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들을 괴물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보육교사들을 괴물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7.08.30 17:48
  • 댓글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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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공운수노조 강원보육협의회 김호연 의장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보육교사는 유치원교사와 비교해 처우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뉴스보도에서 몇몇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를 저질렀다는 보도가 나오면 평범한 보육교사들의 마음은 ‘철렁’이기 일쑤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육교사들은 이미 불안과 공포로 떨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19일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발표를 통해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는 열악한 보육교사의 처우를 정말 개선해 낼 수 있을까? 보육교사들은 문재인 정부만큼은 보육교사 처우 개선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참여연대 본부 1층 카페에서 전국공공운수노조 강원보육협의회 김호연 의장을 만나 우리나라 보육교사의 처우 문제점 및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나눈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일문일답으로 싣는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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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달 19일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됐습니다. 그 가운데 보육환경에 대한 약속들도 여럿 보이고요. 가장 우선적으로 힘을 좀 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정책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힘을 줘야 할 과제는 ‘격차 해소’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격차 해소의 방안으로써 보육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가정양립정책 등 전체 노동조건 이야기를 동시에 하는 것과 국공립유치원확충도 힘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995년부터 22년째 보육운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육의 공공성 확보와 실현을 위한 국공립시설 확충에 대한 요구들은 실현 가능성 없는 이야기로 취급돼 온 사회적분위기에서 일부 지자체장들의 추진하는 움직임 말고 이번 문재인 정부가 보육정책에 확고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인권보육실현을 위한 교사대아동비율축소, 정원초과허용지침, 가정원장의 담임겸임폐지는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될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육아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서 충격적으로 읽은 대목이, “부모로부터 모욕적인 말이나 폭행을 경험한 교사가 21.6%이며, 타인의 경험을 보거나 들은 경우도 22.8%”이어서 “이러한 경험이 교사로서의 직업행복감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응답”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교사가 아이를 대할 때의 인성만큼이나 부모가 교사를 대할 때의 인성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부모들이 어떤 점을 좀 유념해주면 좋을까요?

“부모들이 딱 한 가지만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부모는 주양육자고 보육교사는 보조양육자입니다. 주양육자와 보조양육자는 누가누구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적인 관계일 뿐 지위관계가 아닙니다.

부모가 아닌데도 아이들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이 보육교사입니다. 낮은임금, 쉼없는 장시간노동, 감정노동, 아동학대예비범죄자라는 인식 등 보육교사의 현실은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저리내며 떠나는 교사들보다 현장을 지키는 교사들이 더 많습니다. 그들은 왜 안 떠날까요? 그 이유는 한 가지 아이들이 좋아서입니다. 부모가 안된 미혼의 보육교사들이 힘든 육아를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보조양육자로서 현장에서 많은 아이들을 돌보고 또한 보육에 있어 노하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Q. 지난달 17일 유보혁신연대가 발표한 유보통합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보통합에 대해 유아교육계와 보육계 대부분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유치원 선생님들과 원장님들은 교육의 질 격차, 교사의 질 저하 우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시설문제 등을 들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보통합을 이뤄내려면 어떤 합의가 이뤄져야 할까요?

“어떤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지 말하기 전에 유보혁신연대에서 발표한 그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습니다. 그 설문조사는 답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1번은 몇 번 찍으세요. 2번은 몇 번 찍으세요. 3번은 몇 번 찍으세요. 이런 식으로 진행된 설문조사를 어떻게 믿겠습니까?

본론으로 들어가서 유보통합은 현장에서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시기가 문제라고들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사회서비스공단을 찬성했던 것은 국공립 확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유보통합은 지난 20여년 간 정부가 추진한다며 실현이 안 된 유일한 정책입니다. 지난 20여년 간 선진국들은 유보통합을 위한 제도들을 정비하고 요즈음에서야 통합의 추세가 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성의 임신·출산을 위한 장벽을 줄이는 육아휴직강제정책, 보편적복지로서의 아동수당, 유치원의 공공성확보와 아이들 발달을 고려한 교과과정 교육과정개편, 어린이집의 공공성확보 그리고 영아기 발달을 고려한 교과과정과 교육과정개편, 교사대 아동비율을 줄이기 위한 행정외 상시대체인력지원정책 등 실제 정책들을 실현했습니다.

