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물티슈는 없다] 겉은 아기 물티슈, 속은 일반 물티슈
[아기 물티슈는 없다] 겉은 아기 물티슈, 속은 일반 물티슈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8.01.30 16:47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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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전하다고 광고하지만 실제 성분은 일반물티슈와 동일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최근 몇 년간 불거진 화학물질 안전성 논란으로 성인들의 생활용품은 물론 유아용품 사용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연간 시장 규모 3000억 원을 상회하는 물티슈도 이 논란에서 예외가 될 순 없다. 베이비뉴스는 세 차례에 걸쳐 소비자가 알아야 할 물티슈의 안전 이슈를 살펴보고 제도상 보완점을 점검하는 기사를 싣는다. 

<기사 싣는 순서>
① 겉은 아기 물티슈, 속은 일반 물티슈
② 법적 근거 없는 용어 '아기 물티슈'
③ “아기를 위한 물티슈? 순전히 상술”

시중에 판매하는 아기 물티슈는 저마다의 기능과 안전성을 내세우며 엄마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왠지 믿음직스러운 홍보 문구는 아기 물티슈에 순한 이미지를 덧붙여 일반 물티슈보다 더 안전할 거란 인식을 갖게 한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시중에 판매하는 아기 물티슈는 저마다의 기능과 안전성을 내세우며 엄마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왠지 믿음직스러운 홍보 문구는 아기 물티슈에 순한 이미지를 덧붙여 일반 물티슈보다 더 안전할 거란 인식을 갖게 한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순한 저자극 아기 물티슈.”

“믿을 수 있는 성분.”

“안심하고 사용하세요.”

시중 아기물티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저마다의 기능과 안전성, 편리함을 내세운 문구들로 아기 엄마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일반 물티슈와는 사뭇 다른 디자인과 이러한 문구는 엄마들에게 “아기 물티슈는 일반 물티슈보다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과연 엄마들의 믿음처럼 아기 물티슈는 일반 물티슈보다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베이비뉴스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1월 기준으로 시중에 판매 중인 아기 물티슈 9종과 일반 물티슈 6종, 그리고 판촉용 물티슈 5종을 무작위로 선정해 성분 비교를 실시했다. 그 결과 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 “물티슈 시작점은 모두 동일”

젖어서 유통되는 물티슈는 6~36개월까지 70~100여 장을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여러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아기 물티슈라고 홍보되는 물티슈들에도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20개까지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비교한 샘플 중 아기물티슈 9종에는 평균 8.6개의 화학물질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물티슈 6종에선 9.5개, 판촉용 물티슈에선 4.6개의 성분을 사용했다. 성분 개수는 판촉용 물티슈에서 가장 적게 나타났다. 아기 물티슈와 일반 물티슈끼린 큰 차이가 없었다.

아기 물티슈와 일반 물티슈 사이에선 성분 자체에서도 별다른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피부컨디셔닝 역할을 하는 에칠헥실글리세린 등 아기 물티슈에 들어가는 성분이 일반 물티슈에서 발견되기도 했고, 시트릭애씨드 등 판촉용 물티슈에 들어가는 성분이 아기 물티슈에서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일반 물티슈들 중에서는 성분이 5개 정도로 적게 들어간 제품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샘플로 삼은 일반 물티슈 6종외에 무작위로 추가 검토한 5종의 제품에서도 성분이 5개 이하인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물티슈 제조업체 관계자 A씨는 “아기 물티슈를 만드는 곳에선 보습 등의 기능들을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 보존제처럼 물티슈를 만들 때 어디나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들을 ‘기본’이라고 한다면 성분이 많이 들어간 제품들은 다른 부가적인 기능들을 살린 거다. 아기 물티슈나 일반 물티슈, 판촉용 물티슈, 그 시작점은 다 같다. 단지 어떤 기능들을 추가하느냐에 따라 성분이 달라지는 거다. 판촉용 물티슈에 들어가는 성분이라고 해서 아기 물티슈에 사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아기 물티슈 등 물티슈 20종 성분 비교. ⓒ베이비뉴스
아기 물티슈 등 물티슈 20종 성분 비교. ⓒ베이비뉴스

◇ “추출물도 결국 화학성분”

물티슈에 들어간 성분 개수의 차이는 제품마다 강조하고 싶은 기능이 다를 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분을 최소화한 점을 보여 주고 싶은 제품이라면 물티슈를 만들 때 기본적인 성분들만 넣어 개수를 줄이는 식이다.

