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새벽 4시 반에 일어났어요!"
한창 아침잠이 많을 나이인 6살 도윤이는 새해 첫날 잠을 설쳤습니다. 엄마, 아빠랑 해맞이를 가기로 했거든요. 아빠랑 커플 패딩을 차려입고 지하철 첫차에 오른 도윤이의 조그만 두 눈엔 아침잠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습니다.
7호선 첫 차엔 무술년(戊戌年) 해맞이 인파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유독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던 탓에 무시무시한 아침잠을 이겨낸 도윤이가 더 기특해 보입니다.
"재작년에 바다로 해맞이를 갔는데 너무 고생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집이랑 가까운 아차산으로 가기로 했어요." 조심스럽게 동행 취재를 부탁한 기자에게 도윤이 아빠는 아차산을 향하게 된 사연을 들려줍니다.
"그래서 도윤이가 바다는 가봤는데 산에서 맞이하는 새해 일출은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새해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아차산은 해마다 4만여 명의 해맞이 인파로 붐비는 명소입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은주가 영하 5도를 가리킨 2018년 서울의 첫날 새벽. 아차산역에 내린 도윤이의 입에서 옅은 김이 피어오릅니다.
엄마와 아빠는 행여나 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장갑을 챙기며 다독입니다. 그렇게 6살 도윤이의 본격적인 해맞이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차산 해맞이 광장까지는 아차산역에서 어른 걸음으로 20여 분이 걸립니다. 어른들에겐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이지만 도윤이에겐 만만치 않은 거리와 경사입니다. 청사초롱이 가는 길을 은은하게 밝혔지만 해 뜨기 전 새벽 산길은 아직 어두웠습니다.
엄마는 도윤이가 넘어질까 작은 손을 붙잡고 아빠는 손전등을 켜서 앞길을 비춥니다. 부모의 사랑에 아이는 든든합니다. 덕분에 씩씩한 걸음으로 산길을 오르는 도윤이 모습에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합니다.
"우와, 꼬마가 정말 대단하네!" 어른들의 유쾌한 칭찬 덕분이었을까요? 생수를 달게 들이키던 도윤이는 다시 얼른 올라가자며 잠시나마 숨을 고르던 어른들을 재촉합니다.
엄청난 인파를 뚫고 드디어 정상에 오른 도윤이 가족. 해 뜨기 전 점점 붉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설렘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리고 얼굴을 파고드는 칼바람에 엄마 품을 파고들던 도윤이는 갑작스러운 함성에 눈동자가 휘둥그레집니다.
"우와~!"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8년 첫 태양이 능선 위로 힘차게 솟기 시작합니다. 아빠품에 안긴 도윤이의 조그만 얼굴에도 무술년 첫 해가 가득 담깁니다.
6살이 된 도윤이의 새해 소망이 궁금합니다.
"도윤아 새해 소망이 뭐야?"
"슈퍼맨이 되고 싶어요!"
도윤이가 되고픈 슈퍼맨은 평화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아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돌아서는 도윤이를 향해 덕담을 남겼습니다.
"도윤아, 넌 꼭 슈퍼맨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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