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족이 반대하는 입양특례법…무슨 내용 담았기에?
입양가족이 반대하는 입양특례법…무슨 내용 담았기에?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1.25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양특례법전부 개정은 사기” vs “국제협약 이행 위한 것”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남인순 의원실에서는 (입양특례법전부개정안이) 헤이그협약 정신을 따른다면서 헤이그협약 해석을 호도하고 사기치고 있는 것 밖에 안 됩니다.”

이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송파병)의 입양특례법전부개정안 발의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입양가족 비대위)의 주장이다. 입양가족들이 주축이 된 입양가족 비대위는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 내용에 반발해 지난 18일 긴급히 발족한 단체다. 헤이그협약은 아동의 해외 입양을 최소화하고 원가정 보호를 유도하자는 내용을 담은 국제협약이다.

지난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 의원 주최로 열린 ‘대구·포천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 후 정책변화와 과제’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끝난 직후, 토론회에 참관했던 입양가족 부모들을 중심으로 '개정안이 입양가족 생각과 너무 달라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뜻을 모으게 됐다'는 게 입양가족 비대위 측의 설명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구·포천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 이후 정책변화와 과제가 논의됐다. 특히 이날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 발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개정안은 그동안 민간 입양기관에 맡겼던 입양 절차 전반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여하고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입양아동 학대의 문제점과 향후 정책 변화의 방향을 진단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입양아동 학대의 문제점과 향후 정책 변화의 방향을 진단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비대위 “특례법 전부개정안 발의 절차 즉시 중단” 요구

입양가족 비대위 측은 발족한 다음 날인 19일 성명서를 내고 ▲16일 진행된 토론회가 반입양단체 중심으로 진행된 점 사과▲ 입양특례법전부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입양가족들이 완전한 배제 대상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 ▲입양특례법전부개정안 발의 절차 즉시 중단 ▲기습적으로 공개된 입양특례법전부개정안에 대한 합리적 검토를 위해 국내외입양인과 입양가족 및 입양기관을 포함한 ‘열린 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입양가족 비대위 측의 토론회 절차상의 문제 제기에 대해 남 의원실의 입장을 들어봤다.

남 의원실은 24일 베이비뉴스와의 통화에서 “반입양단체 중심으로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입양가족을 완전히 배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기습적으로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하려 했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안 자체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수정해 나갈 초안이라고 보면 된다. 세부내용은 앞으로 간담회 등을 통해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정안 발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빠른 시일 내 입양가족들과 간담회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든 의견을 수렴할 예정”라고 덧붙였다. 또 “간담회를 통해 필요하다고 한다면 ‘열린 위원회’ 설치나 여러 차례 간담회를 여는 것도 고려한다”면서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송파구병)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입양아동 학대의 문제점과 향후 정책 변화의 방향을 진단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송파구병)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입양아동 학대의 문제점과 향후 정책 변화의 방향을 진단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남인순 의원실 “헤이그협약 이행 위해 국내법 제·개정 필요”

남 의원실은 입양특례법전부개정안 발의 이유로 “국제입양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 5월 국제적으로 입양되는 아동의 보호와 권익 보장을 위해 입양절차에 있어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국제입양에서 아동의 보호 및 협력에 관한 협약’(이하 헤이그협약)에 서명했다.

이후 2017년 10월 18일 국회에 비준동의안이 제출된 상태로 향후 협약 이행을 위해서는 협약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과 절차에 맞는 국제입양에 관한 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인순 의원의 입양특례법전부개정 제안은 전면 재고(再考)돼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남인순 의원의 입양특례법전부개정 제안은 전면 재고(再考)돼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 ‘입양정보 공개청구권’ 두고 입장차 뚜렷

개정안 내용과 관련해서도 입양가족 비대위 측과 의원실의 입장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용운 비대위원장은 베이비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정안 제30조 입양정보공개청구원에 따르면, 입양을 보낸 부모와 입양인의 형제·자매 그리고 3촌 이내의 혈족들은 언제라도 입양가족에게 정보공개를 요구할 수 있고 해당 관청은 이에 즉각 임하도록 했다. 친권을 스스로 포기한 부모와 혈족들이 언제든 새로이 친권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은 반인권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개정안은 국외입양에 한한다는 조항을 달고 있지만 초안에 그마저도 없었다는 것은 언제든 국내입양으로 확대하겠다는 법안 주도 세력의 강한 의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남 의원실은 “2017년 1월 입양특례법 일부개정안에 들어가 있던 내용인데, 국내 입양가족들의 반대로 (일부개정안은) 철회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전부개정안에는 국외입양에 한해 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비대위원장은 “남 의원실에서는 (전면개정안이) 헤이그협약 정신을 따른다면서 헤이그협약 해석을 호도하고 사기치고 있는 것 밖에 안 된다. 60여 년 동안 민간 주도로 해온 입양을 정부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 주도로 옮겨 가려는 것은 문제”라며 “2차 성명서는 헤이그협약에서 요구하는 것에 대한 법안 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입양가족 비대위는 ‘남인순 의원의 입양특례법전부개정 제안은 전면 재고(再考)돼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25일 오후 3시 현재 7969명이 참여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