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데이'에 태어난 둘째, 크리스마스가 백일
'고백데이'에 태어난 둘째, 크리스마스가 백일
  • 칼럼니스트 추주형
  • 승인 2015.10.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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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터울로 연재 동생 연걸이가 태어났어요

 [연재] 추주형의 명랑가족 창조기


2015년 9월 17일 사진. ‘고백데이’에 둘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둘째 연걸이 출생 직후 모습입니다(좌). 출생 몸무게 3570g, 키 49.5cm, 머리둘레 35cm, 가슴둘레 34.5cm. 엄마 김혜미 출산 직후 모습입니다(우). 서너 시간 진통하던 중 출산이 임박했다며 아빠를 나가라 한 의료진이 10분도 안 돼 다시 부르더군요. “탯줄 자르세요.” 엄마 김혜미에게 그 10분은 얼마나 길었을까요? 결과적으로, 자연분만이었는데도 아이를 낳은 건가 싶을 정도로 건강한 엄마 김혜미를 보며 아빠도 기뻤습니다. ⓒ추주형
2015년 9월 17일 사진. ‘고백데이’에 둘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둘째 연걸이 출생 직후 모습입니다(좌). 출생 몸무게 3570g, 키 49.5cm, 머리둘레 35cm, 가슴둘레 34.5cm. 엄마 김혜미 출산 직후 모습입니다(우). 서너 시간 진통하던 중 출산이 임박했다며 아빠를 나가라 한 의료진이 10분도 안 돼 다시 부르더군요. “탯줄 자르세요.” 엄마 김혜미에게 그 10분은 얼마나 길었을까요? 결과적으로, 자연분만이었는데도 아이를 낳은 건가 싶을 정도로 건강한 엄마 김혜미를 보며 아빠도 기뻤습니다. ⓒ추주형

 

2015년 9월 17일(목) 13시 58분, 연재 동생 연걸이가 태어났어요. 이번에도 자연분만이에요. 첫째 아이와 다른 점은 담당의사 제안으로 유도분만을 시도했다는 거예요. 거대태아라서 예정일까지 기다리면 제왕절개 가능성을 많이 열어둬야 한다더군요.


예정일(9월 25일)보다 일주일 정도 빠르긴 했지만, 조산이 아닌데다 정상적인 만삭 분만이니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남편으로서 아내가 겪을 출산의 고통을 줄이는 건 반길 일이니까요.


몇몇 지인들은 연걸이 출생일(9월 17일)이 ‘고백데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9월 17일 고백을 하여 교제를 시작하면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이 정확히 100일이 되기 때문이라고요.


각종 ‘~데이’에 별 관심이 없던 터라 가벼이 여겼는데, 취지를 알고 난 뒤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저를 발견했답니다. 위생관념이나 보건의료시설 상태가 나아져 백일의 중요성이 낮아졌다지만, 아비로서 내 아이가 ‘꽉 찬 숫자’ 백일을 넘기는 것에 대한 기대는 여전한가 보네요.


◇ 네 살 터울 ‘어깨깡패’


2015년 9월 17일 사진. 첫째 연재가 동생 연걸이를 보러 병원에 왔습니다. 신생아실 문 앞에서 동생을 애태워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몸을 배배 꼬다가(좌), 손소독도 하고(중), 결국 앉아서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우). ⓒ추주형
2015년 9월 17일 사진. 첫째 연재가 동생 연걸이를 보러 병원에 왔습니다. 신생아실 문 앞에서 동생을 애태워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몸을 배배 꼬다가(좌), 손소독도 하고(중), 결국 앉아서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우). ⓒ추주형


몸무게 3570g, 키 49.5cm, 머리둘레 35cm, 가슴둘레 34.5cm.


형님인 연재보다 무겁지만 키는 작게 태어난 아우 연걸이. 하긴, 연재 키가 제법 크긴 했으니 연걸이 키가 굳이 작은 건 아닙니다. 머리둘레와 가슴둘레는 형님 연재처럼 소아발육표준치 이상이네요. 요즘 말로 둘 다 ‘어깨깡패’라 부를만한데, 넓은 어깨에 더해 머리마저 크니 멋스럽게 빛날지는 의문입니다. 요즘 대세는 작은 얼굴이니까요. 어깨가 넓고 머리도 크다니, 갑자기 사상의학에서 분류한 태양인 모습이 떠오릅니다. 둘 다 짱구인 것도 특징입니다. 실제 체질이 어떨지는 모르죠.


