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영양제, 아이에게 꼭 먹여야 하나요?
어린이 영양제, 아이에게 꼭 먹여야 하나요?
  • 칼럼니스트 남기선
  • 승인 2016.02.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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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문제를 영양제로 해결하려고 하면 오산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환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감기, 더욱이 최근에는 이름조차 낯선 독감이나 바이러스 질환 등으로 엄마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특히 아직은 미성숙하고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서 보약이나 영양제라도 챙겨 먹여야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곤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양제는 ‘식이보충제’ 혹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일상적인 식생활을 통해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나 기능성 물질을 보충해주는 것으로 ‘약’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식품’을 의미해요. 최근 발표된 2014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식이보충제 복용 경험률은 42.1%로, 1~2세 57.3%, 3~5세 56%, 6~11세 42.2%로 어린이들의 섭취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에요. 특히 요즘에는 온라인 몰, 대형 마트 등에서 저렴하게 영양제를 구입할 수 있어 엄마 마음에 필요하다 싶으면 무엇이건 손쉽게 먹일 수 있지요. 그런데, 과연 어린이 영양제는 꼭 필요한 것일까요? 먹인다면 어떤 것을 먹이는 것이 좋을까요?


영양제가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무엇보다 부족하게 섭취하고 있는 영양소가 무엇인지를 알아야겠지요.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을 포함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양섭취기준의 100%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실제 칼슘을 제외하면 평균 섭취량은 권장 기준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 평균 섭취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더라도 영양 불균형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에요. 특별히 6~11세 아이들의 73.4%가 칼슘을 평균 필요량 미만으로 섭취하고 있고, 비타민 C와 비타민A 역시 부족하게 섭취하는 비율이 각각 51.8%, 33.3%나 되는 상황이에요. 즉, 평균 섭취량만으로는 영양소 섭취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어요.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과 올바른 식습관이다. ⓒ베이비뉴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과 올바른 식습관이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이 하루 세끼 다양한 자연식품으로 차려진 식사를 충분히 하고 또래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다면 영양 부족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평소 식사량이 적고 편식이 심하거나 나이에 비해 성장이 부진 또는 허약하다면 적절한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 철분, 아연, 칼슘, 각종 비타민 등이 부족할 수 있고요, 아이들이 즐겨 먹는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안에 든 인산염은 비타민과 칼슘 등의 체내 흡수를 방해합니다. 시판되는 어린이 영양제 대부분은 영양 보충용의 비타민, 무기질, 유산균, 칼슘, 오메가3 등이 주류를 이루고, 아이들의 면역력이나 체력 증강을 목적으로 홍삼이나 초유 관련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요.


그러나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 표시 여부나 영양, 기능 정보를 비롯하여, 아이가 삼키기에 무리가 없는지, 설탕이나 착향료 등이 많이 첨가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제품 포장에 표기된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해요. 또한 무분별하게 영양제를 먹인다면 특정 영양소나 기능성 물질의 과잉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요. 1년에 한 번쯤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찰과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확인한 뒤 그에 맞는 적절한 것을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유아와 아동기는 신체의 성장과 발달이 왕성하고 뇌와 같은 주요 장기가 완성되어 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영양 부족이나 불균형에 의한 문제는 크면서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고 회복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영양제 하나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키가 안 큰다고 칼슘을, 감기나 잔병치레를 한다고 비타민이나 홍삼을, 변비에는 유산균을 주면서 모든 건강 문제를 영양제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신체적으로 건강해지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는 거예요. 신나게 뛰어놀면서 운동량을 늘리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까지 건강하게 하는 생활이 어느 시판 영양제보다 훨씬 더 훌륭한 영양제라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어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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