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의원 “양극화와 저출산, 기성세대의 범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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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의원 “양극화와 저출산, 기성세대의 범죄행위”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7.11.13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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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 초청특강… 저출산 위기의식 강조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에서 양승조 국회의원의 특강이 열렸다. ⓒ베이비뉴스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에서 양승조 국회의원의 특강이 열렸다. ⓒ베이비뉴스

 

 

“2016년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이 4억 2000만 원입니다. 같은 해 사교육비는 1년에 총 18조 원이고요. 2012년 기준 소득 상위 10%가 전체 부의 44.9%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6년 3월 기준으로 20·30대 남성 노동자 결혼 비율을 따져보니, 임금 상위 10%는 82.5%가 결혼을 했고, 임금 하위 10%는 6.9%만 결혼을 했어요. 이건 기성세대의 범죄행위입니다. 이런 사회가 계속되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는 겁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양승조 의원(충남 천안시병)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 저출산 현상의 원인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한층 거세고 높아졌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 양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가족이 행복한 사회’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양 의원은 “대한민국은 대단한 나라다”라고 말문을 열며, 1953년 1인당 GNP 67달러의 최빈국에서 현재 GDP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을 언급했다. 또한 “과거 ‘대한민국이 민주화 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길 바라는 것과 같다’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성공적으로 민주화를 이뤄냈다”며,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의원은 그 화려한 성공의 그림자 속에 위험한 징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우리 역사 속에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사례들을 소개해가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임진왜란 당시 서울 함락 한 달 전에, 서울이 함락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 결과 민중들은 엄청난 참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암에 걸렸다고 칩시다. 그런데 암인지 모르고 소화제만 먹으면 결국 죽습니다. 암인지 알아야 치료를 받을 것 아닙니까. 한국 경제의 성장에 안주해서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면 진정한 위기에 빠집니다. 위기를 위기로 생각하지 않으면 송두리째 망하는 겁니다.”

 

◇ “어린이집 망하고 요양병원 잘되는 세상… 재앙은 이렇게 오는 것”

 

양 의원이 ‘위기 징후’로 먼저 꼽은 것은 “압도적 1위의 자살률”이다. 2003년부터 13년째 OECD 1위를 기록한 자살률. 37분당 한 명 꼴로 자살한다는 통계청 발표도 있었다. 양 의원은 “여북하면 자살을 하겠나, 얼마나 절망스러우면…, 이게 바로 위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양 의원은 ‘계층이동 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20대의 63%가 ‘계층이동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것과, ‘기회가 되면 이민을 가겠느냐’고 묻는 여론조사에서 성인 응답자의 70%가 ‘이민 가겠다’고 응답한 것을 전했다. 양 의원은 이를 “국민들은 이미 희망의 사다리는 없다고 보는 것”이라 해석했다.

 
“세 끼 밥을 굶는 것도 아니고 식민지도 아닌데, 이민을 가고 싶대요. 이 정도면 위기 아니면 뭐라고 부를까요? 저수지 둑에 구멍이 났다고 해도 구멍이 작으면 막기 쉽잖아요. 그런데 제때 안 막으면 구멍이 점점 커지다가 결국 둑이 터져요. 대한민국이라는 배에 구멍이 나 있는데, 지금 안 막으면 배는 침몰합니다.”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에서 양승조 국회의원의 특강이 열렸다. 양 의원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위기 인식을 강조했다. ⓒ베이비뉴스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에서 양승조 국회의원의 특강이 열렸다. 양 의원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위기 인식을 강조했다. ⓒ베이비뉴스

 


양 의원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짚은 것은 바로 ‘저출산’. 2016년 합계출산율은 1.17명이다. 합계출산율이 1.3명을 넘지 못하면 ‘초저출산 국가’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16년째 초저출산 국가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OECD 평균인 1.68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꼴찌’다. 양 의원은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40만 명 선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잘해봐야 37만 명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 의원은 “저출산 문제의 영향은 조그만 부분에서부터 온다”며, “내년에 출생아 수가 3만 명 줄어들면 기저귀, 분유, 유모차 업체 하위 10%는 다 망한다는 얘기”라고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했다. 그 영향은 산부인과, 어린이집, 문방구 수 급감 등으로 이미 현실화됐고, 지금의 10대가 30·40대 소비인구가 될 때면 작게는 동네상권의 주축인 요식업부터 크게는 자동차나 건설업까지 큰 타격을 입을 거라는 설명이다.

