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감] “집에서 하는 게 뭐야?” 나도 다시 일할까…
[엄마 공감] “집에서 하는 게 뭐야?” 나도 다시 일할까…
  • 정리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7.07.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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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엄마공감 '노는 여자' 당선자 송연주 씨

【엄마 공감】노는 여자(내가 흘린 땀은 다 어디로…?)
 
‘나’로 살던 내가 ‘엄마’로 성장하면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어디 털어놓을 곳은 없을까. 베이비뉴스는 엄마가 되고 성장해가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엄마 공감'은 '나'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른 엄마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된다. 엄마들의 꾸밈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 편집자 말


저는 '노는 여자'가 아닙니다. 전업주부라는 직업을 가진, 어마어마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홈트레이닝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저는 '노는 여자'가 아닙니다. 전업주부라는 직업을 가진, 어마어마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홈트레이닝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출산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라는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사실 처음엔 ‘이제 아침마다 출근도 안 해도 되고, 집에 있으니 편하겠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새벽마다 수시로 깨는 아이 때문에 강제 새벽출근. 그리고 아침 6시 ‘땡!’ 하고 다시 육아출근을 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 점심시간도 있고, 화장실 가고 싶을 때 갈 수라도 있죠. 육아를 하면서는 휴식시간도, 밥 먹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어도 참거나, 아이를 안고 볼일을 본 적도 많았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은 24시간이지만, 과연 제 시간은 그중 몇 분이나 될까 생각했습니다.


남편은 밤에 들어와서 피곤에 쩔어 있는 제 모습을 보고 “아기 잘 때 너도 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 잘 때 엄마들은 정말 할 게 많습니다. 밀린 빨래와 설거지도 해야죠, 청소기는 아기 깰까봐 못 돌리니 바닥은 손수 닦아야죠. 전업주부는 집안일을 잘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집안일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남편은 심심하면 “내가 육아휴직 하고 싶다. 나도 하루 종일 집에 있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화가 났습니다. 집에서 가만히 애만 보고 있는 게 아닌데…. 온갖 집안일과 아이 돌보기가 얼마나 고된 일인데….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겁니다. 전업주부의 고충을.


싱글 친구들 중 일하는 친구들도 늘 저에게 “집에 있으면 진짜 좋겠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전 밖에서 일하는 게 더 쉬운 것 같습니다. 적어도 화장실 갈 시간 정도는 있으니까요. 출퇴근 할 때 노래라도 들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아이가 크면 클수록 손이 많이 가고, 엄마는 더 힘들어집니다. 전업주부가 워킹맘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괜히 죄인이 된 것만 같았습니다. 전업주부는 아이도 잘 키워야 하고 집안일도 잘해야 하고 알뜰하게 살림도 잘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너무 화가 납니다. ‘집안일과 아이 돌보는 일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과연 남편의 월급보다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에서 하는 게 뭐야?”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 전업주부. 그게 너무 싫어서, 아이 낳고 살찐 몸을 다시 건강하게 되돌리기 위해 하루에 20분씩 아이를 안고 운동을 했습니다. 아기띠를 하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조금씩 내 시간을 만들고, 남편과 지인들에게도 ‘노는 여자’가 아닌 ‘자기관리도 하는 여자’로 인식되고 싶었습니다. 운동하는 20분 동안 못한 집안일은 주말에 남편에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아직도 전업주부라는 말과 함께 뒤따르는 수식어들이 저에게 있습니다. 집에서 노는 여자, 시간 많은 여자…. 가끔 ‘다시 일할까?’라는 생각도 들고 우울감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업주부라는 직업을 가진 여자, 어마어마한 일을 하는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홈트레이닝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전업주부는 절대 ‘노는 여자’가 아닙니다. 온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유지시키고 아이를 키우는 위대한 여자입니다.



※ 원고 모집 = 베이비뉴스는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른 엄마들과 공유하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새롭게 제시되는 주제에 맞는 엄마,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임없이 풀어 놓아주세요. 매달 달라지는 주제는 베이비뉴스 네이버 포스트(http://post.ibabynews.com)에 공개됩니다. 아래 메일 주소로 엄마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재미난 원고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사로 실어 널리 알리겠습니다. ibabynews@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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