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부부한의사 강소정·배광록의 건강한 자궁·방광 로드맵
최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자연유산 발생률은 해마다 3.9%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산은 정상 분만을 할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산모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므로 유산 후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유산을 반산(半産)이라고 표현해 익지 않은 밤 껍질을 발로 밟아 터뜨리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밤이 자연스럽게 익어서 터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힘에 의해 터지는 것으로 산모의 몸에 많은 손상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무릇 유산한 이후에는 반드시 기혈을 보강해 태기를 든든히 하는 약을 많이 먹어 그 허한 것을 보강해야 한다’고 해 유산 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습니다.
유산 후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골반 내 염증, 생리불순 및 가임력 저하, 산후풍, 관절풍이 생길 수 있고 심리적 불안감도 동반되므로 약해진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줘야 합니다. 유산 후 한방치료를 통해 유산 후 남아있을 수 있는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저하된 난소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손상된 자궁내막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유산은 크게 자연유산과 인공유산으로 분류됩니다. 자연유산에는 계류 유산, 습관성유산, 절박 유산 등이 있고 인공유산에는 치료적 유산, 선택적 유산이 있습니다.
일반유산은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전에 임신이 종결되는 상태로서, 자연유산의 80% 이상이 임신 12주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계류유산은 태아의 심박이 정지된 상태로 자궁 내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지칭하고 혹은 임신 초기에 태아가 발달하는 과정 중에서 아기집만 보이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절박 유산은 임신 20주 이전에 질출혈이 동반되는 것으로, 자궁경부가 닫혀 있는 상태로 임신 유지가 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전체 임신의 약 20% 이상에서 절박유산을 경험하는데, 이 중 반 정도가 자연유산으로 이어집니다.
화학적 유산은 수정으로 인한 화학물질로 임신으로 진단되지만, 착상이 되지 않아 임신이 종결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습관성 유산은 연속적으로 2회 이상 발생하거나 임신 20주 이전에 3회 이상 반복된 자연유산을 뜻합니다. 습관성유산은 원인불명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부모의 유전적요인, 면역학적 요인, 해부학적 요인, 내분비적 요인, 감염요인 등의 원인이 있습니다.
유산 후 잘 관리해주지 않으면 습관성 유산으로 이행할 수 있으므로, 유산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치료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 35세 이상의 여성이나 2회 이상의 유산을 경험한 분들은 유산의 위험율이 3배 이상 높아지므로, 유산 후 충분한 조리와 적극적인 유산방지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유산을 처음 경험한 경우에는 이후 유산확률이 약 10%지만, 한 번 유산을 경험한 이후에는 유산확률이 약 2배로 높아지고, 반복적인 유산을 경험한 경우에는 유산확률이 3배로 높아집니다.
나이와 횟수 증가에 따라 높아지는 유산 위험율을 유산 후 한약치료를 통해 낮출 수 있다는 것은 임상연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2회 이상 유산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임신 전 3개월 정도 한방치료를 시행한 후 85%가 임신, 건강한 출산에 성공해서 유산 위험률이 2배 이상 낮아진 결과를 보았습니다. 유산 후 한방치료의 유의있는 효과를 토대로 여성한방네트워크 노원인애한의원에서는 단계별 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유산 후 한약으로 유산의 원인을 치료하고, 손상된 자궁을 회복해 임신과 유산 중에 발생한 노폐물과 어혈을 제대로 배출시켜 산후풍과 월경불순과 같은 산후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두 번째로, 유산 치료 후에는 다음 임신이 잘 될 수 있도록 난소기능을 회복시키고 배란주기를 정상화시키는 관리를 합니다. 세 번째로 임신이 된 후에는 착상탕으로 안정된 착상을 유지하고 내막을 성숙시켜서 유산을 방지시켜 줍니다.
유산 후 생길 수 있는 산후풍, 염증 등을 예방하고, 다음 임신을 위한 준비를 위해 유산 후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노원인애한의원 배광록 대표원장은 한의사전문의로,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을 졸업하고 CHA의과학대학교 등에서도 한의학을 공부했다. 유민한방병원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며 전문의를 취득했고, 현재는 인애한의원 노원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내과학회 등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Neuroprotective effects of the Bee Venom which removes high molecular elements against MPP+- induced Human neuroblastoma SH-SY5Y cell death’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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