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임신 후에는 갑작스러운 호르몬 증가와 신체변화 등으로 인해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평소보다 많은 영양소가 필요해진다. 또 최근 고령임신이 증가하면서 기형아 출산 위험에 대한 염려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만 35세 이후의 고령 출산의 경우 기형아 출산위험이 2배까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선천성 기형 예방을 위해서는 엽산의 섭취가 필수적이다. 엽산은 뇌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달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척수액 구성에도 영향을 준다. 혈중 엽산농도가 부족할 경우 태아에게는 무뇌아, 척추이분증과 같은 신경관 결손증이 나타나기 쉽고 임산부에게는 태반조기박리,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엽산결핍은 영양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한 임산부에게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임신 전부터 출산 후 수유기까지 꾸준한 공급이 중요하다. 보통 녹색 채소나 버섯, 콩, 호두 등에 함유되어 있지만 음식으로는 꾸준한 섭취가 어렵고 식품을 통해 섭취되는 엽산은 보관, 조리과정에서 파괴되기 쉬워 합성엽산제나 엽산 함량이 높은 임산부 영양제의 복용이 권해진다.

보건복지부의 ‘2015년 한국인영양소섭취기준’에 따르면 엽산은 임산부일 때 하루에 최소 620㎛에서 최대 1000㎛까지 권장이 된다. 고령임신인 경우, 흡연과 음주를 자주했던 경우, 평소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는 경우라면 하루 5mg(50,000㎛)까지 복용이 권해지기도 한다. 엽산은 비타민B군에 해당하는 수용성 비타민이므로 과량 복용해도 우리 몸에서 배설되어 권장량 이상 섭취해도 문제가 없다.

정부의 출산지원시책으로 전국 보건소에서도 임산부에게 엽산제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이 합성엽산이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 소비자에게 특정 성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려는 공포마케팅의 일종인데 이에 대해 ‘임산부를 상대로 기업들의 상술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정열 제일병원 주산기과 교수는 “음식물에 속해있거나 제품으로 파는 천연엽산제(folate)는 합성엽산제(folic acid) 보다 체내흡수율이 60% 정도 떨어진다”고 설명하며 “우리나라 임산부의 약 10~20%는 엽산흡수를 방해하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고농도 엽산 섭취가 더욱 필요하고 흡수율이 높은 합성엽산을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엽산제, 임산부 영양제 등 여러 보충제에 들어가는 스테아린산마그네슘과 이산화규소 같은 합성첨가물이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최근 불거진 화학물질공포증에 편승하는 상술인 경우가 많다. 위의 성분들은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의약품 제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인체에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는 성분들은 첨가제로서 등록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엽산 외에도 임산부가 섭취하면 좋은 영양소는 엽산의 대사를 돕는 비타민B12, 비타민D, 빈혈을 막아주는 철분 등이 있지만 식사만으로 충분한 공급이 어려워 종합 비타민과 같은 영양제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산부인과 차병원에서는 전문의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해 임산부 종합영양제를 출시했는데 임산부에게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있다. 현재 ‘강남예비맘영양제’로 불리며 임산부 선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임산부 영양제와 같은 보충제의 효과에 대한 결론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믿고 선택할지는 개인의 몫이다. 단 약물 사용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증가하고 임산부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들의 중요성이 왜곡되게 되면 추후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될 수 있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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