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마라톤...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육아는 마라톤...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7.08.17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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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간 '균형 육아' 저자 정우열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최근 ‘균형육아’를 출간해 부모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정우열 작가를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생각과느낌의원에서 만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최근 ‘균형육아’를 출간해 부모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정우열 작가를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생각과느낌의원에서 만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중요하다. 부모들은 아이한테 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해주려한다. 육아에서 균형이 필요한 이유는 육아를 1~2년할꺼면 필요없지만 책에서 육아를 마라톤에 비유했듯이 육아는 20년 이상 하는 것이기 때문에 페이스조절이 정말 중요하다.”

정우열 작가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또 파워블로거로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위해 심리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정 작가는 “부모라면 아무리 자신을 더욱 신경쓰려 해봐도 결국 아이에게 신경이 쏠리기 때문에 균형육아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지만 억지로라도 나한테 신경을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작가는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고 오직 아이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엄마들에게 "당당히 엄마 반 아이 반 균형육아를 해야 한다"는 조언을 담은 신간 ‘균형육아’(정우열 저, 팬덤북스, 1만 5000원)를 최근 출간했다. 각종 방송과 강연, 칼럼 등을 통해 아빠의 육아참여를 강조해온 '육아빠' 정 작가가 이번에는 엄마들을 위해 '균형육아'라는 새로운 화두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는 엄마들이 좀 더 당당하게 육아하고, 숨겨왔던 감정을 나누고, 자신의 복잡한 감정에 편해질 수 있도록 상담과 강연, 방송과 저서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해왔고, 이번 책에도 그가 그동안 제시해온 균형육아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 3일 정 작가가 일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생각과느낌의원을 찾아가 균형육아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물었다.


◇ 균형 육아의 핵심은 '페이스 조절'

정 작가는 “부모라면 아무리 자신에게 신경을 쓰려 해도 결국 아이 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균형육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육아를 운동경기에 비유하자면 마라톤이다. 마라톤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아시다시피 페이스 조절이다. 육아에도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육아의 말뜻은 ‘부모가 아이를 기른다’인데 여기서 목적어인 ‘아이’에게 신경 쓸 뿐 아니라 기르는 주체인 부모 자신에게도 신경을 써야 한다. 즉 아이 반, 엄마 반 균형감을 유지해야 균형육아를 실천할 수 있다.” 

정 작가는 균형육아의 핵심인 ‘페이스 조절’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예시를 덧붙였다.

“부모들은 아이 옷 하나를 살 때 내 옷 사기를 정말 힘들어한다. 하지만 아이 옷을 하나 살 때 억지로라도 내 옷을 사야한다. 또 식당을 가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돈까스집, 중국집만 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매운 음식점을 한번은 가는 것에 억지로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 아이에게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제대로 된 균형육아를 할 수가 없다. 자신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덧붙여 정 작가는 “이 책을 처음부터 보는 분은 그나마 괜찮지만 이미 2~3년 육아를 한 분이 이 책을 보면 어려워한다. 익숙지 않아서 그렇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억지로라도 나를 챙긴다면 습관화가 돼 균형육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한 30대 여성이 자신의 딸을 살해하는 일을 두고 경찰이 산후우울증이 원인이라고 결론을 지은 것에 대해 조언을 구한 질문에서는 인터뷰 내내 항상 웃고 있던 정 작가의 표정에 단호함이 드러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한 30대 여성이 자신의 딸을 살해하는 일을 두고 경찰이 산후우울증이 원인이라고 결론을 지은 것에 대해 조언을 구한 질문에서는 인터뷰 내내 항상 웃고 있던 정 작가의 표정에 단호함이 드러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육아우울증의 특징 ‘외로움’ 극복 방법

“외로움은 사실 육아우울증의 특징이기도 하다. 외로움의 핵심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예시로 엄마들은 아이와 24시간 붙어있어도 외로움을 느낀다. 즉 외로움의 핵심은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다.”

정우열 작가는 오직 아이만을 위해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삶은 없어지게 되며 결국 내가 뭘 하고 싶은지, TV는 뭘 보고 싶은지, 뭘 입고 싶은지 등 점점 뒷전이 되고 아이만 생각하다 보니까 자신과의 관계와 멀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외로움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한 30대 여성이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자신의 4살 된 딸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에 대해 전문의로서 조언을 구한 질문에서는 인터뷰 내내 항상 웃고 있던 정 작가의 얼굴 표정에 단호함이 드러났다.

“이러한 심리를 가진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니까 아이를 죽이는 거다. 우리 아이는 불쌍한 아이, 이렇게 불쌍한 아이는 앞으로 자라느니 지금 죽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산후우울증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특히 남편의 역할이 산후우울증 예방에 정말 중요하다.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 아내가 하루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야기 들어준다면 이것만으로도 위의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스스로 매긴 균형 육아 점수 ‘10점 만점에 8점’

기자가 정 작가에게 '자신의 균형육아는 10점 만점에 몇점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잘문을 던졌다. 질문을 들은 정 작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8점이라고 답변했다.

"스스로 균형 육아에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8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원래 삶의 목표가 90점이 아니라 80점 이상인 사람이기도 하고 우수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에 8점을 줬다. 나머지 2점은 혼자 여행을 못가는 것이나, 친구를 오래 못 만나는 등 이런 점에서 아쉬운 2점이다."


정 작가는 아쉬운 2점에 대해서는, 지난해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것으로 설명했다. “작년에 해외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일주일동안 두 아이와 떨어져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아내가 아이를 돌보겠다고 허락까지 한 시점에 나는 고민끝에 결국 혼자가지 못하고 큰 아이를 데리고 갔다. 내 스스로도 균형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웃음)

'균형육아'는 정 작가의 6번째 책이다. 정 작가는 앞으로도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다음에 발간될 책 주제는 최소한의 육아로 잡았다. 육아를 줄이고 줄이면 뭐가 남는지 아이를 키우는데 뭐가 가장 중요한지를 육아맘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육아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팬덤북스
ⓒ팬덤북스


-신간 '균형육아'는 어떤 책?


이 책은 파워블로거 ‘육아빠’로 활동하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 정우열 원장이 네이버 맘키즈에 연재한 칼럼 중 반응이 좋은 칼럼을 정리해 엮어낸 육아지침서다. 작가는 엄마들에게 균형 육아가 필요한 불편한 감정 신호를 총 4챕터로 나눠 소개한다. 엄마들이 육아하면서 느끼는 여러 복잡한 감정과 엄마들의 마음 고민을 하나씩 주제로 정해 대화하듯 천천히 위로해준다. 

항상 아이를 사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신의 감정을 억누른 엄마들의 마음과 아이를 키우며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생긴 불편한 마음, 불안한 마음, 좋은 엄마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든 마음을 정신건강의학적인 측면과 양육자의 입장에서 쉬운 글로 전달해준다. 더불어 부부가 ‘함께하는 육아’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남편도 알아야 할 육아감정’을 실어 결국 아이와 엄마 사이, 엄마와 아빠 사이 균형 육아가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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