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오재원 교수의 '우리 아이 튼튼하게'
최근 여러 방송 매체에서 서울시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하루 20여명 이상이 수족구병으로 번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걱정스런 문의와 병원 진료가 쇄도하고 있다.
수족구병은 4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잘 생기지만 간혹 어른도 걸릴 수 있는 질환이다. 진단명 그대로 특징적으로 손바닥, 발바닥, 입술에 수포가 생겼다가 그 부위가 궤양이 되는 증상을 보인다. 발진은 초기증상이 나타난 지 1∼2주일 후에 생기고 코나 입의 분비물이나 감염된 사람의 대변 속에 배출된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 감염된다. 이는 4월에서 7월 사이에 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콕사키바이러스 A16’이나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해 발병한다.
미열, 식욕부진, 콧물, 인후통 같은 초기증상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3∼5일 후에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초기증상이 나타난 지 1∼2일 후에는 회색의 3∼5mm의 특이한 수포성 발진이 손바닥, 발바닥, 입술에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증세는 4∼8일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병변이 입에만 생긴 경우에는 단순포진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과 감별해야 하며, 증상은 경한 편이고 잘 먹질 못해 탈수증상을 보일 수 있다. 합병증은 거의 없으나 드물게 ‘엔테로바이러스 71’에 감염될 경우 간에서는 간염, 심장에서는 심근염을 일으킬 수 있고 뇌수막염이나 뇌염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초기 진단은 미열이 나는 어린이가 손, 발, 입에 수포성 발진을 보이면 수족구병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바이러스 검사로 확진이 가능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검사 소요시간이 길어 실효성이 적기 때문에 바이러스검사는 드물게 실시한다.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으며, 열을 조절해 주거나 구강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수족구병이 있는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첫 증상이 나타나면서부터 수포성 발진이 없어질 때까지가 전염성이 높은 기간이므로 이 기간 동안에는 학교나 유치원, 놀이방 등 집단생활에서 격리해야 전파를 막을 수 있다.
특히 감염된 사람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돗가에서 손을 씻지 말아야 하며, 감염된 아기의 변이 묻은 기저귀를 아무렇게나 버리면 대변 속에 배출된 바이러스가 수 주일이나 전염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예방접종 백신은 없으며, 한번 감염되면 면역이 생긴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면 다시 다른 형태의 수족구병을 앓게 될 수도 있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해외 논문 50여편과 국내 논문 110여편 발표하였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하였고,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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