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기 무서워" 임신부들 자가 격리
"병원 가기 무서워" 임신부들 자가 격리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5.06.10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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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임신부 환자 가능성 제기되면서 불안 고조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앞 임시 격리 진료소 앞을 한 임신부가 배 위에 손을 얹고 보호자들과 함께 지나가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앞 임시 격리 진료소 앞을 한 임신부가 배 위에 손을 얹고 보호자들과 함께 지나가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메르스 사태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22일째 메르스 사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메르스 확진 환자와 격리 환자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뱃속 태아를 지켜내야 할 임신부들은 가장 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일 국내 첫 임신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신부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달 중순 출산을 앞둔 40대 임신부 A 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하던 중 14번 메르스 환자가 머물던 응급실을 찾았다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삼성서울병원의 자체 검사 결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10일 보건복지부는 이 임신부에 대한 2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재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상태지만, 임신부도 더 이상 메르스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에 일부 임신부들은 병원 정기검진을 미루고 병원 방문을 자제하는 등의 자체 조치를 취하며 메르스 감염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임신부는 “이번 주가 28주라 입체초음파가 예약돼 있지만, 메르스 때문에 불안해서 진료 일정을 취소했다. 뱃속에서 아기를 잘 품고 조심하는 게 중요하지, 괜히 병원에 갔다가 잘못되면 큰일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임신부는 “입덧으로 거의 음식을 먹지 못한다. 원래 임신부는 면역력도 약한데, 음식까지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상태라 병원 방문이나 바깥 외출이 꺼려져 집 밖으로 한발자국도 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부인과 병원 진료를 취소하는 임신부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산부인과 병원 관계자는 “이미 검진 예약을 해놓은 거라 그냥 오시는 경우도 있지만, 메르스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거나 불안하다며 문의 전화를 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임신부들의 염려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임신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있는 만큼 다른 임신부나 환자들과 접촉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면역력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질병 감염에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되면 임신부 건강뿐 아니라 태아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메르스에 감염되면 주요증상으로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임신부는 다른 사람에 비해 폐기능 감소에 의한 저산소증이나 면역기능이 감소해 심각하면 태아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제일병원은 메르스 관련 임신부들의 행동지침을 발표하고 “임신부는 폐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산소증과 면역기능 감소로 각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일반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감염 예방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열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는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은 감기나 독감인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고열이 태아의 신경손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세계적으로 공인된 메르스 예방을 위한 백신과 치료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외국 사례를 보면 조기진단 되는 경우 보조적 치료에 의해서 치료경과를 양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보조적 치료에는 항바이러스제제, 면역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인터페론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교수는 “항바이러스 제제는 임산부 취급 위험약물로 분류되고 있지만, 외국 사례 논문을 취합할 때 임신 중기, 후기에 투약할 경우 태아에게 위해가 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며 “보조적 치료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교수는 “임신부의 메르스 예방법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 씻기 자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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