이제는 영유아시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영유아를 위한 교육보육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영유아를 위한 교사는 누가 어떤 교육을 받고 돼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보육현자의 이해당사자와 정책전문가 행정전문가들이 모여 영유아보육법제정이래로 제대로 아이들의 행복하게 자랄 권리와 교사들의 일할 권리 부모들의 맡길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는 보육교육인권보육현장의 모습에 대한 정의와 합의가 돼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정부가 내년부터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 보육교사를 직접 채용 관리 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보육계 관계자와 관련 교수들은 사회서비스공단 내 보육교사 포함 관련 강력한 반발을 해왔는데, 보육교사의 입장으로서 바라본 사회서비스공단 내 보육교사 포함은 어떠신가요?

“교사들이 스스로 집회까지 나오는 집회는 인정하지만 협회에서 나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유보혁신연대가 뭔데 보육계를 대표해서 사회서비스공단 내 보육교사 포함을 반발하는 집회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당장 근무조건이 좋아지지도 그렇다고 국공립에 모두 들어갈 수 없음에도 정부의 사회서비스공단을 찬성했던 이유는 보육공공성실현을 위한 국공립확충방안으로 위탁률 99%인 가짜 국공립이 진짜가 돼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기초 작업이 된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당연히 국공립시설은 국가가 직접운영하고 직접 고용해야 됩니다. 국공립시설들이 직영으로 직접고용으로 공공성이 담보되는 형태로 확충이 원칙대로 타협 없이 실현돼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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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00대 국정과제에서 유보통합이 미언급발표(미포함)된지 거의 한 달이 돼가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유보통합을 위해 목소리를 냈던 보육계 관계자들이 아무런 활동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한마디 해주신다면?

"유보통합을 위해 목소리를 냈던 보육계관계자들은 대외활동이 보이지 않을 뿐, 가지고 있는 조직력으로 국회를 통한 개정법안제출을 계속하고 의원실 접촉과 지자체의 관계공무원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보통합 20년간 논의속에서 유보관련 학회15개가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낸 만큼 유보통합을 위한 보육현장의 아동학대 근본대책으로서 교사대아동비율축소, 초과보육허용지침, 가정원장겸임폐지 등의 주장에 유보혁신연대와 관련 학회 교수님들의 연대와 지지를 요청하고 싶습니다.

저희들의 돌봄서비스노동자로 전락될까봐 많이 걱정해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는 보육노동자로서 교사의정체성을 잘 지키고 있으며 제가 키우는 모든 아이들이 어떤 직업의 노동자로 될지 모르기에 모든 노동은 존엄하고 특별하다는 말씀을 우리 새내기 예비교사들에게도 꼭 해 주시길 바랍니다."

Q. 재작년, 그 예전부터 어린이집 CCTV를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을 당시 보육교사분들의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CCTV를 설치했지만 여전히 아동학대는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부천의 한 어린이집 사건만 봐도 그런 것 같은데 현장에서 아동학대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보육교사들과 시민단체들이 반대를 했던 이유는 CCTV 전면설치로 아동학대발생이 줄어들지도 않을뿐더러 시설학대15%(가정학대85%)의 소수에 대해 아동학대예비범죄자라벨링이 되는 것은 전체교사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동학대특별법의 발의로 가정이든 시설이든 아동학대는 가해기준에 따른 법위반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 어린이집 환경 자체가 아동학대를 일으키기 좋은 상황 아닙니까? 현장에서 괴물이 안 되는 것이 다행입니다. 하루하루 교사들의 기도는 뭔지 아십니까? 아이들이 다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돌잡이 2명을 보던 보육교사에게 어느 날 3명을 더 돌보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한명은 방치되는 것입니다. 괴물이 되기 싫지만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 있습니다.”

