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반상회, 무슨 얘기 나오나 참석해보니...
보육반상회, 무슨 얘기 나오나 참석해보니...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7.06.24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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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육아문제 해결책 논의...구청장도 직접 참석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서울시 중랑구 망우본동 복합청사에서 23일 오전 10시 30분 '마음과 마음잇기 보육반상회'가 열리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시 중랑구 망우본동 복합청사에서 23일 오전 10시 30분 '마음과 마음잇기 보육반상회'가 열리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유모차가 다니기 어려운 인도가 많다. 적치물, 불법주차 등 단속과 개선이 필요하다. 보도블럭 턱이 높아 유모차를 올리기 어려울 때가 많고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어 나들이 다닐 때 어려움이 있다. 물놀이장에 물 정화 장치가 잘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괄적인 동네 놀이터가 아닌 아이들의 의사가 반영된 다양한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곳곳에 작은 도서관이 마련됐으면 한다. 신설이 어려우면 리모델링, 빌라 개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왕윤순 보육반장)

 

“가장 좋은 행정은 주민이 원하는 것,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빨리 반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도서관 활성화 제안을 적극 반영해 추진하겠다. 유모차가 다니기 좋은 보행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나진구 중랑구청장)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폭풍처럼 쏟아내는 왕윤순 씨. 왕 씨는 중랑구 보육반장이다. 지역 내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육아와 보육에 관한 것이라면, 왕 반장을 통하면 모두 해결된다. 왕 반장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지역 내 해결과제들을 모아 구청 측에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왕 반장이 그동안 수렴한 지역사회 과제들을  나진구 구청장에게 전하자, 나 구청장은 그 자리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즉답한다.


23일 오전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 복합청사에서 열린 보육반상회의 모습이다. 행정단위의 최말단 조직인 반(班)을 구성하는 가구 대표자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이는 월례회를 반상회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전국적으로 매월 25일 정례적으로 열리던 때가 있었지만, 1995년부터는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각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열리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지역사회 보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육반상회라는 이름으로 각 자치구별로 정기적으로 보육반상회를 열고 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저출산 현상으로 아기 울음 소리 듣기 어려운 요즘, 육아는 더 이상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와 어린이집, 복지관 등 지역 유관 기관과 영유아 부모가 함께 모여 논의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보육반상회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보육사업팀에서는 2013년부터 각 구에 보육반장제를 신설하고 보육반상회를 사업안으로 지정해 분기별 1회 이상 열리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중랑구는 2017 대한민국 서비스만족대상을 받을 만큼 지역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기로 유명한 곳이다. 영유아 부모에 공동육아 공간을 제공하는 등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열린 보육반상회에는 나진구 중랑구청장이 참석해 우리동네 보육반장과 학부모들로부터 지역에서 아이 키우면서 어려운 점, 우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 등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구청장이 직접 해결책과 대안을 꼼꼼하게 제시하자 반장과 학부모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유기정 중랑육아종합지원센터장은 "보육반장이 취합해온 의견을 구청에 전달하면 사안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부분도 있고 시간이 걸리는 것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동네 보육반장은 구내 다양한 육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양육자들과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동별 담당 보육반장과 전화 상담이 가능하고 SNS, 온라인 등으로도 육아와 관련된 문의를 할 수 있다. 보육반장은 켈리크라피, 숲 체험, 역사와 놀자, 연극 등 자조모임을 구성해 매주 활동하고 있으며 나눔장터, 소통의 날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출산, 전입가정에 양육정보를 제공하고, 다문화·조손·한부모 가정 등 지원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보육반장은 공식적으로 하루 3시간(금요일 2시간), 주 14시간 일을 하고, 매월 활동비를 받는다.


이날 모인 중랑구 보육반장들은 "아이 키우는 엄마들인 우리가 직접 제안한 의견이 정책과 제도로 이어졌을 때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육아 환경이었던 중랑구가 최근 몇 년 사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아 만족감을 표현했다. 다만, 이들은 "보육반장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고 상담은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정해져 있는 근무시간대로만 일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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