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김소형의 힐링타임
피로가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만성피로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이는 피로를 유발하는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상태임에도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한방에서는 ‘기허증(氣虛證)’이라고 해서 맥이 약하고 쉽게 피로하고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입니다.
명확하게 한 가지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몸 속 기능이 저하되어서 만성피로 상태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간, 신장, 위 등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간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간의 영향을 받는 눈의 피로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눈의 피로가 심할 때는 눈 자체의 건강도 체크해봐야 하지만 간 기능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도 살펴야 합니다.
피로가 심한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늘어져 있는 것이 오히려 더 피로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활동량이 부족해서 혈액이 정체되면 노폐물이나 독소가 생성되며 이것이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당한 운동으로 신체에 활력을 북돋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원기부족으로 몸이 축 처지고 피로를 심하게 느낄 때 황기를 사용해 기력을 보강했습니다. 황기는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주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자꾸 기운이 없어서 처지고 늘어질 때는 황기차를 하루 1~2잔 정도 꾸준히 마시면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당근도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음식으로 당근에는 베타카로틴과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체내 노폐물과 독소 배출을 돕습니다. 과잉 생성된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비타민들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혈압이 낮아서 피로를 자주 느끼는 사람들이나 눈의 피로가 심한 사람들에게 좋습니다.
브로콜리도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브로콜리에는 설포라팬, 비타민 C와 E 등 체내 해독 작용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좋은 영양 성분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염증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피로가 심해질 때는 지압으로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손등 쪽 손목의 중간 부분에 있는 ‘양지혈’과 넷째 손가락과 새끼 손가락 사이 움푹 들어간 ‘중저혈’이 도움이 됩니다. 이 부분을 자주 지압하면 혈액 순환이 개선되면서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입니다.
보통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식습관을 바꾸면 충분히 피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빈혈이나 당뇨병, 간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증 등의 질환에서도 피로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피로가 지속된다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 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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