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머리가 숭숭 빠져요"...청소년도 예외 없는 탈모
"아이 머리가 숭숭 빠져요"...청소년도 예외 없는 탈모
  • 정리 = 윤정원 기자
  • 승인 2017.09.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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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탈모, 스트레스 줄이고 긍정적인 에너지 갖도록 해줘야

[기고] 존스킨한의원 수원점 이준섭 대표원장


탈모환자 1000만 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입니다. 대한민국 사람 다섯 명 중 한 명은 탈모를 앓고 있다는 얘기지요. 중장년층 아저씨들만의 고민일 것 같던 탈모가 이제는 청소년에게도 점차 공포의 질환이 돼 가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수원 영통의 한 남자 재수생의 어머니로부터 전화상담 요청을 받았는데 목소리에서부터 불안한 떨림이 전달됐습니다.


“우리 아이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머리가 너무 많이 빠져서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피부를 주로 보는 한의원 입장에서 탈모에 관한 문의를 받으면 일단 양방 피부과에서는 어떤 치료를 해주는지 그러한 치료의 효과와 예후, 부작용은 무엇인지를 함께 일러주게 되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한방치료를 희망하게 됩니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아들에게 올 수 있는 성기능 감퇴,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을 엄마로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모자가 함께 내원했는데, 훤칠한 키에 여드름 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를 가진 남학생의 눈빛은 스무 살의 반짝임 대신 불안함을 가득 담고 있었고,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일단 저희 존스킨한의원의 진료 순서대로 두피상태를 현미경으로 촬영하고 최근 탈모 양상, 가족력, 생활습관 등에 대한 문진을 했습니다.


수험생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일시적인 탈모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 학생의 경우에는 탈모량 증가와 더불어 모발의 굵기도 현저히 감소한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머리 앞부분은 원형탈모라고 해도 될 만큼 휑하게 비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원형탈모는 이와 같은 휴지기 탈모와는 전혀 다른 기전을 가진 질병입니다.)


스트레스의 정도도 문제이지만, 사실 치료하는 데는 환자가 겪는 스트레스의 종류가 더욱 중요합니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끝나게 되는 스트레스는 그 시점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탈모가 치료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조치료만 해주면서 그 시기를 버티게 해주면 됩니다. 그러나 그 끝을 기약할 수 없는 스트레스는 지속적인 우울감을 동반하면서 기운의 소통을 막아 버리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에도 머리카락이 다시 나기는커녕 탈모의 진행을 늦추는 것만도 결코 쉽지 않답니다.


일단 이 학생의 경우 단순히 수험 스트레스 그 이상의 것이 있을 것으로 보고, '간울기체'(肝鬱氣滯, 스트레스로 인해 간의 기운의 한 곳에 뭉쳐서 전신으로 기운이 퍼지지 못하는 상황)로 변증해 그에 맞는 탕약을 처방하고, 두피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피지분비 증가로 지루성두피염 증상을 동반한 상태였기 때문에 두피 순환관리, 그리고 지루성두피염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약침치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별다른 말없이 치료만 받고 가던 이 학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돌 가수를 꿈꾸고 열심히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아 일단 적당히 성적에 맞는 대학에 입학했으나 먼 지방 학교에서의 생활이 결코 녹녹치 않았고, 졸업 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음에 불안함을 느끼고는 다시 재수를 결심했다고요. 그러나 각오했던 것 보다 더 큰 수험생활의 압박과 가수라는 꿈을 이루지 못한 미련은 이 학생이 어느 것에도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머리까지 빠지니 외모에 자신감까지 잃어가게 돼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더군요.


이 학생을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요즘 확실한 꿈을 가지고 그를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학생들이 잘 없다고 하는데, 이 학생은 그래도 꿈을 위해 두 번의 큰 도전을 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도전 하는 중이라는 점이 참 기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어린 학생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머리가 다 빠지도록 힘든 투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잠시 접어뒀으나 차선의 선택에 따른 노력을 하고 있는 이 학생에게 저는 틀에 박힌 조언 대신 남미의 한 혁명가가 남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우리는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엔 불가능한 꿈을 꾸자.”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꿈은 현실의 목표를 위해 잠시 접어두더라도 언젠가 꺼내어 펼칠 날이 있을지 모르니 조금씩 준비해보자고 했습니다. 아이돌은 아니더라도 오래도록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를 목표로 해보는 것, 음악과 관련된 여러 가지 길들이 많이 있으니 대학을 다니는 동안 다양하게 접해보는 것 등의 이야기들을 나누니 내원을 할수록 이 학생의 마음은 편안해지고 치료효과는 확연히 빨라졌습니다. 내원 당시 하루 탈모량 약 100개, 치료를 위해 손을 댈 때마다 우수수 떨어져 내리던 머리카락들이 치료 3주 만에 10개미만, 치료 시 탈모량은 거의 없을 정도로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단기간에 나타난 집중적인 탈모로 휑했던 머리 가운데에 새로 가득히 난 잔머리들이 하늘로 솟구친 모양새라 오히려 신경이 쓰인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합니다. 어머님 또한 불안한 목소리로 처음 전화를 하셨던 때와 달리 너무 좋아져서 다행이라며, 하이톤 고주파 음색으로 기쁨을 발산하곤 하십니다.


집중치료는 3개월 정도 만에 끝이 났고, 학생 스스로가 수능 시험 전까지는 최소한의 약침치료라도 진행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탈모가 호전됐다고 해서 갑자기 치료를 끝내기보다는 서서히 줄여나가거나, 최소한의 관리 치료는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도 치료를 진행 중입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에 탈모뿐만 아니라 두피염, 지루성피부염, 성인여드름, 안면홍조 등 원인이 스트레스인 질병은 매우 많습니다. 내원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스트레스로 인한 대사실조를 일으키고, 그로인해 피부, 탈모 등의 문제가 나타나 한의원을 찾습니다.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당장 끙끙 앓기 보다는, 한 바퀴 비틀어서 그것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학생의 경우에도 이런 마음의 변화가 없었다면 이렇게 빠르게 효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두피 혈류량을 늘이는 약침과 순환관리 치료, 울체된 기운을 잘 소통시키는 탕약을 복용하는 것과 더불어 가슴을 뻥 뚫어주는 멘토링 한 마디가 더해진다면 탈모는 생각보다 쉽게 좋아집니다.


*이준섭 원장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천 소재 명신한의원, 위담한방병원, 존스킨한의원 잠실점과 분당점 진료원장을 거쳐 현재는 존스킨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으로 피부, 탈모 환자를 주로 진료하고 있다. 또한 대한본초학회, 전통한의학연구회 황정학회, 한방미성형학회, 대한한방탈모학회 등에서 피부질환, 탈모에 관한 다양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학사학위를 취득한 경험을 살려 최근에는 ‘한방피부외과학의 인공지능시스템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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