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은 잠시 잊고, 그냥 푹 빠져보자
노벨상은 잠시 잊고, 그냥 푹 빠져보자
  • 기고 = 김혜준
  • 승인 2015.11.12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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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쟁 문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시작된다"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사)함께하는아버지들 김혜준 대표


과학의 어머니는 대장(大腸)이 아닐까? 평소 소화기가 신통치 않아서 새로운 유산균 제품이 나오면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불량 소화기관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나는 꽤 과학적인 사람으로 성장했다. 매일같이 변기에 앉아서 과학적 추론을 하니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식의 과학적 추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한국에 과학이 일상화돼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매년 찬바람이 불 때면 과학과 관련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곤 한다. 바로 노벨상 수상자 소식이다.


그 소식이 안타까운 이유는 노벨상 수상자에 한국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사실을 대하는 언론과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한결같이 노벨상을 못 받아서 안달복달하는 정서를 깔고 있으니 말이다.급기야 기초과학연구원에서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20, 30대 젊은 과학자 1000명을 뽑아 10년간 8000억 원을 연구비로 지원하는 ‘넥스트 디케이드-100(Next-decade-100)’ 프로젝트를 정부에 건의했고 그렇게 시행될 모양이다.


웬만한 건 우리도 다 해봤는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상을 구경도 못 해봤으니 이해는 간다. 더욱이 이웃 일본에서는 올해 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24명이나 수상했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노벨상도 받을만한 일'이 아니라 '노벨상 자체'를 정책의 목표로 한다는 건 난센스이고, 모양도 많이 빠진다. 꾸준히 기초과학에 투자하고 육성하다보면 받을 수도 있고 ‘아니면 말고’인데 말이다.


통계를 좀 보자. OECD에서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3년마다 국가 간 학력비교조사연구(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를 발표하는데, 우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최상위권인 반면 ‘학업흥미도, 동기부여, 자기주도학습능력’ 등은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한국 학생 비율은 하버드 입학생 1600명의 6%인데, 하버드의 낙제생 중 한국 학생의 비율은 90%라고 한다. 또 글로벌 컨설팅기업 타워스왓슨의 ‘2010 글로벌 노동력 보고서(Global Workforce Study)’를 보면 ‘자신의 업무에 별로 몰입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일하는 직장인 비율’이 조사대상 국가 평균치(38%)에 비해 한국(48%)이 높았다. 또 회사에 대한 자발적 충성도는 평균치(21%)에 비해 한국(6%)은 저조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발적이기보다는 타율적이고 동료와의 경쟁에만 몰입한 결과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쟁(race)문화에 파묻혀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우리도 좀 달라질 때가 됐다. 1등, 노벨상 이런 거 좀 잊고 무엇이 됐든 그 자체에 좀 빠져보자. 아직 어린 우리 아이와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노벨상도 하버드 낙제도 그 씨앗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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