무엇보다 네 살 터울인 게 마음에 쏙 듭니다. 남녀 궁합을 말할 때 네 살 차이(삼합)라면 좋다고들 하잖아요. 제 아내와 저도 네 살 터울(37, 33살)이고, 제 두 아들(5살, 1살)도 서로 네 살 터울이니 그저 좋을 따름입니다. 우리 부부와 아이들도 서로 간에 삼합(돼지띠, 토끼티, 양띠)이고요.


어쩌다보니 사주에 궁합까지 명리학도 나오고, 사상의학도 나왔습니다만, 그래봐야 ‘창호지 지식’입니다. 흥미가 있을 뿐 문자 그대로 문외한이지요.


육아도 문외한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와 제가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즐거운 것이지, 아동 특성과 연령별 역학관계 등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체계적인 육아를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관련 지식이 짧고 좁으니까요. 그래서 그 실수와 웃음의 과정들을 소개하고 보존할 수 있는 이 육아칼럼은 우리 가족에게 매우 소중합니다.


◇ 출산 시간 10여분, 서로 다르게 흘러간 시간


2015년 9월 24일 사진. 첫째 연재가 동생 연걸이를 안았습니다. 동생이 나오니까 많이 좋다고 하는 형 연재입니다(좌). 형 연재와 동생 연걸이의 눈이 마주칩니다(중). 밝게 웃습니다(우). ⓒ추주형
2015년 9월 24일 사진. 첫째 연재가 동생 연걸이를 안았습니다. 동생이 나오니까 많이 좋다고 하는 형 연재입니다(좌). 형 연재와 동생 연걸이의 눈이 마주칩니다(중). 밝게 웃습니다(우). ⓒ추주형


엄마 김혜미는 둘째 아이도 순산했습니다. 서너 시간 진통하던 중 출산이 임박했다며 아빠를 나가라 한 의료진이 10분도 안 돼 다시 부르더군요. “탯줄 자르세요.”


엄마 김혜미에게 그 10분은 얼마나 길었을까요? 당일 물었을 때는 그저 ‘지옥을 봤다’, ‘힘주던 때의 기억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니 묻지 말라’던 아내가 이젠 웃으며 말하니 행복합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10분보단 길었던 것 같은데?’ 정도로 유쾌하게 받아주는 여유가 아내에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당시 사진을 보며 ‘붓기도 없어 너무 애 낳은 것 같지 않다’고 의아해 합니다. 자연분만이었는데도 아이를 낳은 건가 싶을 정도로 건강한 아내를 보면 저도 기쁨이 넘칩니다. 하지만, 사진 속엔 그 장면의 체취와 소리를 경험한 이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진한 희노애락이 있습니다. 이해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죠.


물론, 신생아 육아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루 열 번씩 수유에, 거의 매 시간마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시키랴, 길어야 두어 시간씩밖에 잠들지 못하니, 매우 예민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출산의 고통에 비할까요. ‘알’을 언제 깨고 나올지, 혹시 양수가 일찍 터져버리진 않을지, 엄마와 아이의 생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압박감까지 겹치면 지금의 신생아 육아는 소동이라 할지언정 행복한 비명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첫째아이와 둘째아이와의 첫 대면식을 소개합니다. 첫째아이의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엄마아빠의 노력을 담습니다.


*칼럼니스트 추주형은 한때 기자였고, 기자를 글쟁이가 아닌 정보쟁이라고 말한다. 학부 및 석사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행정 조직으로 이직했고, 사회복지 법제와 정책, 언론홍보와 단체 간 협력을 주요 업무로 오래 다뤘다. 언론과 사회복지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이자 네트워크의 일부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고 말한다. 지금은 용기를 내 육아휴직 중이다. 부부 사회복지사로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베이비뉴스 칼럼 연재를 통해 고민하며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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