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된다면 고학력 여성 출산율 가장 빨리 늘 것”
“성평등 된다면 고학력 여성 출산율 가장 빨리 늘 것”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7.11.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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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회장인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의 인사말.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회장인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의 인사말.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소득, 교육, 고용 및 기타 영역에서의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일이 여성과 소녀들에게 그들의 생식권리를 완전하게 실현시켜주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길이 세상 어느 곳이든 모든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인간 존엄을 위한 길이라는 사실입니다.”

지난달 한국어판이 발간된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7 세계인구현황보고서 ‘또 다른 세상 : 불평등 시대의 생식보건과 생식권리’ 서문은 위와 같은 문장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함께 주최한 이번 포럼은 세계 인구생식보건의 동향과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의 실정에 맞는 개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김새려 UNFPA 지역파트너십 자문관의 첫 번째 주제발표.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김새려 UNFPA 지역파트너십 자문관의 첫 번째 주제발표.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김새려 UNFPA 지역파트너십 자문관의 첫 번째 주제발표로 포럼은 시작됐다. 김 자문관은 성별 불평등 결과와 우리가 나아갈 길 등을 중심으로 2017 세계인구현황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김 자문관은 “세계는 점차 불평등해지고 있다”며 “소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권력과 기회에서도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고, 다양한 불평등은 서로를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2017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34개국 이상의 국가는 2008년과 2013년 사이에 경제불평등 격차가 악화됐고, 2016년 성별격차지표는 142개국 중 68개국에서 전년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

김 자문관은 “기혼 여성의 현대적 피임방법 이용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 소득집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여성들은 본인의 임신여부, 방법 등을 결정할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과 직결되는 산전관리 역시, 최빈개발국의 소득1분위 여성들은 4회 이상 산전관리를 받는 비율이 37%에 불과했다. 출산 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여성들의 비율도 소득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김 자문관은 “성생식보건 서비스의 접근성과 형평성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신생아가 태어난 후 첫 달을 살아남는 비율”이라며, “전체 신생아 사망률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하고 있지만 소득 분위에 따른 불평등은 대부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자문관은 “불평등의 거미줄”을 소개했다. 즉 “경제적 불평등은 기회, 정보, 양질의 보건서비스 등의 불평등과 얽혀 있고, 결과적으로는 개인과 가구의 빈곤이 국가와 지역의 빈곤과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 비용은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제1목표인 빈곤퇴치 달성을 향한 진행을 방해한다”며, “가장 소외된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움직임을 통해 빈곤퇴치와 포용의 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자문관은 “더 평등한 세상으로 가는 길이 정책의 핵심목표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가장 가난한 사람들 40%의 소득이 평균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게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김영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두 번째 주제발표.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김영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두 번째 주제발표.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고학력 여성 출산율, 남녀임금격차 커질수록 민감하게 급감”

 

‘노동시장 내 성차별과 저출산 상관관계’를 주제로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영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UNFPA의 접근방식에 대해 깊은 동의를 표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현재 저출산 문제의 핵심은 그냥 ‘아이를 적게 낳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 모두가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에 있다”며 “불평등과 성생식권이라는 관점은 인구문제를 바라봐온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며 고무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왜 어떤 나라는 출산율 반등에 성공하는데 어떤 나라는 계속 떨어지느냐”라는 질문을 던지며 본격적인 발표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출산율 회복과 관련 있는 여러 통계적 사실들을 소개했다.

이를테면 ▲1970년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졌지만 1996년에는 그 반대가 된 점 ▲1980년대에는 성평등주의가 높은 나라일수록 30·40대 이혼·별거·싱글 여성 비율도 높았지만 2010년대에는 반대 방향의 변화가 나타난 점 ▲1975년에는 인적자본개발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떨어졌지만 2005년에는 반대로 출산율이 반등하고 있는 점 등이다.

 
김 교수는 특히 이 ‘인적자본개발과 출산율의 관계’에 주목했는데, 구미의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반등’ 현상이 동아시아 국가, 즉 일본과 한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일-가족 양립 그리고 젠더평등의 제도들을 통해 인적개발에 대응하는 데 실패한 것”이 그 이유라는 학계의 분석을 전했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저출산 극복 구호가 담긴 손팻말을 펼쳐 든 참가자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2017 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발간기념 포럼이 개최됐다. 저출산 극복 구호가 담긴 손팻말을 펼쳐 든 참가자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김 교수는 성평등주의와 출산율에 U자형 패턴의 가설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했다. 즉 성평등주의가 확산될수록 출산율은 일정 기간 떨어지지만, 그 이상으로 성평등주의가 계속해서 확산되면 출산율은 최저점을 찍고 난 뒤 U자를 그리며 반등한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김 교수는 고학력 여성의 출산율은 남녀임금격차가 커질수록 민감하게 급감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취업여성의 출산율은 가족현금지원에는 둔감하지만 가족서비스지원에는 민감하게 급증하고, 반대로 미취업 여성의 출산율은 가족현금지원에는 민감하고 가족서비스지원에는 둔감한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상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김 교수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취업한 여성일수록, 성평등주의적 태도를 갖고 있는 여성일수록 성평등주의적 사회에서 더 많은 자녀를 출산한다”며, “성평등주의적 사회 변화가 일어난다면 이 여성들의 출산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사회 전체를 어떻게 성평등한 방식으로 재조직화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다. ‘이행의 계곡’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두 바퀴가 필요하다. ‘돌봄에 대한 사회적 지원정책’과 ‘차별 없는 노동시장을 위한 정책’. 하지만 지금 두 번째 바퀴는 거의 빠져 있는 상태다. 빠져 있는 이 바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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