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분유와 기저귀는 영유아를 둔 부모들의 양육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필수 육아 품목이다. 최근 이마트와 쿠팡의 가격경쟁으로 분유와 기저귀 가격은 다소 하락했지만 제조사의 독과점과 유통사의 마진으로 인해 가격경쟁은 거의 없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자혜)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소셜커머스 3사와 대형마트 3사의 가격비교, 우유재고량과 분유가격 비교, 기저귀의 포장단위 세분화 조사 등을 통해 분유와 기저귀의 업체별 가격인하 실태를 조사해 30일 발표했다.
◇ 분유, 소셜커머스·대형마트 업체별 최고·최저 가격차 최대 64.3%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분유 제품의 소셜커머스(쿠팡‧티몬‧위메프)와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유통업체별로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의 ‘임페리얼XO 2단계’(800g)는 홈플러스에서 1만 9667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롯데마트에서 2만 6600원으로 가격이 가장 높아 최고‧최저가의 가격차가 35.3%(6933원)에 달했다.
아기사랑수, 임페리얼XO, 아이엠마더, 마더스오가닉(1단계~4단계) 등 다른 제품들도 5.7∼33.7%의 가격차를 보였다.
매일유업의 분유제품(매일맘마 오리지널, 앱솔루트 명작, 앱솔루트 궁, 앱솔루트 센서티브) 역시 유통업체별로 최소 20.8%에서 최대 64.3%의 가격차를 보였다.
특히 ‘앱솔루트 명작 3단계’(800g)는 최고가격이 최저가 대비 무려 64.3%(1만 160원)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소셜커머스와 대형마트 간의 가격차이도 크지만 같은 유통채널 내에서도 가격차가 상당했던 것.
센터 측은 "유통채널·업체별로 가격편차가 큰 것은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은 제품구매 시 가격차이가 큰 것을 인지해 꼼꼼히 가격을 비교하고 소비하는 합리적인 소비습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4년 간 남양‧매일 분유제품의 소비자가격 12% 상승
2012년부터 분유의 소비자 가격을 비교해 보면 2012년에 비해 현재 소비자 가격이 12.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분유의 주재료인 우유의 재고량은 2012년 연평균 9만 6323톤에서 2016년 현재 24만 2874톤으로 무려 152.1%나 증가했다. 반면, 분유의 소비자가격은 2012년 평균 2만 4142원에서 2만 7099원으로 올랐다.
국내 분유시장은 남양유업이 52%, 매일유업이 29%로 두 업체가 전체 시장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센터 측은 "우유재고량이 늘어남에도 분유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시장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것은 독과점 구조에 기인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시장상황을 반영한 제조사 간 가격경쟁을 수반한다면 가격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기저귀, 불필요한 포장단위 세분화 '소비자 혼란 야기'
기저귀 또한 유통업체별로 가격차가 심했다. 기저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유한킴벌리 제품에 대한 소셜커머스와 대형마트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하기스 보송보송 4단계’가 57.8%로 가장 큰 가격차를 보였다. 그 밖의 제품들도 유통업체별 최저가 대비 최고가격이 10.3∼57.7%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유한킴벌리의 ‘매직기저귀 3단계’의 경우 40개입부터 120개입까지 10가지로 세분화돼 있었고, ‘매직기저귀 4단계’는 8가지, ‘매직기저귀 5단계’, ‘매직팬티 4단계, 5단계’ 제품 역시 7가지로 단위가 다양하게 존재했다.
센터 측은 “70개입과 72개입처럼 소량의 용량 차이는 업체 간 가격비교를 어렵게 만들어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생산비용을 유발시켜 소비자가격에 전가할 개연성이 있다. 소비자의 권익을 해치고 실익 없는 포장단위 생산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물가감시센터 “육아필수품은 최소 마진과 합리적 가격 추구해야”
유아 한 명이 1년 동안 사용하는 기저귀는 약 2190개에 달한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등 모유수유가 불가능한 산모가 많다는 점에서 분유 또한 육아 필수품이라고 볼 수 있다.
물가감시센터는 “분유와 기저귀는 고객유치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일시적인 할인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모든 유통업체가 최소의 마진을 책정함으로써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분유·기저귀 업계는 독과점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수익 확대를 꾀하는 대신 가격 경쟁, 포장단위 간소화 등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모색해야 한다. 소비자단체는 제조사와 유통업계의 현 가격 정책이 한시적인 행사로 그치는지, 소비자와 상생하며 적정한 가격을 추구하는지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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