‘촉촉하다’, ‘아기 피부를 생각했다’ 등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제품이라면 성분 개수는 늘어나더라도 수렴이나 보습의 역할을 하는 성분들을 추가한다. 동백꽃추출물이나 달팽이점액여과물 등 피부컨디셔닝 역할을 하는 부가 성분으로 사용성을 높이는 것.

실제로 동백꽃추출물이 들어간 한 아기 물티슈는 ‘피부 진정에 효과’라는 말로 제품을 홍보했고, 달팽이점액여과물이 함유된 또 다른 아기 물티슈는 ‘피부 보습’이란 말을 포장에 새겼다. 성분을 5가지만 넣은 아기 물티슈는 ‘기본에 충실’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물티슈 브랜드 관계자 B씨는 “추출물 같은 것들도 사실 화학성분이다. 향 같은 걸 넣지 않으면 성분을 줄일 수 있다. 성분이 적다고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는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꼭 넣지 않아도 되는 녹차추출물 성분을 추가한 뒤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준다’, ‘아기 피부를 생각한다’고 광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물티슈 선택 시 성분 개수보다 보존제 함량 확인이 더 중요”

물티슈는 화장품법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허용한 성분을 사용해야 하고, 제품 전성분을 공개해야만 한다. 전성분은 제품의 일부 기업에서는 성분을 자체 개발하거나 많은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물티슈 브랜드 관계자 C씨는 “식약처에 준한 제품들을 사용한다.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아예 제품이 나오지도 못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식약처 기준에 따른 성분을 사용하더라도 기업의 자체 판단으로 이뤄지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기업들의 몫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물티슈 브랜드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 부각하는 각종 테스트 및 검사 과정에 있을 수 있는 허점과 아기 물티슈를 기준으로 한 성분 함량 기준의 부재 등이 그 이유다.

강상욱 상명대학교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물티슈를 비롯한 화장품 임상 시험은 아기들이 아닌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테스트 결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실제 사용을 했을 때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등과 같은 보존제가 사용됐는지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 다른 보존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성분의 개수보다 보존제가 얼마나 많이 들어갔느냐가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인데 물티슈의 성분 표기에는 함량이 나오지 않아 문제다. 소비자들은 보존제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없으니 위험성을 판단할 수가 없다. 보존제의 함량만이라도 표기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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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im**** 2018-12-26 23:37:42
물티슈 정말 많이 쓰는데..더 비싸게주고 사는 아기물티슈랑 일반물티슈랑 성분이 별차이 없다니 충격이에요

so**** 2018-12-24 16:17:09
헐 추출물도 다 화학성분이라구요? 헐.... 세상에.. 믿을 거 하나도 없네요.. 건티슈로 갈아타야 할 까봐요..에휴 ㅜㅜ 속상해라.. 그렇게 선전하더니.. 믿는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네요.,

jre**** 2018-12-24 11:21:51
나름 고민하고 생각하고, 여러 브랜드 비교해봐서 조금 더 좋은 걸로, 조금 더 나은 걸로, 조금 더 우리 아이한테 맞는 걸로 골랐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리콜 대상이다.. 진짜 유해 물질 들어가 있다 그러면. 얼마나 화가 나는지 몰라요.

dbsgml**** 2018-12-23 23:32:15
아이가 사용하는 물티슈인데 안전하지 않는다면 정말 사용하기 힘들 것 같네요..

ha**** 2018-12-22 14:26:16
브랜드도 종류도 많은 아기물티슈.. 적혀있는 문구보고 안심하고 사용했는데
이제 아기물티슈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다니..
기저귀 갈아줄때 가끔 쓰는데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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