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누려야 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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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7.12.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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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 유아 문화예술교육 중요성 공감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연극의 최종목표는 보는 아이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어떤 놀이를 공유함으로써 인간으로 가져야 할 요소를 갖춰갈 수 있다. 놀이를 할 때 가지는 마음가짐, 정신이 세계를 바꿔갈 수도 있다.”(일본 극단 가제노꼬 연출)

“프로그램은 내 안의 창의성을 탐험해볼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한다. 정해진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단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호기심을 가지고 임하는 것. 저희 수업들은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쥬피터 아트랜드)

일본 극단 가제노꼬와 스코틀랜드의 쥬피터 아트랜드의 문화예술교육 해외사례 발표내용 중 일부다.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한 ‘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국내외 문화기반시설을 통해 이루어지는 유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사례를 소개하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해 유아와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렸다.

이어 공공영역의 유아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을 짚고, 앞으로 유아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일본 극단 가제노꼬 나카지마 겐 연출은 지난 8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에 참석해 아동연극 공연에 중점을 두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일본 극단 가제노꼬 나카지마 겐 연출은 지난 8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에 참석해 아동연극 공연 제작에 중점을 두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일본과 스코틀랜드, 자발성에 기초한 놀이에 중점

우리나라의 유아 문화예술교육은 걸음마 단계다. 2017년 처음으로 유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공모해 9개 문화기반시설을 지원했다. 유아기 시기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공감하고 있으나 인프라가 아직 미흡하다.

해외에는 유아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고 호기심과 창의적 사고를 끌어내기 위해 어떤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을까.

일본 극단 가제노꼬에서 36년째 연출을 맡고 있는 나카지마 겐은 “놀이 중심으로 아동연극을 만들면서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아이들에게 한 번밖에 없는 어린 시절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저희 연극의 역할은 가르치기보단 함께 느끼고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어디로 갈 것인지 아이들과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제노꼬는 아동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이다. 1950년에 창립해 68년째 연극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을 전체의 80% 제작하고 있으며, 학교나 유치원 현장을 찾아가 강당이나 체육관에서 주로 공연을 한다.

나카지마 겐은 “항상 사람은 각각 다른 개성과 감성을 가지고 있으나 적어도 어린 시절에 이것만은 경험해야 한다는 공통적 체험이 있다. 이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스스로 이에 대한 정답에 다다른 것이 ‘놀이’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연극이란 것은 본디 놀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있는 예술 분야다. 이때 놀이를 연극화하고 표현하고 상상력과 연계시키는 것이 극단이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놀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놀이라는 것은 어린 시절 인간답게 살기 위해 누려야 할 권리다. 아이들이 무리지어 놀이를 하면서 앞으로 필요한 토대를 갖추는 것. 놀이를 통해 놀이를 함께 하는 집단을 배워가는 것이다. 연극은 하나의 예술이면서 아이들의 놀이의 확대판으로 아동연극은 풍요롭게 살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유아기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스콜틀랜드 쥬피터 아트랜드 측은 지난 8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술관을 기반으로 한 유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스코틀랜드 쥬피터 아트랜드는 지난 8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술관을 기반으로 한 유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다음은 스코틀랜드의 조각미술관 쥬피터 아트랜드 사례다. 쥬피터 아트랜드는 에든버러 교외에 12만 평 규모로 조성된 문화기반시설이다. 숲, 산림지대 등 자연을 기반한 교실에서 창의력, 자신감, 대인관계 등 길러주기 위한 3개의 3~5세 대상 유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양질의 영유아기 준비는 16살까지 지속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교육 정신 기조는 아이들이 자기 학습의 중심에 놓이도록 하는 것”이라며 “전통적 형태의 교육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아이들을 도와 학습하도록 하는 것으로 대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쥬피터 아트랜드에 오면 ‘내가 다르다’고 느끼지 않는다. 각각의 가진 특성과 속도를 존중받는다.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습자들은 각각 본인의 방식으로 표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쥬피터 아트랜드에 오는 아이들은 조각공원에서 작품을 탐험하고 자연환경을 보면서 소재를 찾으러 다닌다.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찾으면서 다른 창의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 30여 개가 넘는 미술작품이 설치돼 있고 시각뿐 아니라 만져보는 등 감각적으로 풍부한 장소다.

이곳의 리틀스팍스 프로그램은 독특한 접근방법을 시도한다. “주도적으로 내 안의 창의성을 탐험해볼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한다. 정해진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단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호기심을 가지고 임하도록 한다. 아이들의 선택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의 생각에 반응해서 수업을 이끌어간다.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다 창의적인 학습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특정한 아티스트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작품을 가지고 수업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이 수업, 활동 중에는 초콜릿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반죽을 하거나 등의 활동으로 창의력 발달을 돕고자 하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즐길 만한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부모 대상으로 리틀스팍스 프로그램 만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아이들이 건강과 행복감, 창의력, 자신감, 호기심이 늘었다고 답했다”며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이 어린이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가 많이 있고 통계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무경 육아정책연구소 실장의 진행으로 지난 8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에서 종합토론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문무경 육아정책연구소 실장의 진행으로 지난 8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2017 유아 문화예술교육 콘퍼런스'에서 종합토론회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국내에서도 안양문화예술재단, 의정부예술의전당, 영은미술관, 임립미술관 등 문화기반시설의 프로그램 개발에서부터 현장에 적용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유아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종합토론회에서 최재오 중앙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유아기는 발달단계 중 가장 중요한 시기다. 유아기는 성격의 75% 형성되는 시기로 유아기의 경험과 학습은 주로 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신체 발달에 도움이 되는 체험학습, 현장학습 등 세밀하고 효과적으로 놀이가 활용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크고 작은 지역사회 문화예술단체가 많은데 이들 단체들이 유아들에게 알맞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유아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을 확대할 수 있다면 유아 문화예술교육 인프라 구축과 확대라는 측면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영 한국교원대 문화예술교육대학원 교수는 “유아 대상의 문화예술교육은 중요하다. 교육 대상자에 따라 조건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기존 유형에 고착돼 있는 데서 벗어나 아이들의 생각 속에 녹아내리는 연습.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알기 좋게 알려주는 게 문화예술 교육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유아들이 태생적으로 스스로 성장할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신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형화된 문화예술 교육을 배우고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구성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환경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무성 육아정책연구소 실장은 “유아 대상 문화예술 교육의 목표로 창의성과 다양성이 많이 이야기됐다. 방법으로는 찾아가는 문화예술, 찾아오는 문화예술 방향으로 접근해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기술을 문화예술에 어떻게 적용할지 스마트한 활용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 실장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고, 이런 것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해야 할 역할이다. 중앙에서도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하겠지만 지역에서도 지역을 기반한 활동들이 일어나야 문화예술교육이 탄력을 받고 강력한 문화예술교육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각각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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