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여성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요?
미혼여성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요?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5.05.29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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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함께 일 포기하게 만드는 대한민국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모짜르트홀에서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근본적 해법의 모색-고용 교육 주거의 문제를 중심으로'한 저출산 대책 토론회에서 학부모, 고등학생,경력단절 취업모, 가족친화 기업대표자, 학계 교수,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제2주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모짜르트홀에서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근본적 해법의 모색-고용 교육 주거의 문제를 중심으로'한 저출산 대책 토론회에서 학부모, 고등학생,경력단절 취업모, 가족친화 기업대표자, 학계 교수,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제2주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미혼여성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요? 결혼한 여성들의 현실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혼한 여성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일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현실이라면 미혼여성들은 결혼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인 김교원 씨는 29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개최된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근본적 해법의 모색’ 토론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10년 전 캠퍼스 커플로 결혼한 김 씨. 일에 대한 욕심이 컸던 만큼 일과 가정 모두를 잘 지켜나갈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김 씨는 “결혼을 하고 맞벌이 부부로 두 자녀를 키우면서 결혼에 대한 기대감은 바로 무너졌다. 남편은 항상 야근으로 자정에 파김치가 돼서 돌아왔고, 전 퇴근시간에 맞춰 아이를 보기 위해 전속력으로 질주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아이를 낳은 후 엄마라는 현실의 벽은 일명 ‘독방육아’를 하게끔 만들었다. 맞벌이 부부였음에도 근무 여건상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잦은 남편을 대신해 육아는 오롯이 김 씨의 몫이었다. 

 

김 씨는 “경제적인 부담이 커서 일을 그만둘 수도 없었다. 고군분투하면서 일하는 엄마로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결국 몸까지 안 좋아져서 일을 그만둬야 했다. 한국사회에서 일하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 개인의 생명과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며 “저 뿐만이 아니라 고학력에, 대기업에 다니던 다른 엄마들도 회사를 그만두고 있었다. 아까운 여성인력들이 일할 수 없는 환경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런 구조적인 요인은 하나도 손대지 않고 여성들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구하라는 정부 정책을 보면서 좌절하기도 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등의 정책이 공무원만 사용하는 정책이 아닌, 많은 수요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 씨의 이야기에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저출산 대책으로 대표되는 출산전후휴가나 육아휴직은 여전히 여성에만 국한돼 있고 그마저도 배려 좀 한다는 회사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아빠의 달, 배우자 출산휴가 등 남성의 육아 참여를 위한 정책들도 마련돼 있지만, 남성의 육아휴직률은 전체의 3%에 불과한 수준이다. 일가정양립 정책은 오롯이 공무원을 위한 정책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이유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체계적인 아이 돌봄을 위해 시행되는 보육정책도 생애 주기적으로 보면 굉장히 짧은 주기의 정책에 그쳐있다는 지적이 높다. 유아기 이후의 보육, 교육 정책의 부재는 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저출산 대책, 일가정양립 정책은 보다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여성 중심의 일가정양립 정책을 남성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평등 관점에 기반한 일가정양립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추진을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여성, 노동 시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온 정책의 범주를 확장시킴과 동시에 남성, 가족의 영역을 주요 정책 범주로 포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연하듯 여겨지는 장시간근로문화를 해결해, 가정에서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선임연구위원은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일가정양립 정책으로 확대돼야 한다. 육아휴직 후 취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육서비스의 안정적인 지원, 유연근무제를 통한 일가정양립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원장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의 수혜 계층을 보면 정규직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여건이 괜찮은 집단에 정책의 혜택이 편중돼 있다. 급증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이러한 보육과 양육에 관련된 정책은 아직도 거리가 먼 이야기이며, 생산직, 소규모 영세업체 근로자들은 제도의 혜택을 보장받기 어렵다”며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지위에 있든 영유아기의 아이들에게 온전한 삶의 토대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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