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스마트폰 주면 안 되는 진짜 이유
아이에게 스마트폰 주면 안 되는 진짜 이유
  • 칼럼니스트 권장희
  • 승인 2018.01.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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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육아 지혜바구니] "뇌 크기가 3분의 1로 줄어듭니다"

◇ 나쁜 것을 알지만 스마트폰을 준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7세 이하 미취학 유·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7.9%로, 성인 과의존 위험군 16.1% 보다도 더 높게 나타났다. 사용시간도 적지 않다. 3~9세 아동의 52%가 하루 평균 82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엄마들은 이렇게 말한다.

“소장님! 스마트폰이 나쁜 것은 알겠는데, 실천하기가 어려워요!”

나쁜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주고 있다? 이렇게 말한다면 알면서도 자신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나쁜 것을 아이에게 주는 나쁜 엄마임을 자백하는 것일 뿐이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진짜 이유는 실천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다. 적어도 해가 될 정도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그리고 근거 없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쁜 것의 실체가 스마트폰을 주면 아이의 뇌 크기가 ‘3분의 1’ 만큼 줄어드는 것이라면 실천의지를 운운하며 허용할 것인가? 그럴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실천의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나쁜 점이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무지함에 있는 것이다.

어린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면 뇌 성장에 큰 방해를 주게 된다. ⓒ베이비뉴스
어린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면 뇌 성장에 큰 방해를 주게 된다. ⓒ베이비뉴스

◇ 스마트폰, 아이의 뇌 성장을 방해한다

뇌 크기가 3분의 1이 준다는 것이 무슨 소리인가? 아기가 태어나면 ‘뇌가 발달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의 뇌가 ‘10’만큼 자라야하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7’만큼까지 밖에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면 스마트폰 때문에 뇌 크기가 3분의 1 줄어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조금 수긍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뇌가 발달한다는 의미는 단지 뇌의 외형적 크기가 커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를 습득해 의사소통을 하고, 생각이 자라간다. 또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분별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욕구를 적절히 절제하고 참아내는 능력을 키워가게 된다. 이러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수행하기 위해 뇌가 자라가는 모든 과정을 뇌과학에서는 ‘시냅스라는 형태로 대뇌피질에 기록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뇌발달은 시냅스가 뇌에 기록되는 과정이다.

이 기록들은 대뇌의 바깥부분 2~4mm에 해당하는 대뇌피질이라는 곳에서 이뤄진다. 대뇌피질에 있는 1000억 개의 뉴런이라는 세포와 세포 사이에 전기신호인 ‘시냅스’(뇌신경회로)는 인간이 반복적인 행동과 경험을 통해서만 만들어진다. 이렇게 해서 시냅스가 만들어지면 그 행동과 경험이 익숙하고 편해지는 것이다. 이것을 ‘시냅스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기 위해 반복적으로 연습을 하는 동안에 뇌에서는 자전거를 타는데 필요한 여러 기술들이 시냅스 형태로 기록이 된다. 좌우를 살펴보는 능력, 핸들을 움직이는 능력, 열심히 패달을 밟는 능력, 브레이크를 밟는 능력 등등.

이러한 기술이 시냅스로 기록되면 자전거를 아무 때나 마음만 먹으면 잘 타게 되는 것이다.

◇ 스마트폰 사용, 뇌에 오락실을 짓는 행위

이러한 가소성 원리를 갖고 아이의 뇌 발달 상태를 진단해보자.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면 그는 지금 단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뇌피질에 오락실이 지어지는 것이다. 책을 읽고 있다면 그는 지금 뇌 속에 도서관을 짓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축구장을 지으면 그 속에서 축구를 할 것이고, 도서관을 지으면 책을 읽을 것이다. 역시 오락실을 지으면 오락을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운명이나 삶의 질은 뇌과학적으로 볼 때, 지금 그가 무엇을 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말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시냅스가 별로 없다. 왜냐하면 시냅스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만 기록되고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아기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엄마와 아빠를 열심히 따라하며 자라간다. 부모를 따라하면서 스스로 대뇌피질에 인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시냅스를 기록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는 20조개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는데, 성장해가면서 무려 1000조개의 시냅스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시냅스는 6세 전후에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시기에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천재인가?’하는 착각을 하는 이유는 시냅스의 가소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처럼 50대가 되면 시냅스의 가소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책을 읽어도 방금 읽은 앞 페이지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것은 키가 크는데도 결정적 시기가 있는 것처럼 대뇌피질에 시냅스가 기록되는데도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3세부터 13세 사이에 가장 많은 시냅스가 기록된다. 이 시기에 스마트폰에 과잉의존할 경우 오락실이나 레저타운만 열심히 짓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뇌를 결정하는 언어와 사회성, 사고력과 분별력, 절제능력 등을 담당하는 뇌신경회로의 연결은 부실하게 되는 것이다.

◇ 미 소아과학회 "3세 이하, TV 시청 안 된다"

비디오증후군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언어발달이 지연되고 과잉행동 조절장애 등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마땅히 기록되고 발달해야할 언어와 절제력을 발휘하는 시냅스가 대뇌피질에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이다. 지금 스마트폰으로 인해 비디오증후군은 특정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아이의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지난 2010년에 “3세 이하의 유아에게는 절대로 TV를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는 권고문을 학회 소속 6만 5000명의 소아과 의사들에게 발표한 바 있다. 소아를 병원에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 의사는 감기와 같은 아이의 질병에 필요한 진단과 처방만 하지 말고 가정에서 TV를 보여주지 말라는 충고를 아울러 해주라는 것이다. 또한 학회는 지난 2015년 6월 24일에는 다시 한 번 2차 권고문을 내었다. 즉, 스마트기기를 보여주지 말라는 권고를 추가했다. 우리 부모들도 이러한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의 뇌가 줄어들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지고 나쁜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실천의지를 높여야 한다.

*칼럼니스트 권장희는 교직생활을 거쳐 시민운동 현장에서 문화와 미디어소비자운동가로 청소년보호법 입법을 비롯해, 셧다운제도 도입,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활성화, YP활동(청소년스스로지킴이, 미디어교육활동) 개발 보급 등을 해왔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예방을 위한 민간교육기관인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를 설립해 기쁘게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 게임절제력」, 「인터넷 게임세상 스스로 지킨다」, 「게임 스마트폰 절제력」,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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