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언제 놀아요?”…누리과정, 자유놀이 중심으로 개선 필요
“선생님, 언제 놀아요?”…누리과정, 자유놀이 중심으로 개선 필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7.12.22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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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누리과정 운영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 토론회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서구을) 주최로 2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누리과정 운영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육아정책연구소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서구을) 주최로 2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누리과정 운영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육아정책연구소

“선생님, 언제 놀아요?”

“선생님, 다음에는 뭐 해야 해요?”

2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누리과정 운영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정선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유아가 일과 중에 교사에게 종종하는 질문”이라며 “유아에게 자유놀이가 곧 학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서구을)이 주최하고 육아정책연구소가 주관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누리과정이 획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현장요구를 중심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연구를 시작해 네 차례의 전문가 포럼을 거친 결과를 보고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토론회는 기본적으로 ‘유아의 놀이가 살아나고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보장하는 국가수준 유아교육과정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적극 공감했다. 세부적 개선방안과 관련해 ▲임부연 교수(부산대 유아교육학과) ‘유아교육과정의 성격 재정립’ ▲정선아 교수(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유아교육과정의 운영 개선’ ▲이경화 교수(부경대 유아교육과) ‘평가 체제 정립’을 중심으로 발제 했다.

정 교수는 누리과정 운영과 관련해 “국가수준 유아교육과정(현재 누리과정) 적용을 위해 1979년 처음으로 교사용 지도서를 모든 유치원에 공급해 그동안 충실한 이행을 강조해왔다. 교사용 지도서는 단위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지침 역할을 했고, 이는 교육내용의 획일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 지도서를 통한 누리과정의 현장운영이 “유치원의 특수성, 고유성을 퇴색시키고 교사 자율성을 침해해 교육과정의 사용자로 전락시켰다”고 덧붙였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에 대한 교사의 성찰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계획안 중심의 운영은 교사의 역량과 전문성 강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누리과정을 충실하게 적용하려는 획일적 교육과정 운영은 유아의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지도서를 바탕으로) 계획안에 따른 운영으로 유아의 일과는 교사의 계획안대로 조직·운영되고 이를 따라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길들여지면서 일과 중 유아들은 ‘선생님, 다음에는 뭐 해야 해요?’, ‘선생님, 언제 놀아요?’ 라고 물으며 자유로운 놀이 시간을 기다린다”며 “유아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놀이를 계획하고 주도하지 못하고 교실 내에서 공부와 놀이로 분리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 “문서중심 평가 아닌 아이가 잘 자라도록 도와주는 평가로 바뀌어야”

“현행 국가수준 유치원 평가는 유아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유치원의 교육과정을 획일화 시키고 기계적 방식으로 유아교육 현장을 재단하고 있다.” 이는 이경화 부경대 유아교육과 교수가 현재 유치원 평가 체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내용이다.

이 교수는 “유치원 평가의 목적이 누리과정의 충실한 운영, 유치원 운영 점검, 학부모 알권리 보장인데 정당성이 부족하다”며 "평가의 목적이 유아의 관점에서 정의되고 유치원에 대한 통제에서 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객관화 규격화된 정량적 평가 준비로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평가받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피해 옮겨 다니며 근무하고, 학부모 역시 평가가 있다고 하면 ‘아이를 잘 못 돌보겠구나’하고 알아차린다며 누구를 위한 평가인지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문서 위주가 아닌 현장의 실천중심 평가를 지향해 놀면서 배우는 유아의 삶의 가치를 반영하고, 유아의 놀이가 살아나고 유치원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을 보장하는 평가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양한 유아와 유치원의 특성이 반영될 수 있는 평가, 교사와 교수중심 평가에서 유아의 놀이가 중심이 되는 평가로 전환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누리과정 운영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 토론회’에 김영희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장학사, 김윤미 시연유치원 원감,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이정욱 덕성여대 교수 등 토론자로 참여했다. ⓒ육아정책연구소
‘누리과정 운영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 토론회’에 김영희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장학사, 김윤미 시연유치원 원감,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이정욱 덕성여대 교수 등 토론자로 참여했다. ⓒ육아정책연구소

◇ 열띤 토론…각자 입장에 따른 개선방안 제안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각자 입장에 따른 개선방안 내용도 다양했다. 놀이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와 진정한 자유놀이에 대한 아동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김영희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장학사는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의미가 가지는 가치가 현장에 전달되기 위해선, 보다 명확한 개념 정의와 세심한 안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놀이’와 ‘재미’라는 용어가 잘못된 해석으로 혼란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김윤미 시연유치원 원감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치밀하게 계획한 ‘놀이’라는 옷을 입은 ‘공부’의 시간 말고 유아가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실패하고 왜 그랬는지 이유를 스스로 찾기 위해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자유와 권리를 주는 진정한 자유놀이 시간을 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진 한산초등 병설유치원 교사는 교사용 지도서와 관련해, “교육부 주도로 일괄 배포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놀이중심 교육을 실행한 현장 교사들의 다양한 사례를 모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으며, 김광숙 경남 아림유치원 원장은 “교육과정의 안정화를 위한 개정연구 및 적용 과정 연구에 사립의 인재를 연구원으로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는 “누리과정이 1월생과 12월생의 발달 격차,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발달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평균적으로 이때 즈음의 아이들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것에 도달해야 한다고 하는 점”을 들면서, “개별성과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누리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이집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자율적인 평가, 서면평가에 대해 객관성과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도 평가와 관련해, “단위 유치원의 자율권 보장하는 방식으로의 유아교육기관 평가 전환에 반대한다. 서면 위주평가 방식은 지양해야하지만 평가 주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공공성, 알권리, 부모-교사-운영자 간 힘의 균형이 보장된 기관 평가 방식으로의 개편"을 촉구했으며 "무엇보다 유치원 교사, 원장과 학부모들의 신뢰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욱 덕성여대 교수는 발제자들과 다른 의견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누리과정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은 일회성으로 충분하지 않은 점과 교육과정의 방향과 성격, 내용을 구성하는 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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