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인사팀에 임신·출산과 관련해 어떤 규정이 있는지 질문하면 ‘임신할 예정이냐’며 눈치를 줘요.”
속도 든든하게, 마음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런치 노동법’ 강좌가 22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센터 참여동에 위치한 서울시 은평직장맘지원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강좌 진행을 맡은 홍수진 노무사는 은평직장맘지원센터에서 상근하며 노동 상담을 맡고 있다.
런치 노동법은 여러모로 참석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지원센터는 점심 휴식시간을 이용해 오고갈 것을 고려해 12시 10분부터 50분까지 진행하고, 도시락도 제공했다.
런치 노동법은 총 2강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시간으로 ‘직장맘, 필수체크! : 노동법상 모성보호 제도’를 주제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모성보호제도와 관련한 노동법을 공부하는 자리였다. ▲임신과 여성 ▲출산과 여성 ▲육아와 여성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시간외·야간·휴일 근로 금지 및 쉬운 근로의 전환부터 태아건강검진 시간의 보장, 출산 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휴가제도, 육아시간의 보장,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 임신부터 육아까지 어떻게 법으로 보장하는지 확인했다.
홍 노무사는 강의 중간중간 예시를 준비했다.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해 근무하던 중 연장근로를 한 경우라면 수당이 발생할까’, ‘1일 4시간 근로하는 사람의 경우 유급수유시간은 얼마나 보장 받을 수 있을까’ 등과 같이 쉽게 발생하기도 하지만 개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사진 취재를 위해 현장에 함께한 최대성 베이비뉴스 사진팀장은 유일한 직장대디였다. 최 팀장은 강좌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누구보다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임신이나 출산을 한 근로자의 근무시간 단축이나 휴직 요청을 거절한 사업주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몰랐다”며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특히 부인이 임신 7개월 중인 그는 “아빠를 위한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며, “육아휴직은 꼭 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육아를 법으로 보장 받은 만큼 충실하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의미로 익힌다.
◇ 법은 보장하지만, 내가 찾아 먹어야 하는 엄마 되기 힘든 현실
이 자리에는 직장맘 5명이 자리했다. 현재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출산을 앞두고 휴직을 하고 있는 등 다양한 상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직장에서 임신과 출산, 육아로 눈치를 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출산이 1주 남았다고 말한 참석자는 “출산 후 1년 정도 쉬고 복귀할 예정”이라며 출산과 육아 과정에 어떤 제도를 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왔다고 했다.
강남구에서 회사를 다닌다고 밝힌 한 참석자는 “임신을 준비하고 싶지만 어떤 내용이 법으로 보장되는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연차까지 내고 런치 노동법을 들으러 왔다는 말에 직장맘 되기도 녹록치 않은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런치 노동법은 직장맘이나 직장대디뿐 아니라 해당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강의 후에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공인노무사가 개별 상담도 해준다. 이날 강의 후에는 한 직장맘이 서류를 준비해와 현장에서 상담을 신청했다.
“꼭 은평구에 살아야 상담을 받을 수 있느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런치 노동법을 기획한 이세라 기획협력팀장은 “누구나 센터의 지원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은평직장맘지원센터의 런치 노동법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오는 29일에는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런치 노동법 2강 ‘똑똑하게 받기 : 실업급여, 산업재해 등’이 열린다. 육아로 인한 퇴사 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회사 다니다가 생긴 우울증에 산업재해 신청을 할 수 있는지 등과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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