 
양 의원은 “저출산 문제는 이렇게 우리 이웃 사이에서부터 영향이 오는 것”이라며, “단순히 나라를 어둡게 하는 게 아니라 나라의 존망과 관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출산 극복, 제1의 국정과제 삼아야… ‘저출산 극복세’라도 걷을 판”

 

“현재의 40대와 10대, 400만 명 차이납니다. 한 세대 만에 400만 명이 적어지는 겁니다. 400만 명이 800만 명을 먹여살려야 하는 세상. 국민연금은 2044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에 기금이 고갈될 전망이라는 거예요. 2060년이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43세밖에 안 될 때인데, 엄청난 인구재앙이 오는 겁니다. 생산은 로봇이 해도 소비는 사람이 하는 겁니다. 로봇이 국민연금 내나요? 건강보험 내나요? 지금 이미 어린이집과 산부인과가 망하고 요양병원이 잘되는 세상이 됐죠? 재앙은 이렇게 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심각한 “재앙”을 초래하는 저출산의 원인은 무엇일까. 양 의원은 “너무나 복합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우선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청년실업이 106만 명에 이르고, 세 명 중 한 명이 비정규직인 상황, 그리고 기초적인 생활도 보장 안 되는 저임금의 현실 속에서 누가 결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양 의원은 그밖에도 서울 시내 아파트 전세 평균이 4억 원을 상회할 정도로 높은 주택가격과, 연간 18조 원을 넘는 사교육비 등을 원인으로 짚으며, “이건 기성세대의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고된 위기입니다. 국정과제 중, 누가 뭐래도 제1의 국정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저출산 국난 극복세’라도 걷어야 할 판이에요. 직접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세대들도 저출산 극복 예산 투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을 형성해야 합니다. 나라가 망하는 것보다는 세금을 더 내는 것을 택해야죠. 그럴 때 해결방안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양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아동수당에 대해 언급했다. 양 의원은 “10만 원 때문에 안 낳을 아이를 더 낳지는 않겠지만 ‘국가가 아이를 같이 키운다’는 신호로 충분히 인식될 수 있다”며,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막대한 저출산 극복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프랑스는 GDP의 약 4%를 저출산 극복에 쓴다”며, “물이 끓으려면 비등점인 100℃가 돼야 하듯이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비등점 이상의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앞으로 더 많은 재정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에서 양승조 국회의원의 특강이 열렸다. 특강 이후 베이비뉴스와 따로 만난 양승조 의원. ⓒ베이비뉴스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따뜻한 온도 연탄나눔 발대식’에서 양승조 국회의원의 특강이 열렸다. 특강 이후 베이비뉴스와 따로 만난 양승조 의원. ⓒ베이비뉴스

 

 

◇ “복지가 표퓰리즘? 이런 나라에서 복지 안 하면 어떡할 건가”

 

한편 양 의원은 특강을 마친 뒤 베이비뉴스와 따로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 일문일답이다.

 

Q. 10월 한 달여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진행됐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도 안 됐기 때문에, 지난 박근혜 정권 때의 부처와 기관 운영을 평가한다는 의미가 더 컸다고 봅니다. 여야 간에 치열하게 논쟁도 벌였고, 나름대로 대안도 도출해낸 국정감사라고 봅니다.”

 

Q. 지난달 29일 한국보육진흥원 국정감사 당시 ‘맞춤형 보육’에 대한 정부 내의 평가가 미진한 점을 질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맞춤형 보육이 다시 평가돼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행한 지 1년이 됐으니까 평가를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정부에서도 보육진흥원에서도 안 한 것 같아요. 지난 정권은 일부러 안 했고요. 왜냐하면 맞춤형 보육은, 찬성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이기로 추진한 거예요. 당연히 다시 평가하고 싶지 않겠죠. 하지만 분명히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요, 그를 통해서 폐지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과감하게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Q.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여전히 국정지지율도 높고, 아동수당이나 어린이 입원진료비 국가책임제 등 보육공약에 대한 엄마아빠들의 기대도 높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보육 관련 공약 추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아동수당이 가장 의미가 크고요, 누리과정을 중앙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갈등을 없앤 것도 의미가 크죠. 아동수당은 결국 예산과 법안의 문제인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도 아동수당이 공약이었거든요. 여야 간의 합의로 처리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이나 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굉장히 험한 산이 남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지난 10여 년간 약 100조 원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효과적인 재정 투입을 위해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까요?


“지금까지 쓴 저출산 예산은 많은 부분이 무상보육 예산으로 들어가요. 실질적으로 혼인도 못하고 아이를 낳을 엄두도 못 내는 사람들이 많죠. 아직 과감한 투자가 안 된 거고 미흡한 거죠.”

 

Q. 지난 7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시작됐습니다. 늘어난 복지 분야 예산에 대해 “포퓰리즘 예산”이라는 비판도 있는데요, 어떤 자세로 예산안 심의에 임하실 것인지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판을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좀 과도한 거예요. 우리나라 사회복지 예산이 GDP의 10.4% 정도인데, OECD 평균은 22%가 넘거든요. 우리는 이제 복지국가로 걸음마를 뗀 상태예요. 이렇게 자살률도 높고 애들도 덜 태어나는 나라에서 복지를 안 하면 어떡할 거예요? 복지에 투자를 안 하면 서서히 망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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