요. 겨우 애를 재워놨는데 옆집에서 쿵쿵거리고 웃고 떠드는 소리가 나서 애가 깨면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하겠어요.

 

하루는 낮시간에 애들이 집에 있는 베개를 모두 꺼내 거실에 깔아놓고 징검다리 놀이를 하더군요. 둘이서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깔깔거리고 웃겨서 뒹굴고요. 그런데 '띵동~~' 초인종 소리. 택배가 왔나보다 하고 문을 열었더니 머리를 질끈 묶고 아주 피곤해 보이는 젊은 여자였어요.

 

"저, 옆집 사는 사람인데요. 계속 참았는데 더이상 못참겠어서 왔어요."

 

"네? 뭘요?"

 

"애들이 너무 뛰고 떠들어서 저희집에 신생아가 있는데 잠을 못자요. 저도 애들 키우니까 이해하려고 했는데 애가 하도 울고 잠을 못자서 저도 죽겠어요. 좀 애들 조용히 해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죄송하다. 낮이라서 괜찮을줄 알았다"하고 문을 닫고 나서 애들에게 "내가 이럴줄 알았어. 좀 조용히 해!"하고 소릴 질렀죠.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서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있잖아. 옆집에서 시끄럽다고 쫓아왔어. 근데 낮인데 뭐 쫓아오기까지 하는지... 이사 잘 못 왔나봐"라고 했더니 남편이 "오죽했으면 왔겠어. 나도 밤에 잘 때 누웠있으면 옆집 애가 얼마나 우는지... 첨에 짜증났는데 저 엄마 진짜 힘들겠다 싶더라. 애 어릴때 힘든거 당신도 알잖아"라고 답했습니다.

 

그러고보니 갑자기 큰 애 어릴 적 생각이 났어요. 밤낮이 바뀐 애가 밤마다 얼마나 우는지 겨우 재워놓으면 작은 소리에도 다시 깨서 울고, 거의 한 달 이상을 밤에 2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던 그 때는 정말 애고 뭐고 다 내팽게치고 도망가고 싶었죠. 잠은 커녕 밥도 제대로 앉아서 먹어본 적 없고, 샤워도 1분도 안돼서 물 뚝뚝 흘리며 정신 없이 하고 나오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 시절입니다.

 

'그래, 얼마나 힘들면 살려달라고 했겠어'라고 생각하며 갑자기 옆집 애기엄마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냉장고를 뒤져 재료를 꺼내 김밥을 말았습니다. 김밥을 예쁘게 말면서 애들에게는 옆집 아줌마께 죄송하다고 편지를 쓰라고 시켰죠.

 

나란히 앉아 스케치북에 하트도 그리고, 애기도 그리고 죄송하다는 편지도 쓰는 우리 아이들. 김밥을 썰어 찬합에 예쁘게 담아서 아이들 데리고 옆집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내가 내미는 찬합과 아이들이 "죄송합니다"하면서 내미는 편지에 옆집 아줌마는 당황해하고, 미안해 했습니다. 그날 저녁에 옆집 부부가 케이크상자를 들고 찾아왔어요.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첨에는 이사 잘못왔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이웃 만난것 같다고요.

 

그 후로 우린 반찬도 나눠먹고, 아이들 장난감도 물려주는 좋은 이웃이 됐습니다. 층간소음! 자칫 이웃간의 싸움이 되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그런 문제는 쉽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

 

*베이비뉴스가 진행하는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에 당선되신 분들에게는 선물로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알집매트를 보내드립니다. 공모전 참여 안내는 베이비뉴스 카카오스토리채널(http://kakao.ibabynews.com)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