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양희석의 육아픽
여름휴가엔 항상 시골에 계신 부모님댁을 갑니다. 요즘은 놀자가 먼저 “옥계(부모님이 계시는 동네 지명) 언제가?”라는 말을 하죠.
그해 여름 휴가는 온 가족이 모여 대관령에 놀러갔습니다. 겁이 많은 놀자는 물놀이장이 있는 워터파크에서는 물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심지어 튜브타고 노는것도 못하더군요- 재미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워터파크에서의 시간을 마치고 근처의 놀이시설에서 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중 행글라이더 모양의 기구를 타고 공중에서 움직이는 기구가 있더군요.
모든 여성 어른들은 겁이 나서 타기를 포기했던 그 기구를 놀자가 타보겠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그 놀이기구를 타던 놀자. 무서움에 할아버지의 팔을 꼭잡고 놓지 않지만 타던 내내 그 즐거워 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심지어는 한번 타보고는 또 타보고 싶다고 칭얼대던 놀자였습니다.
놀자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도 재밌게 놀던 깊이의 물에서도 무서워 하던 주제에 불안하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행글라이더 기구는 무서워 하지 않는 놀자.
놀자의 머릿속에 너무나 궁금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머릿속의 호불호는 어른들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면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진가 양희석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사진임을 깨닫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사진기자로도 일했으나 2006년부터 프리랜서로 밥벌이와 사진 작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2009년 '놀자'가 태어나자 하는 일에 '육아'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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