Q. 최근 문재인 정부는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1060원 인상)으로 결정되면서 일각의 보육관계자들과 보육교사들 사이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잘려나갈거라는 걱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장의 보육교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어떻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교사 대 아동비율(영아 1대4, 유아 1대7 정도)과 임금 문제 등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보육교사는 철저하게 최저임금에 맞춰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더 잘려나가는 것도 아니고 이미 많은 보육교사들은 잘려나갔습니다. 보육교사 평균임금이 144만 원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처우 개선비가 포함돼 있는데 영아수당 등 이것저것 다 빼면 딱 최저임금을 받습니다. 이것도 사실 제대로 지급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점심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안보는 등  보육교사들은 이미 한 달에 무료노동 2시간에 한 달이면 20만 원씩 체불당하고 있습니다.

보육교사들의 현장요구는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초과보육허용지침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돌보게 하는 부분과 가정원장담임겸임으로 소규모시설들에 아이들이 곱빼기 되는 현실만 바꿔주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우리지만 아이들도 불쌍하고 엄마들도 불쌍합니다. 모르시니까요”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의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안에는 교사들의 인건비가 맡은 연령반에 따라 산정돼 있습니다. 보육료 안에 산정된 인건비를 교사들에게 직접 입금해줘야 합니다. 올해 12월 보건복지부 장관의 표준보육비용재산정이 유의미해져야 되는 이유입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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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r**** 2018-01-01 14:13:21
몇몇 사람들의 잘못이 마치 일반화인것처럼 크게 된것이 문제가 된것같아요

love_m**** 2017-12-25 21:59:35
15%대 85%인 것은 이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네요.
요즘 너무나 많은 어린이집 학대 영상을 인터넷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보니,
일반인들에게는 '어린이집 교사는 다 위험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길수밖에요ㅠㅠ

jlh**** 2017-12-25 20:52:40
자질이 없는 몇몇의 보육교사로 인해 정말 아이들을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는 보육교사까지 잠재적인 아동학대교사로 비춰지는 현실이 안타까운것이 사실입니다. 제대로된 제대로 정말 훌륭한 보육교사들이 인정받고 아이들을 믿고 맏길수 있는 제도 2018년 기대합니다.

wo_**** 2017-12-25 18:04:54
✔️교사양성체제를 철저하게 재점검해서 보완해야 합니다. 하여 체계적으로 교사의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하겠죠.
✔️실습, 자격취득, 취업이 따로 국밥인 우리나라의 보육교사 양성에 대해서 체계적인 방안이 반드시 연구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을 돈버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어른들의 나쁜 생각부터 없애야 합니다.
✔️유치원 정원이 교사 비율에 반해 너무 많습니다. 교사 1명이 돌볼수 있는 아이들의 숫자를 줄이고 반수를 늘리는게 맞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바꿔갑시다!

wo_**** 2017-12-25 18:00:47
맞아요...ㅠㅠ 그래요..~~ 보육교사들이 일하는 환경이 정말 열악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조금이남아,, 여러분들을 이해해보려 노력하게 되었지요. 아무것도 몰랐을 땐,, 보육교사의 반 이상이 괴물인줄 알았습니다. 하도 가슴 철렁거리는 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니,, 아이들을 맘 놓고 맡길수 있는 곳이 있기는 한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우리 아이들을 진정 사랑하는 선생님을 원한다면,, 그들의 환경부터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아이들에게 전해져 폭력이 되고 폭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정해야 합니다.
✔️어린이집에 보육근무여건이 정말 형편없더군요. 이직율을 낮추고 우수한 교사가 남도록 변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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