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 육아, 부드러움만이 능사는 아니다
존중 육아, 부드러움만이 능사는 아니다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5.08.17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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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할 때는 분명히, 혼낼 때에는 엄하게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젊은 엄마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운 네 살, 미친 다섯살"이라며 한창 폭풍 성장하는 시기. 한창 자아가 강해질 때입니다. 온갖 땡깡을 부리고 뭐든 자기가 하겠다고 난리입니다. 잠깐 한눈 파는 사이 장난치다가 물을 엎지르기도 합니다. 밥 먹으라고 몇번이나 불러도 거실 바닥에 드러누워 TV만 보고 있습니다. 저 또한 평소에는 그다지 언성 높일 일은 없지만 아이가 부모의 말을 못 들은 척 하거나 고집을 부릴 때에는 무조건 부드러운 육아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한창 책이나 ​TV 삼매경, 장난감 놀이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 부드럽게 "밥 먹어" "이것 좀 치워"라고 하면 왜 재깍 반응하지 않을까. 결국 언성을 높이고 화를 내고 나서야 움직이는 걸까. 이는 인간의 뇌가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에는 언어보다 오히려 표정과 목소리, 제스쳐, 분위기 등 비언어적인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에는 주변의 말은 한낱 소음일 뿐, 뇌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번 불러서 즉시 대답하지 않는다고 "너는 늘상 왜 그래?" 잔소리를 끝없이 늘어놓기보다 우선 하던 일부터 멈추게 하거나 엄한 목소리로 아이의 주의를 끌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를 나무랠 때, 잘못을 지적할 때, 뭔가를 지시할 때에는 짧고 솔직하면서 명료하게 말해야 합니다. 아이가 잘 몰라서 실수했을 때에는 덮어놓고 혼내지 말고 "이건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부드럽게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너는 그 나이가 되도록 그것도 몰라?" "아빠 말이 안 들려!" "한번 더 그러면 맞을 줄 알아" 등으로 아이를 빈정거리거나 위협조로 말하는 것은 되려 역효과만 납니다. 특히 "너는 커서 도대체 뭐가 될래?" "누구 닮아 그 모양이야?" "너가 그러면 그렇지" 라며 아이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은 아이의 반감만 부를 뿐이며 그게 쌓이고 쌓이다보면 심지어 마음 속에 복수심을 키우기도 합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자부하는 마음"을 가리키는 자존감은 살아가는데 일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마음, 자기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삶, 자신감, 추진력, 카리스마, 유연한 대인관계 등 모든 것이 바로 자존감에서 나옵니다. 단순히 똑똑한 것만이 아니라 자존감이 높아야 성공할 수 있으며 자존감이 낮을수록 소극적이고 의기소침해집니다. 그리고 이 자존감은 성장기에 부모를 통해 형성됩니다.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가 아이를 으쓱하게 만들기도 하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가부장 문화와 권위주의 속에서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소유물로만 여기다보니 아이의 감정을 살피고 존중하기보다는 함부로 대하는 것이 우리 아빠들의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이는 우리 역시 대부분 어린 시절에 부모님의 비난과 훈계, 윽박을 듣고 자랐기에 부모가 된 뒤에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옆집 아이는 엄마, 아빠 말도 잘 듣는데 우리 애만 왜 저럴까 생각하는 대신, 내가 평소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가 먼저 아이를 존중해야 아이도 나를 존중해 줍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 말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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