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폐 이외 다른 질환에도 영향이?
가습기살균제, 폐 이외 다른 질환에도 영향이?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6.07.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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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성 질환, 가습기살균제 피해 둘러싼 심포지엄 개최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폐섬유화를 비롯한 폐질환만 있을까. 호흡독성에만 집중됐을 뿐 크게는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돌봐야 할 문제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피부질환은 물론 가볍게는 천식 등의 기도질환까지도 가능성은 넓혀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더구나 일본의 미나마타병 사례를 보더라도, 2대 3대로 이어지는 유전적 요인도 주의깊게 살펴야 할 만큼 깊은 문제라는 사태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는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소강당에서 가습기살균제와 폐질환, 그리고 다른 환경성 질환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가 주관한 이 자리에는 각계 전문가들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도 자리해 심포지엄장을 가득 메웠다.

1일 오후 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에서 환경보건센터 심포지엄(주제 : 환경과 건강영향-폐질환)이 이정섭 환경부 차관 등 환경보건 전문가 및 의료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1일 오후 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에서 환경보건센터 심포지엄(주제 : 환경과 건강영향-폐질환)이 이정섭 환경부 차관 등 환경보건 전문가 및 의료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자 가습기살균제 피해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이날 심포지엄에 방문해 "아이의 건강을 위해 넣었던 가습기살균제가 아이를 평생 아프게 한다는 건 평생 아이와 부모에게 상처로 남는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오늘은 굉장히 의미있는 자리다.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피해자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국정조사특위가 구성됐다. 국정조사는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과정이다. 특위위원장으로서 피해자들의 아픔을 감싸안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가습기살균제 담당부처인 환경부의 이정섭 차관도 자리했다. 이 차관은 "가습기살균제를 비롯한 폐질환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자리가 열려 기쁘다"며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정부가 어떤 도움과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차관은 "가습기살균제의 근본적 원인은 화학제품 관리에 있다"는 점도 들었다.

"그동안 환경부가 화학제품 관리에 많이 미진했다. 산업계의 약간의 저항이 었었기에 어려웠던 부분이있었다. 앞으로 환경부는 주변에 있는 화학물질, 안전관리, 살생물질에 대한 특별한 관리대책 등을 만들어가는데 노력하겠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알려오고 연구해온 임종한 환경보건독성학회 회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고,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통해 촉발된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은 높아지고 있다"며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화학물질의 독성영향을 연구하는 전문학회 책임을 맡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처럼 사태가 방치돼 있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게 된다. 화학물질은 동전의 양면이다. 생활 질 향상과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재앙도 될 수 있다. 재발되지 않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학적 근거에 의해 예방대책이 마련되야 한다."

이날 심포지엄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의 좌장은 연세대 예방의학과 신동천 교수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가 맡았다. 이어진 주제발표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박동욱 교수와 경북대 정신건강의학과 정운선 교수, 울산대 의대 직업환경의학 김양호 교수 마지막으로 환경보건정책과 서흥원 과장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피해 질환 판정에서 노출평가의 전략 및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박동욱 교수는 피부 질환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참가한 피해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한 점을 지적한 정운선 교수 역시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어떤 사건에서보다 유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남겼을 것"이라며 트라우마 해소를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짚었다.

"고통스럽게 사망하거나 가족의 참혹한 죽음을 만나게 한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세월호보다 메르스보다 가습기살균제 정신적 트라우마가 더 강하다고 본다. 특히 아이를 잃은 경우는 자연의 질서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1일 오후 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심포지엄(환경과 건강영향-폐질환)에서 김화정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천식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김 교수가 환자의 가정에서 사진으로 담아온 화학물질로 이뤄진 다양한 생활용품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1일 오후 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심포지엄(환경과 건강영향-폐질환)에서 김화정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천식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김 교수가 환자의 가정에서 사진으로 담아온 화학물질로 이뤄진 다양한 생활용품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임채만 교수와 인하의대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가 좌장을 맡은 2부에서도 주제발표는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환경과 폐질환의 연관성을 제시하며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2부는 환경과 폐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분야별 주제발표로 진행됐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교실에서 가습기살균제와 천식간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화정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천식과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혀 많은 피해자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인미상 간질성 폐질환의 원인을 밝혀낸 역학조사와 향후 어떤 식으로 다른 질환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될지에 대해 설명한 김화정 교수는 "지난 2013년 12월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환경성 질환으로 지정됐다"며 "연구 중에는 심혈관, 호흡기를 비롯해 전신적 반응을 보이는 피해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심포지엄(환경과 건강영향-폐질환)에서 김화정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천식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1일 오후 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심포지엄(환경과 건강영향-폐질환)에서 김화정 서울아산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천식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많은 피해자들이 궁금해하는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천식과의 관계에 대해 김 교수는 "살균제 노출과 천식과의 연관성은 연구 중에 있다"며 "얼마나 관련성이 있는지는 역학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발표를 들은 한 여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급작스럽게 찾아온 호흡기부전을 비롯한 모든 폐질환은 원인미상으로 진단받았다.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 간질성 폐질환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앓고 있는 폐질환의 원인을 짐작케 됐다" 며 역학조사를 통한 연관성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산소통이 필요한 임성훈(14) 군도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한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홍수종 센터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에 한발 더 나아가는 모습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원인 규명과 사건의 해결까지 다가가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진다면 해결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홍 센터장은 "환경보건센터는 폐질환 이외, 피해자 심리 지원 문제를 두고도 피해자들이 불편함 없이 지원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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